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재고 급감·베트남 폭우로 커피 선물 가격 급등

[뉴욕 ICE 선물시장] 12월물 아라비카 커피(KCZ25)는 전일 대비 +9.05센트(+2.41%) 상승 마감했고, 11월물 로부스타 커피(RMX25)는 +203달러(+4.83%) 급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이번 주 수요일 커피 가격은 장 초반 약세를 딛고 급반등에 성공했으며, 특히 로부스타 선물은 1.5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브라질 무역 갈등으로 미국이 브라질산 원두에 50% 관세를 적용하면서 ICE 인증 재고가 빠르게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2025년 10월 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커피 재고는 56만3,351포대로 1년 6개월 최저치로 떨어졌고, 로부스타 재고 역시 6,450로트로 2.25개월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미국이 소비하는 생두의 약 3분의 1이 브라질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새로운 계약이 잇달아 취소되는 현상은 미국 내 공급 부족 우려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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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abica futures chart

베트남 중부 고원지대(Central Highlands)를 덮친 태풍 부알로이(Bualoi) 잔재로 인한 폭우도 로부스타 가격을 끌어올렸다. 침수로 인해 농가 진입로가 막히고 수확‧건조 작업이 지연되면서 단기 공급 차질이 예상된다.

지난달 시장 동향을 돌아보면, 12월물 아라비카는 계약 기준 사상 최고가를, 최근월물(U25)은 7.5개월 만의 최고가를 각각 경신했다. 같은 기간 로부스타도 1개월 고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브라질 주요 산지의 건기 장기화로 개화기에 필요한 수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라니냐(La Niña) 가능성이 71%로 높아졌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9월 16일 남반구에서 10~12월 사이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을 이렇게 상향했다. 라니냐는 브라질에 극심한 건조를 유발해 2026/27 작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또 다른 상승 재료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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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농업공급회사 코나브(Conab)도 9월 4일 2025년 브라질 아라비카 생산 추정치를 3,700만 포대에서 3,520만 포대로 -4.9% 하향 조정했다. 전체 커피 생산 예상치도 5,570만 포대에서 5,520만 포대로 낮췄다.

국제커피기구(ICO)는 9월 3일 발표에서 7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1.6% 감소한 1,160만 포대에 그쳤다고 전했다. 2024/25 마케팅연도(작년 10월~금년 7월) 누적 수출도 -0.3% 소폭 감소한 1억1,561만5,000포대를 기록했다.

브라질 공급 축소도 눈에 띈다. 브라질 산업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8월 6일 발표된 7월 브라질 원두 수출은 전년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톤에 머물렀다. 같은 날 수출업자 단체 세카페(Cecafe)는 7월 그린커피 수출이 -28% 감소한 240만 포대라고 발표했다. 이 중 아라비카 수출은 -21%, 로부스타는 -49% 급감했다.

다만 최근 브라질에 내린 비는 생육 환경을 개선해 생산량 확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브라질 기상업체 소마르(Somar)에 따르면 9월 27일 기준 아라비카 최대 산지 미나스제라이스는 주간 강수량이 25.9mm로, 평년 대비 104%에 달했다.

베트남은 상황이 다르다. 베트남 통계청(GSO)은 9월 8일 1~8월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7.8% 증가한 114만1,000톤이라고 밝혔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2025/26년 베트남 커피 생산이 전년 대비 +6% 증가한 176만 톤(2,940만 포대)으로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확 압력도 변수이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쿠스페(Cooxupe)는 9월 12일 기준 회원 농가의 수확률이 98.9%에 달한다고 밝혔다. 수확이 마무리되면 단기적으로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가격을 누를 가능성이 있다.

Robusta futures chart

세계 수급 전망을 살펴보면, FAS는 6월 25일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역대 최대 1억7,868만 포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라비카는 -1.7% 감소하나 로부스타는 +7.9% 증가해 8,165만8,000포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기말 재고는 2,281만9,000포대로 +4.9%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스위스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아라비카 공급 부족 규모를 -850만 포대로 추정해, 5년 연속 적자를 예고했다. 이는 2024/25년 예상 부족분 -550만 포대를 넘어서는 수치다.

아라비카·로부스타란?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돼 향미가 풍부하고 산미가 높은 고급 품종이다. 반면 로부스타는 저지대에서 재배되며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하지만 생산비가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다. 두 품종의 가격 차이는 배합(블렌딩) 전략과 글로벌 커피 기업의 마진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라니냐란 무엇인가?
라니냐는 적도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남미에는 건조와 한발, 동남아시아에는 폭우를 동반해 농업 생산성을 크게 바꿀 수 있어 원자재 시장 참가자들이 주시한다.

투자자 유의사항으로, 본 기사 작성 시점에 필자(Rich Asplund)는 언급된 어떠한 증권에도 직접적 또는 간접적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본문 정보는 정보 제공만을 위한 것이며, 최종 투자 판단은 투자자 본인이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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