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ING 소비자조사 결과 대부분의 유럽 소비자는 정부의 국방 및 인프라 지출 확대가 개인 재정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 세금 인상, 기존 복지·공공서비스 예산 삭감 등을 우려하며 정책의 직접적 수혜 가능성보다는 비용 부담을 더 쉽게 상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 2월 26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ING Consumer Research가 벨기에, 독일, 네덜란드, 폴란드, 루마니아, 스페인 등 6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거의 3분의 2~3분의 3에 달하는 비율이 정부 지출 증가가 개인 재정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답했다. 설문 응답자들은 주로 인플레이션 상승(물을 긁어올림), 세금 인상, 기존 프로그램의 예산 삭감을 통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설문 주요 결과로는 다음과 같은 수치가 보고되었다. 응답자의 약 절반(50%)은 새 지출이 인플레이션을 촉발해 자신의 경제적 처지를 악화시킬 것을 우려했고, 60% 이상은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세금이 인상될 것이라 걱정했다. 또한 38%는 국방 및 인프라 지출로 인해 자신이 의존하는 프로그램의 예산 삭감이 발생할 것을 우려했으며, 이 수치는 지출의 긍정적 효과를 지지한 어떤 진술에 대한 최고 동의율보다 15%포인트 더 높았다.
“Fear outweighs hope,” ING 소비자경제학자 Sebastian Franke는 보고서에서 “소비자들은 자신의 재정 상황이 어떻게 개선될지 상상하기 어렵지만, 어떻게 악화될지는 오히려 쉽게 상상한다”고 지적했다.
국가별로는 루마니아에서 개인 재정 악화를 예상한 응답 비율이 78%로 가장 높았고, 폴란드는 64%였다. 벨기에와 네덜란드는 각각 74%, 67%로 집계됐고, 스페인과 독일은 각각 74%와 72%로 나타났다.
반면, 정부 지출이 경제 회복을 촉진해 개인 재정이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6개국 평균에서 25% 미만으로 낮았다. 응답자 중 최소 하나의 “혜택” 진술에 동의한 비율은 평균 32%에 그쳤다. 설문에서 측정한 세 가지 “혜택” 진술은 ▲자신이 국방 또는 인프라 분야에서 일한다는 점 ▲해당 섹터에 투자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지출이 광범위한 경기 부양으로 이어진다는 점이었다.
그 중 경기 전반의 자극(경제 전체에 파급 효과)이라는 논리는 경제학자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하다고 보는 채널이지만, 해당 항목에 대한 낙관 동의 수준은 가장 낮았다. 국가별로는 루마니아가 42%로 개인적 이익을 기대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스페인 34%, 폴란드 35%, 독일 31%, 벨기에 27%, 네덜란드 24% 순이었다.
금융지식과 인식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ING는 응답자들에게 다섯 문항의 기초 금융지식 테스트를 시행해 정답 수에 따라 저(0~1), 중(2~3), 고(4~5)로 분류했다. 그 결과 금융지식이 높은 응답자일수록 지출이 경기 자극을 통해 개인 재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진술에 동의할 가능성이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Franke는 “금융지식 문항에서 더 좋은 결과를 보일수록 동의율은 낮아지고 반대 의견은 높아진다”고 언급하며, 이러한 상관관계가 적어도 조사 대상 모든 국가에서 하나 이상 관찰된다고 밝혔다.
정책적 배경과 제도 설명
조사 결과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제도적 맥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선 NATO 소속 유럽 국가들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상향하기로 합의했으며, 이 중 최대 3분의 1은 관련 인프라에 배분될 수 있다. 또한 독일은 2025년 초에 헌법적 채무 제약(constitutional debt brake)을 재구조화해 국방 및 인프라를 위해 상당한 추가 차입을 허용하도록 조치했다. 마지막으로 유럽연합(EU)의 회복·복원 기금(Recovery and Resilience Facility, RRF)의 2026년 만료 시한이 다가오면서 회원국들의 기금 집행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헌법적 채무 제약(constitutional debt brake)은 정부의 재정적자 및 채무 증가를 규율하는 법적 장치로, 통상적으로 특정한 예외 사유(경기침체, 재난 등)를 제외하고는 신규 차입을 제한한다. 독일의 재구조화는 국방 및 인프라의 우선적 재원 조달을 위해 예외 규정을 확장하거나 차입 한도를 조정한 것을 의미한다. RRF는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마련된 EU 차원의 회복기금으로 회원국의 구조개혁 및 투자 프로젝트에 자금을 제공한다.
전문가적 분석: 향후 경제·금융시장 영향
이번 설문은 전문가들의 재정정책 낙관론과 대중의 인식 사이에 뚜렷한 간극(disconnect)이 있음을 보여준다. 정책적으로는 국방·인프라 투자 확대가 장기적 성장률 제고, 공급망 및 생산성 개선, 관련 산업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나, 소비자 심리가 부정적이라면 단기적으로 소비 위축을 초래해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다. 특히 응답자의 다수가 인플레이션과 세금 인상을 우려하고 있어 예상 인플레이션 상승이 심리적 요인으로 작동하면 명목금리 및 장기금리의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시장 관점에서 보면, 정부의 대규모 지출은 채권 공급 증가로 이어져 국채금리 상승 압력을 발생시킬 수 있으며, 이는 은행 대출 금리와 기업의 자본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만약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긴축 기조를 유지한다면 성장과 물가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서 경기 둔화 위험이 존재한다. 반대로, 투자자들은 국방 및 인프라 관련 산업(예: 방산, 건설, 인프라 장비, 건설자재, 관련 기술기업)에 대한 장기적 수혜 가능성을 평가해 섹터별 차별적 포지셔닝을 강화할 수 있다.
재정 부담의 분배 방식(세금 인상 vs. 채무 확대 vs. 지출 구조조정)은 향후 가계 실질가처분소득과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예컨대 세금이 빠르게 인상된다면 실물 소비가 즉각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고, 반면 대부분을 채무로 충당할 경우 단기적 소비는 유지될 수 있으나 중장기 재정지속성 및 금리 상승 위험이 커진다. 정책 설계 측면에서는 투명한 재원 조달 계획과 우선순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소비자 신뢰 회복에 필수적이다.
정리 및 정책적 시사점
ING는 보고서에서 전문가의 낙관과 대중의 불안 사이의 간극을 강조하며, 정책결정자들이 소비자 불안 해소를 공공재정 신뢰 유지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책적 시사점은 명확하다. 첫째, 정부는 지출의 재원 조달 방안을 명확히 하고 단기적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위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사회적 안전망과 핵심 공공서비스의 보호를 분명히 함으로써 지출 확대에 따른 예산 재배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셋째, 방산·인프라 분야의 일자리 창출 및 민간 투자 유입을 통해 실물경기에 긍정적 파급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이번 설문은 정책 수혜의 가능성과 비용 부담의 인식이 어떻게 다른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향후 정책 운용에서 대중의 이해와 신뢰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잠재적 성장 효과가 소비자 심리 약화와 금리 상승으로 상쇄되는 결과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