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아르헨티나 정부와 체결한 200억 달러 규모 확장기금제도(EFF·Extended Fund Facility) 1차 검토에서 실무진 합의(staff-level agreement)에 도달하며 약 20억 달러(미화) 추가 집행 길이 열렸다.
2025년 7월 24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IMF는 성명을 통해 “실무진과 아르헨티나 당국이 거시경제 안정화 목표와 구조개혁 이행 상황을 평가해 긍정적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집행이사회(Executive Board)가 늦어도 이달 말 열릴 예정이며, 최종 승인만 남겨 두게 됐다.
핵심 합의 내용은 ▲재정지표(fiscal anchor) 유지, ▲외환보유액 확충, ▲물가 하향세의 지속성 확보 등 세 가지다. 이는 최근 대외 환경 악화—글로벌 금리 상승,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로 인한 리스크 속에서도 프로그램이 “탄탄하게 출발했다”는 IMF 내부 평가에 근거한다.
IMF는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과 빈곤률이 낮아지고 성장률이 개선됐다”며, 특히 국제 자본시장 재진입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진 점을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시장 복귀는 경상수지·재정 여건 개선에 대한 투자자 신뢰 회복의 방증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실무 합의가 확정되면서, 20억 달러 규모 1차 분할금이 이사회 최종 승인을 거쳐 즉시 집행될 전망이다. 집행 자금은 대외 채무 상환, 외환보유액 보강, 사회보호 프로그램 예산 등에 우선 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확장기금제도(EFF)란?
EFF는 IMF가 중·장기 구조개혁과 거시경제 불균형 시정을 위해 제공하는 3~4년짜리 융자 프로그램이다. 짧은 기간의 유동성 공급을 목표로 하는 ‘스탠드바이 어렌지먼트(SBA)’보다 엄격한 구조조정 조건과 정책 모니터링이 뒤따른다.
실무진 합의(staff-level agreement)는 IMF 조사단이 해당국 정부와 정책 조율을 마친 뒤 작성하는 비공식 협의 보고서 역할을 한다. 집행이사회는 24명의 이사가 각 회원국 지분에 따라 투표권을 행사하며, 여기에서 최종 승인을 받아야만 자금이 실제로 풀린다.
전문가 시각과 전망
이번 합의는 “시장 정상화·신뢰 회복의 속도를 당초 예상보다 앞당길 신호”로 평가된다. 단, 재정 긴축과 환율 정책을 둘러싼 정치‧사회적 반발이 변수다. 특히 올해 하반기까지 물가 안정세를 유지하지 못하면, 차기 평가(review)에서 대출 트랜치를 잃을 위험도 남아 있다.
투자은행 IBK의 중남미 지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20억 달러 자체는 큰 금액이 아니지만 다른 다자·양자 차관을 연쇄적으로 유인하는 디딤돌 역할”이라며 “향후 국채 스프레드(위험프리미엄) 축소 효과가 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IMF는 “외부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이 순항 중”이라는 입장을 반복했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및 글로벌 금융 조건 긴축이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다시 압박할 경우 프로그램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IMF 집행이사회가 예정대로 이달 말 회의를 열고 합의를 승인할 경우, 이번 트랜치는 8월 초까지 집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어지는 2차·3차 검토 일정은 각각 6개월 간격으로 예정돼 있다.
투자자‧기업 실무진을 위한 체크포인트로는 ① 외환 규제 변동, ② 공공요금(에너지·운송) 보조금 감축 속도, ③ 노동시장·연금 개혁 입법 진행 상황이 꼽힌다. IMF는 해당 정책 이행 여부를 차기 검토의 핵심 잣대로 삼고 있다.
결국 IMF 프로그램은 단순 재정 보조가 아닌 ‘구조개혁 로드맵’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향후 정치적 합의와 사회적 수용성이 지속 집행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