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2025년과 2026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0%, 3.1%로 소폭 상향했다. 그러나 기구는 관세율 재상승·지정학적 긴장·확대되는 재정적자가 여전히 글로벌 경제의 큰 위험 요인이라고 경고했다.
2025년 7월 2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MF의 피에르 올리비에 구린샤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는 여전히 고통을 겪고 있다”며 관세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향후 성장 모멘텀이 제약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정 전망은 미국의 8월 1일 관세 인상을 앞둔 선(先)구매 확대와 미국 ‘실효 관세율’※ 하락(24.4%→17.3%)을 반영한 결과다. IMF는 다만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하지만 관세 변화에 따른 투자 위축·공급망 왜곡이 상존한다”
고 부연했다.
※ 실효 관세율(effective tariff rate) 설명
실효 관세율은 수입관세 수입을 전체 재화 수입으로 나눈 비율로, 법정 관세율과 달리 실제 경제에 미치는 관세 부담을 보여준다. 수입 구조·품목별 관세 차등, 면세·환급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투자·소비 심리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주요 수정 수치
• 2025년 세계 성장률: 3.0%(+0.2%p)
• 2026년 세계 성장률: 3.1%(+0.1%p)
• 팬데믹 이전 평균(3.7%) 대비 여전히 낮음
• 2024년·2026년 글로벌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4.2%, 3.6% 예상
IMF는 “미국 소비자 물가가 관세 전가로 목표치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며 연준(Fed)의 물가 안정 목표 달성이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관세 정책의 파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월부터 거의 모든 국가·품목에 10%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8월 1일부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중 상호 보복 관세는 8월 12일까지 유예됐으며, 스톡홀름 협상이 연장 여부를 가늠한다. 미국은 또한 자동차·철강·비철금속에 25~50%의 고율 관세를 확정했고 의약품·목재·반도체에는 추가 인상이 대기 중이다.
IMF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예고된 추가 관세는 아직 전망치에 반영되지 않았다. 이들이 현실화될 경우 실효 관세율 재상승·공급 차질 심화·물가 압력 가중으로 2025년 세계 성장률을 0.2%p 추가로 끌어내릴 수 있다.
지역별 경제 전망
• 미국: 2025년 1.9%(+0.1%p), 2026년 2.0% 예상. 최근 감세·재정지출 확대법으로 재정적자가 1.5%p 늘어나나 관세 수입이 절반 정도 상쇄할 것으로 IMF는 추산했다.
• 유로존: 2025년 1.0%(+0.2%p), 2026년 1.2%(유지). 아일랜드의 미국向 제약 수출 급증이 상향 요인의 절반을 차지했다.
• 중국: 2025년 4.4%(+0.8%p), 2026년 4.2%(+0.2%p). 상반기 예상 외 호조와 미·중 관세 휴전이 반영됐다.
• 신흥·개도국: 2025년 4.1%, 2026년 4.0% 전망.
세계 교역 성장률은 2025년 2.6%(+0.9%p)로 개선되나, 2026년에는 1.9%(-0.6%p)로 둔화될 것으로 제시됐다.
IMF의 우려와 시장 반응
구린샤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관세 인상 전에 재고를 대규모로 선적(前倒)했으나, 이 ‘앞당김 효과(front-loading)’는 하반기부터 소멸해 2026년 성장에 역풍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달러 약세가 과거 무역분쟁과 다른 독특한 변수”라며, 이는 타국의 관세 충격을 키우면서도 동시에 금융 여건을 완화하는 양면적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관세 고착화가 빚는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투자 지연·공급망 재편을 주시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관세가 장기화될 경우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더 오래 높은 수준에 둘 가능성”을 언급하며 글로벌 유동성 축소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결론·전망
IMF는 “현재 세계경제는 충격을 흡수할 만큼 resilient(복원력)를 보이지만, 이는 통상 왜곡이 아닌 순환적 재고 축적에 기댄 ‘착시’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관세가 지속되면 성장률은 역사적 평균(3.7%)을 계속 밑돌 것이며, 투자 위축·교역 둔화·재정 부담 확대가 세계 경제를 장기간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