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컨티넨털 호텔 그룹(InterContinental Hotels Group, IHG)이 보유한 홀리데이 인(Holiday Inn) 체인을 비롯한 전 세계 호텔 포트폴리오는 2025년 2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미국 시장의 여행 수요 둔화가 발목을 잡으며 실적 속도가 한층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IHG는 2분기 전 세계 객실 가동률당 객실수익(RevPAR)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3%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1분기 기록했던 3.2% 성장률과 비교하면 크게 둔화된 수치다.
특히 IHG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RevPAR이 -0.9%를 기록하며 1분기 3.5% 성장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선 점이 실적 둔화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회사 측은 “단기적인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일부 남아 있으나 상당 부분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연간 이익 목표 달성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IHG 엘리 마알루프(Elie Maalouf)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여행 및 호텔 수요를 가로막던 변수들이 점차 해소되고 있으며, 연간 손익 전망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美 관세·지정학 리스크가 촉발한 소비심리 위축
미국 전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통상 관세 정책과 주요 국가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는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타던 글로벌 여행·숙박산업에 불확실성을 키워 왔다. 이로 인해 소비자 신뢰지수가 약화되면서 특히 가격에 민감한 내수 관광객이 지출을 아끼는 경향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쟁사들의 행보도 엇갈렸다. 2025년 8월 5일(현지시간) 메리어트(Marriott)는 경기침체 우려와 미국 소비 지출 둔화를 이유로 연간 매출·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반면 힐튼(Hilton)은 같은 날(미국 기준) 강한 내수 회복세를 근거로 2025년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제시해 업계의 상반된 시각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업계 전반에서는 7월 예약·검색량 반등이 확인되면서 소비심리 회복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IHG 역시 “최근 들어 예약 흐름이 견조하며, 주요 행사와 학회 시즌 수요가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중국 시장 부진… RevPAR 3% 하락
IHG는 중국 본토 및 홍콩·마카오·타이완을 포함한 ‘그레이터 차이나’ 지역 RevPAR이 2분기에 -3.0% 후퇴했다고 밝혔다. 내국인 여행 감소와 기업 출장 축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고, 일부 지역 봉쇄 정책 잔재도 여전히 호텔 수요를 제약하고 있다.
RevPAR은 호텔업계에서 객실 수요와 가격 수준을 동시에 반영하는 핵심 지표로, ADR(Average Daily Rate·평균 일일 객실 요금)과 객실 가동률(Occupancy Rate)을 곱해 산출한다. 따라서 RevPAR 하락은 투숙률 감소뿐 아니라 할인 경쟁 심화로 객실 단가가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호텔 업계 전망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 금리 고점 형성, 국가별 경제 성장률 둔화가 단기적으로 호텔 투숙 심리를 압박하겠지만, ‘보복적 여행’이라 불리는 대기 수요가 두터운 만큼 중·장기 회복세는 견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IHG 실적이 보여주듯, 프랜차이즈 모델 의존도가 높은 글로벌 체인의 경우 로열티 수익은 상대적으로 방어적이나, 개별 호텔 운영주체의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경우 리모델링·신축 투자가 지연되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이는 향후 객실 공급 부족 또는 브랜드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업계 관계자들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높은 기준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호텔 개발·개선 비용 조달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론 및 전망
IHG는 2분기 미국·중국 시장에서의 수요 둔화 영향으로 RevPAR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지만, 일부 거시 리스크가 완화되고 7월 들어 예약 지표가 개선된 만큼 연간 실적 목표 달성에는 자신감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전체적으로는 여행 심리가 더뎌지는 구간이 있을지라도 숙박·여행 수요의 기저 탄력성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 회복 모멘텀은 견고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향후에는 국경 간 이동 규제 완화, 기업 출장 재개, 대형 이벤트·국제 박람회 등이 수요 반등의 핵심 변수로 꼽히며, 호텔 체인별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