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om, 유럽 전자유통 거점 확보 위한 대형 M&A 단행
중국 2위 전자상거래 기업 JD.com(징둥닷컴)이 독일의 전자제품 전문 유통기업 Ceconomy AG를 약 22억 유로(미화 25억 달러)에 전격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거래는 주당 4.60유로를 기준으로 Ceconomy 지분 100%를 평가한 금액이며, JD.com이 알리바바‧아마존과의 글로벌 경쟁에서 유럽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5년 7월 3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전날(30일) 저녁 거래 사실을 공식 발표했으며, 거래 종결 시점은 2026년 상반기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Ceconomy는 MediaMarkt와 Saturn이라는 두 개의 대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 13개국에 약 1,000개 매장과 대형 온라인몰을 운영한다. 두 브랜드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총 5만 명에 달한다. 이번 인수로 JD.com은 유럽 최대 전자제품 판매망과 온·오프라인을 잇는 영업 인프라를 모두 확보하게 된다.
Ceconomy 최고경영자 카이-울리히 디스너(Kai-Ulrich Deissner)는 “시기적으로도, 역량 면에서도 JD.com은 완벽한 파트너다
”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공급망∙리테일 기술을 바탕으로 Ceconomy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가 변동·주주 구조 변동
거래 발표 직후 JD.com의 홍콩 상장 주가는 2.4% 하락했으나,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Ceconomy 주가는 6.9% 급등했다. 경영진·감사회는 주주들에게 이번 제안을 수락할 것을 만장일치로 권고했다. 회사 본사는 계속해서 뒤셀도르프에 남는다.
켈러할스(Kellerhals) 가문은 Ceconomy 최대주주(지분 29.16%)로, 이번 인수에서 3.81%만 매각하고 약 25.35%의 지분을 유지하기로 했다. 반면 ▲하니엘(Haniel) ▲바이스하임(Beisheim) ▲BC Equities ▲프리넷(Freenet) 등 4개 주주는 보유한 27.9% 전량을 JD.com에 매각할 예정이다.
디스너 CEO는 거래 완료 후 3년간 강제 구조조정(정리해고)은 없다
고 못 박았다. 또한 “독점 규제 승인을 둘러싼 큰 장애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M&A 시장, 중국 자본 유입 가속
글로벌 로펌 프레시필즈(Freshfields)의 앨런 왕 파트너는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 이후 중국과 EU 간 경제 협력에 더 큰 동기가 생겼다”며 유럽이 중국 기업의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4년 중국계 자본의 유럽 M&A 규모는 84억5천만 달러로, 2021년 이후 최대치다. 이는 전체 중국 해외 M&A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LSEG 자료).
JD.com, 옴니채널 전략 강화
JD.com은 최근 몇 년간 해외 사업을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2022년에는 네덜란드에서 ‘오차마(Ochama)’라는 옴니채널 브랜드를 출범했고, 2024년 4월 영국에서 조이바이(Joybuy)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옴니채널이란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합해 소비자에게 끊김 없는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유통 전략이다. JD.com은 Ceconomy의 1,000개 오프라인 매장과 자체 전자상거래 기술·물류망을 결합해, 유럽 전역에서 ‘주문→배송→AS’까지 전 과정의 서비스 품질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JD.com CEO 샌디 쉬(Sandy Xu)는 “Ceconomy의 역량을 강화하고 JD.com의 첨단 기술을 접목해 유럽 시장 전반을 확대하겠다”며 “고객·임직원·투자자·지역사회 모두에게 장기적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신용등급 상승 기대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 Ratings)는 Ceconomy 인수가 완료되면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을 언급했다. 피치 측은 “JD.com의 연매출 1,600억 달러 규모와 글로벌 물류·헬스케어 역량이 Ceconomy의 재무 건전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평가했다.
또한 “MediaMarkt와 Saturn 1,000개 매장 및 온라인 매출 비중 24%는 JD.com의 유럽 입지를 대폭 끌어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전략·프랑스 Fnac Darty 지분 유지
Ceconomy는 인수 이후에도 프랑스 리테일 기업 Fnac Darty 지분 23.4%를 계속 보유한다. 디스너 CEO는 “Fnac Darty 지분은 장기적 전략 옵션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매각 계획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Ceconomy는 지난주 이미 JD.com과의 심층 협상에 돌입했다고 공식 확인한 바 있으며, 이번 발표로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
한편, JD.com은 지난해 영국 Currys 인수를 검토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그 대신 Ceconomy라는 유럽 최대 전자유통 체인을 손에 넣으면서 유럽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시장·소비자 영향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가 유럽 전자제품 유통 시장에 가격 경쟁과 서비스 혁신을 동시에 촉발할 것으로 본다. JD.com의 AI 기반 물류·재고 관리 시스템이 도입되면 당일∙익일 배송 등 빠른 배송 옵션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Ceconomy의 오프라인 매장은 JD.com의 자체 브랜드 가전·스마트 디바이스를 체험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로 변모할 전망이다.
소매 전문가 안드레아스 크뤼거는 “JD.com의 기술력과 Ceconomy의 현지 네트워크 결합은 유럽 소비자에게 새로운 쇼핑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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