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om, CECONOMY 주당 4.60유로에 공개매수…독일 가전 유통시장 큰 판도 변화 예고

JD.com이 독일 가전·전자 유통기업 CECONOMY AG를 주당 4.60유로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거래는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JD.com이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JINGDONG HOLDING GERMANY GmbH(이하 <JD홀딩 독일>)를 통해 추진된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투자협정(Investment Agreement)을 체결하며 공식 인수 절차에 돌입했다. JD홀딩 독일은 이미 1자발적 공개매수(voluntary public takeover offer)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번 협정은 그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CECONOMY의 경영이사회와 감독이사회는

“최종 공시 문서 검토를 전제로, 현 단계에서 제안을 원칙적으로 지지한다”

라는 예비적 승인의견을 표명했다. 이는 문서가 공개된 뒤에도 내용상 큰 이견이 없을 경우 거래가 원활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규제 승인 절차도 거래 성사 여부를 가르는 핵심 변수다. 양사는 EU 기업결합(merger control), 독일 및 EU 외국인투자심사(foreign investment), 그리고 2023년 7월부터 시행된 EU 외국보조금규정(EU Foreign Subsidies Regulation) 등 여러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 규정은 EU 내 기업이 외국 정부 또는 공공기관으로부터 받은 보조금이 공정경쟁을 왜곡하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절차로, 최근 M&A 심사 과정에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거래 구조를 살펴보면, JD홀딩 독일은 CECONOMY의 대주주 가운데 하나인 Convergenta Invest GmbH와 별도의 주주협약을 체결했다. Convergenta는 MediaMarkt 창업주인 켈러할스(Kellerhals) 가문이 소유한 투자사로, 현재 CECONOMY 지분 29.16%를 보유하고 있다. 협약에 따라 Convergenta는 1,850만 주(지분 3.81%)를 JD 측에 넘기고, 약 25.35%를 계속 보유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Haniel Finance Deutschland GmbH, Beisheim Holding GmbH, BC Equities GmbH & Co. KG, freenet AG 등 주요 주주들이 보유 지분(총 27.9%) 전부를 취소 불가능한 방식(irrevocable)으로 공개매수 청약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JD홀딩 독일은 최소 57% 이상의 우호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용어와 배경 설명

1자발적 공개매수란 인수 주체가 기존 주주에게 시장 가격보다 일정 프리미엄을 얹어 주식을 현금으로 사들이는 방식이다. 법적 의무가 아닌 인수자의 전략적 선택이기 때문에 거래 조건, 기한, 최소 청약률 등을 탄력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EU 외국보조금규정은 EU 역내에서 활동하는 기업이 비EU 국가로부터 보조금·세제 혜택·저리 대출 등을 받았는지, 그리고 그 혜택이 경쟁을 왜곡하는지를 심사한다. M&A, 공공 입찰 등 대형 거래에 적용되며, 승인 절차가 길어질 경우 딜 클로징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산업적 의의

1) 유럽 전자 유통업 재편
JD.com은 중국 본사의 막강한 공급망과 물류 역량을 앞세워 CECONOMY 산하 MediaMarkt·Saturn 체인과 시너지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EU 내 최대 규모 가전 유통망에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가격 경쟁력이 결합되면 아마존·알리익스프레스·로컬 리셀러 간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2) 공급망·물류 혁신
JD.com은 전 세계 1,500개 이상 스마트 물류센터, 자율주행 배송로봇, 드론 배송 등 첨단 물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CECONOMY가 이를 도입할 경우 재고 회전율, 배송 속도, 옴니채널(온라인·오프라인 통합) 경험이 대폭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3) 규제 리스크
다만 EU가 중국 기업의 기술, 소비자 데이터 접근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어 승인까지 최소 6~9개월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 특히 독일 연방카르텔청(Bundeskartellamt)은 경쟁 제한 요소가 없는지를 집중 분석할 전망이다.

4) 주주가치 제고
주당 4.60유로 제안가는 30일 종가 대비 21% 프리미엄에 해당한다. 장기적으로 JD.com의 글로벌 확장과 CECONOMY의 오프라인 네트워크 결합이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잔존 주주에게도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향후 일정
공식 공개매수 설명서 발간 → ② 규제기관 1차 검토 → ③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 ④ EU·독일 경쟁당국 승인 → ⑤ 거래 종결(클로징)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가 예정대로 마무리되면 JD.com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 전역에 걸친 가전·전자 유통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되며, CECONOMY는 글로벌 온라인 역량을 보강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CECONOMY와 JD.com은 모두 “정해진 규제 프로세스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관계자들은 “거래 구조가 단순하고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이 없는 만큼, 정치·안보적 변수가 돌발하지 않는 한 승인이 유력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본 기사에 언급된 견해는 나스닥닷컴 원문 기자의 의견이며, 당사 의견과는 무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