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가격] ICE 재고 감소로 반등
미국 뉴욕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선물시장에서 12월물 코코아(티커: CCZ25)는 19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10달러(+0.41%) 오른 2,435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날 런던 ICE 12월물 코코아(티커: CAZ25)도 41파운드(+0.82%) 상승한 5,018파운드로 거래를 마쳤다.
2025년 9월 1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세 반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ICE 인증 재고의 급감이다. 미 항만에 보관 중인 ICE 인증 코코아 재고는 2025년 5월 초 이후 4개월 반 만에 최저치인 2,022,316포대까지 줄었다. 재고 감소는 공급 타이트 현상을 반영하며 가격을 지지했다.
또한 영국 파운드화(GBP/USD)가 2주 만의 최저 수준으로 밀리면서, 파운드로 가격이 책정되는 런던 코코아 선물 상승 폭이 뉴욕 시장보다 확대됐다.
서아프리카 강우·생육 상황
이번 주 초까지 코코아 시장은 약세 압력을 받았다. 가나와 나이지리아 일부 지역에 내린 비가 건조했던 토양을 적셔, 꽃눈 형성 및 향후 수확량 증가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9월 들어서도 코코아 꼬투리(pod)가 가뭄으로 시들었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선물가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키웠다.
Commodity Weather Group는 “지난 60일간 서아프리카는 1979년 이후 최저 강수량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10월 시작되는 메인 크롭(main crop) 수확에 앞서 극심한 건조가 지속될 경우 생육 지연 및 블랙 팟 디지즈(흑반병)* 확산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흑반병: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퍼지는 곰팡이성 병해로, 과육이 검게 변하며 수확 손실을 초래한다.
수출·생산 동향
코트디부아르 정부 통계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9월 14일까지 국내 항만으로 운송된 코코아는 182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다만 12월 한때 35% 급증했던 점을 고려하면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다.
코트디부아르 미드 크롭(4~9월 수확)의 품질 저하도 가격에 우호적인 요인이다. 라보뱅크(Rabobank)는 “늦게 도착한 비로 인해 알맹이가 충분히 자라지 못했다”며 올해 미드 크롭 규모를 40만t으로 추정, 지난해(44만t)보다 9% 작을 것으로 봤다.
세계 5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에서는 2025/26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만5,000t으로 예상된다. 반면 가나는 2025/26년 생산을 65만t으로 8.3% 늘릴 전망이다.
수요 부진 우려
코코아 가격 강세가 초콜릿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수요 둔화 리스크도 제기됐다. 스위스의 초콜릿 그룹 린트 & 슈프룽글리는 7월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고, 벨기에계 바리칼리보 역시 판매량 가이던스를 3개월 새 두 차례나 낮췄다. 3~5월 분기 판매량은 9.5% 급감해 10년 내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유럽코코아협회(ECA)에 따르면 2분기 유럽 분쇄(grinding)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7.2% 줄어 331,762t으로 집계됐다. 아시아(-16.3%)와 북미(-2.8%)도 동반 감소해, 실수요 부진이 가격 상승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글로벌 수급 지표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3/24 공급 부족을 49만4,000t으로 상향, 60년 만에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생산은 13.1% 감소한 4,380만t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2024/25년에는 14만2,000t 흑자로 전환하고, 생산량도 7.8% 늘어난 4,840만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 해설: 재고·환율·수요의 삼중 변수
시장 전문가들은 재고 축소, 통화 약세, 실수요 둔화라는 세 가지 변수가 당분간 코코아 가격을 제한된 범위에서 등락시키리라 본다. 뉴욕 선물 기준 2,300~2,600달러, 런던 선물 기준 4,800~5,200파운드가 단기 박스권으로 지목된다.
“재고가 줄어든 만큼 공급 불안은 지속되겠지만, 고가 부담으로 초콜릿 업체의 원료 매입이 위축될 수 있다.” – 런던 소재 원자재 중개회사 관계자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상 상황, 환율 추이, 분쇄 지표를 주시하며 변동성 장세에 대비한 전략이 필요하다.
알아두면 좋을 용어
• ICE 인증 재고: ICE 선물 인도 규격에 맞춰 승인된 창고에 보관되는 물량으로, 선물 만기 시 실물 인도에 사용된다.
• 코코아 분쇄(Grinding): 원두 상태의 코코아를 파우더·버터 등으로 가공하는 과정. 실수요(초콜릿·제과) 지표로 활용된다.
• 블랙 팟 디지즈: 코코아 꼬투리에 흑반을 발생시키는 대표적 병해로, 고품질 수확을 크게 저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