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재고 급감에 아라비카 커피값 반등, 로부스타는 베트남 호우 영향으로 하락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아라비카 커피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0.05센트(0.01%) 상승한 상태로 마감했다.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1월물 로부스타 커피는 101달러(-2.18%) 하락했다.

2025년 11월 2일, 나스닥닷컴(Nasdaq.com)의 보도에 따르면, 금요일(현지시간) 커피 가격은 종목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아라비카 커피는 장 초반 약세를 딛고 회복했는데, 이는 ICE 인증 아라비카 재고가 19.5개월 만의 최저치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반면 베트남 주요 산지에 내린 집중호우가 올해 작황 개선 기대를 키우면서 로부스타 가격은 압박을 받았다. 같은 날 달러인덱스(DXY)가 2.75개월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점도 전반적인 농산물 가격에 부담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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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번 주 초 커피 가격은 브라질 주요 산지에 예보된 강우 소식으로 2주 만의 저점으로 밀렸다. 기상정보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10월 24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최대 아라비카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 주의 강수량이 평균의 1%에 불과한 0.3㎜였다고 밝혔다.

아라비카 가격에는 미국이 브라질산 커피에 부과한 50% 관세를 조만간 철회할 수 있다는 추측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같은 날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acio Lula da Silva)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미·브라질 간 무역 문제에 대해 며칠 안에 결정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로부스타 시장은 공급 증가 압력이 두드러졌다. 베트남 통계청(GSO)에 따르면 2025년 1~9월 커피 수출은 전년 대비 10.9% 증가한 123만t에 달했다. 2025/26년도 베트남 커피 생산량은 전년보다 6% 늘어난 176만t(2,940만 포대)로 4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베트남커피코코아협회(Vicofa)는 날씨가 우호적일 경우 다음 작황이 전년 대비 10% 추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재고 감소는 가격을 지지한다. 미국이 브라질산 원두에 50% 관세를 적용하면서 ICE 창고의 재고가 빠르게 줄었다. 10월 31일 기준 ICE 인증 아라비카 재고는 431,728포대로 19.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ICE 로부스타 재고도 3.5개월 만의 최저 수준인 6,077로트(lot)까지 감소했다. 미국 로스터 업체들이 고율 관세를 이유로 브라질산 신규 계약을 취소하면서 공급이 빠듯해지고 있다. 미국이 소비하는 생두의 약 3분의 1이 브라질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재고 고갈 우려는 이어질 수 있다.

주목

지난주 목요일에는 브라질 개화기 가뭄 우려로 최근월 아라비카 선물이 8.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브라질 기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 주요 커피 산지는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으며, 미나스제라이스 주의 최근 한 달 강수량은 평년의 70% 수준에 그쳤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9월 16일 남반구에서 10~12월 라니냐(La Niña)가 발생할 확률을 71%로 상향했다. 라니냐는 브라질에 건조한 기후를 몰고 와 2026/27년 작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이다.

반면 국제커피기구(ICO)가 10월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8월 기준 전 세계 커피 수출은 전년 대비 0.2% 증가한 1억2,792만 포대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공급이 ‘충분하다’는 시그널로 해석돼 가격엔 하락 요인이다.

브라질 국영 농업통계기관 코나브(Conab)는 9월 4일 2025년 브라질 아라비카 생산 전망을 3,702만 포대에서 3,520만 포대로 4.9% 하향 조정했다. 전체 커피 생산 전망도 5,570만 포대에서 5,520만 포대로 낮췄다.

미국 농무부 산하 해외농업국(USDA FAS)은 6월 25일 2025/26년도 세계 커피 생산이 사상 최대인 1억7,868만 포대로 2.5%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가운데 아라비카는 1.7% 감소한 9,702만 포대, 로부스타는 7.9% 증가한 8,166만 포대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브라질 생산량은 0.5% 증가한 6,500만 포대, 베트남은 6.9% 증가한 3,100만 포대로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재고는 4.9% 늘어난 2,281만 포대가 될 전망이다.

용어 해설

아라비카(Arabica)로부스타(Robusta)는 커피 품종을 구분하는 대표적인 두 가지 용어다. 아라비카는 향미가 풍부해 고급 커피에 주로 쓰이지만 병충해에 약해 생산 비용이 높다. 반면 로부스타는 쓴맛과 카페인 함량이 높아 인스턴트 커피나 블렌딩에 활용된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글로벌 상품거래소로, 선물 가격과 인증 재고가 국제 기준 역할을 한다. 또한 라니냐는 적도 태평양 저수온 현상으로, 남미에 가뭄을 유발해 커피·옥수수 등 농산물 가격 변동성을 키운다.

기자 해설 및 전망

현재 시장은 브라질의 기상이변과 미국의 관세 정책, 그리고 베트남의 공급 증가라는 세 개의 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ICE 재고 감소는 단기적으로 아라비카 가격을 떠받치지만, 베트남발 로부스타 공급 증가가 전반적인 커피 시장의 베어 스프레드(bear spread)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달러 강세는 신흥국 통화 약세를 통해 생산국 수출 동인을 강화할 수 있으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가격 탄력성을 제한할 수 있다. 국내 수입업체들은 브라질산에 집중된 구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선물·옵션 활용을 통해 환율 및 가격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특정 상품 또는 증권에 대한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다. 기사 작성 시점에 기자는 본문에서 언급된 상품이나 증권에 대한 직접적 또는 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Barchart는 ‘3분기 연질 상품 시장 리뷰’, ‘커피 가격 하락기에 투자하는 방법’, ‘스타벅스 인력 구조조정 관련 투자 전략’ 등 추가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