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부총재 “중동 전쟁의 경제 영향은 지속 기간·피해·에너지 비용에 달려”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 부총재가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세계 경제 영향은 충돌의 지속 기간, 지역 인프라·산업에 대한 피해, 특히 에너지 가격의 일시적 상승인지 지속적 충격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6년 3월 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IMF의 제1부총재(First Deputy Managing Director)인 댄 카츠(Dan Katz)는 워싱턴에서 열린 밀켄연구소(Milken Institute) 주최의 ‘미래 금융(Future of Finance)’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카츠 부총재는

“지속적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에너지 가격에 장기적인 영향이 발생한다면 중앙은행들은 신중하게 행동하고 상황이 전개되는 방식에 따라 대응할 것으로 기대한다(I would expect central banks to be cautious and respond to the situation as it materializes).”

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 분쟁이 “인플레이션, 성장 등 다양한 지표에서 전 세계 경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아직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IMF는 이번 충돌이 무역과 경제 활동에 미치는 교란, 에너지 가격 급등, 금융시장 변동성 증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IMF는 워싱턴에서 낸 성명에서

“상황은 매우 유동적이며 이미 불확실한 세계 경제 환경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더한다(The situation remains highly fluid and adds to an already uncertain global economic environment).”

고 설명했다.

카츠 부총재는 중동 분쟁이 지역 내 직접적인 영향, 특히 인프라 파괴와 핵심 산업의 교란을 통해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광업과 항공여행, 물리적 인프라·생산시설의 피해를 예로 들며 에너지 산업이 대부분의 관심을 받는 핵심 분야라고 밝혔다.

IMF는 분쟁 발발 이전인 올해 초까지도 2026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3%로 견고하다고 전망했다. IMF는 이러한 낙관이 관세 교란을 일부 극복하고 인공지능(AI) 투자 붐과 생산성 향상 기대에 힘입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자 원유가격은 급등했다. 브렌트유(Brent crude)는 배럴당 약 $83까지 치솟았으며, 이는 금요일 대비 약 15% 상승한 수준이다. 카츠 부총재는 중앙은행들이 핵심 인플레이션(core inflation)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은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더 지속적인 에너지 충격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불안정하게 만들면 중앙은행들이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용어 설명(전문 용어 및 개념)

브렌트유(Brent crude): 유럽을 중심으로 거래되는 글로벌 원유가격의 대표적 벤치마크이다. 국제 원유시장에서 가격 기준으로 널리 사용된다.

핵심 인플레이션(core inflation): 식료품과 에너지처럼 가격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물가 지표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물가상승의 기저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주로 사용한다.

Pass-through(전가 효과): 원자재 가격 상승(예: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자 물가(헤드라인 인플레이션)에서 핵심 인플레이션으로 어느 정도 전이되는지를 의미하는 개념이다. 예컨대 연료비 상승이 생산비와 운송비를 통해 최종 소비자 물가로 이어지는 과정을 가리킨다.


정책적 함의 및 향후 시나리오(분석)

이번 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때 핵심 변수는 충돌의 지속 기간, 지역 인프라와 산업에 대한 물리적 피해의 규모, 그리고 에너지 가격의 일시적 상승인지 구조적 충격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단기·제한적 충격 시나리오: 충돌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그치고 주요 에너지 공급로(예: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교란이 빠르게 해소되면, 에너지 가격의 급등은 단기간에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중앙은행들은 핵심 인플레이션의 흐름을 중시하며 일시적 가격 충격을 ‘지나갈 현상’으로 보고 통화정책을 급격히 변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시장 변동성, 경기심리 위축, 관광·항공업의 단기적 타격은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중·장기적 충격 및 인프라 피해 확대 시나리오: 충돌이 장기화되고 지역 내 정유·수출·생산시설에 광범위한 물리적 피해가 발생하면 에너지 공급 차질이 구조적 문제로 전환될 수 있다. 이때 에너지 비용 상승은 기업의 생산비와 물가 전반으로 광범위하게 전이되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에서 핵심 인플레이션으로의 전이(pass-through)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중앙은행들이 물가 기대치 안정화를 위해 금리 인상 또는 긴축적 태도로 돌아설 수 있으며, 이는 세계 경기 성장률을 하방압력으로 작용시킬 위험이 크다.

또한 에너지 가격 상승은 신흥국의 경상수지와 외환시장에 추가적인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는 수입 비용 증가로 통화 약세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에너지 수출국은 단기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으나 지정학적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투자·생산시설에 대한 피해가 수출 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

금융시장 및 투자 측면: 원유 및 에너지 관련 자산의 가격 변동성 증가는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을 높이며 주식·채권·환율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특히 채권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에 따른 장단기 금리 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기업의 차입비용 상승과 자본지출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론

IMF의 카츠 부총재 발언은 중동 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한 일시적 충격인지, 아니면 구조적 충격으로 전이되는지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정책당국과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분쟁의 전개 양상과 에너지 시장의 반응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시나리오별 리스크 관리와 대응 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중앙은행들은 과거 팬데믹 기간의 물가 충격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이 에너지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통화정책 조정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