JFK 공항 95억 달러 규모 새 국제 터미널 윤곽 드러나—2026년 1단계 개장 목표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이하 JFK)새 터미널 1(이하 T1)이 전체 공사비 95억 달러(약 12조6,000억 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본격적인 외형을 갖추고 있다. 1998년 개장한 기존 T1을 대체하게 될 이 시설은 완공 시 JFK에서 가장 큰 터미널이 된다.

2025년 8월 2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1단계 개장은 2026년 중반으로 예정돼 있으며, 공항 운영 주체인 뉴욕·뉴저지항만공사(Port Authority of New York and New Jersey)가 추진 중인 190억 달러 규모 JFK 전면 개선 사업의 핵심 축이다.

현재 공사 현장은 “웨더타이트(weathertight)” 단계에 진입해 외부 기상 요인으로부터 내부 구조물을 보호할 수 있는 상태다. 복잡하게 얽힌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가 설치됐고, 터키항공·에어뉴질랜드·에티하드항공·에어차이나·중화항공 등 국제선 고객이 여권과 수하물을 처리할 티켓 카운터 자리도 모습을 드러냈다.

새 T1은 과거 10년 사이 개장한 라과디아 공항 두 터미널의 면적을 합친 것의 두 배 규모로, 전적으로 국제선 운항에 투입된다. 개발사 New Terminal One LLC의 제니퍼 오먼트(Jennifer Aument) 최고경영자는 “첫 설계부터 국제 여객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From the very first pen to paper … we had the international customer in mind.” — Jennifer Aument, New Terminal One CEO

지난 7월 초 언론에 공개된 하드햇 투어는 개장 전 마지막 공개 일정 중 하나였다. 프로젝트는 T1 뿐 아니라 알래스카항공과 아일랜드 국적사 에어링구스가 사용하는 터미널 7 철거 및 터미널 6 신축(1단계 2025년 개장)까지 포함한다. 라과디아 공항 재개발 비용(80억 달러)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다.

항공 수요가 늘어나면서 미국 공항 인프라의 노후화가 전국적 과제로 떠올랐다. 북미공항협의회(ACI-NA)는 올해 보고서에서 2029년까지 미 공항이 최소 1,739억 달러(연평균 350억 달러) 투자 수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여객 처리 효율, 서비스 품질, 회복 탄력성 확보를 위한 필수 투자라는 설명이다.

용어설명 ACI-NA(북미공항협의회)는 미국·캐나다 공항 운영사를 대표하는 단체로, 인프라·보안·환경 등 정책 제안을 수행한다.

T1 1단계는 2026년 월드컵 개막 즈음 뉴저지 이스트러더퍼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공항에서 약 48km 거리)에서 일부 경기가 예정된 시점과 맞물린다. 오먼트 CEO는 “JFK 항공사의 절반 이상이 새로운 터미널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빛으로 가득한 터미널, ‘지하 대기 줄’ 사라진다

디자인은 건축사 젠슬러(Gensler)가 담당했다. 3층 규모 출발·보안·세관 시설이 동일 층에 배치돼 지하에서 입국 심사를 기다리던 불편이 해소된다. 전면 경사 창은 나비의 날개를 연상케 하며, 공항 순환철도 에어트레인이 터미널을 관통해 바로 연결된다.

JFK 외곽 도로도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동시 개선 중이다. 수년간 허브공항을 둘러싼 상습 체증은 지역·방문객 모두에게 불편을 초래해 왔다.

첫 14개 게이트 → 2030년 23개 게이트 완성

2026년 개장 구역에는 대형기 수용이 가능한 14개 게이트와 연 1,400만 명 처리 용량의 출도착 구역이 포함된다. 2030년 최종 단계까지 완료되면 총 23개 게이트(광동체 22·협동체 1)가 운영되며, 에어버스 A320·보잉 737 같은 중단거리 기종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터미널은 30만 ft2(약 2만7,900㎡) 이상의 식음·리테일·라운지·엔터테인먼트 공간을 갖추게 된다. 이 가운데 18만 ft2가 고객 쇼핑·식음 서비스 전용이다.

미국 최초 ‘바로 가져가는’ 면세점 도입

오먼트 CEO는 T1이 캐시 앤 캐리(Cash & Carry) 방식 면세점을 도입하는 미국 내 첫 공항이 될 것이라 밝혔다. 기존 공항 면세점이 보딩 직전 수령 방식을 고수해 온 것과 달리, 고객은 계산 즉시 상품을 휴대할 수 있다.

완전 자립형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터미널 지붕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자체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성한다. 개발사에 따르면 외부 전력 장애 시에도 100% 운영이 가능한 에너지 자립 구조다.

용어설명 마이크로그리드는 태양광·배터리 등 분산형 전원을 활용해 독립적으로 전력을 공급·관리하는 소규모 전력망이다. 대규모 정전에 대비한 회복 탄력성을 높인다.

관계자들은 향후 10여 년간 JFK가 뉴욕·뉴저지 지역 경제와 관광 산업에 미칠 긍정적 파급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대규모 인프라 개선으로 고객 경험을 대폭 향상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