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재고 감소에 힘입어 뉴욕 코코아 선물 5주 만에 상승 마감

미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9월물 뉴욕 코코아(티커: CCU25)가 8월 8일(현지시각) 전일 대비 174달러(+2.05%) 오른 톤당 8,65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같은 만기의 런던 ICE 코코아 7번 계약(CAU25)은 21파운드(−0.38%) 내린 톤당 5,459파운드로 혼조세를 보였다.

2025년 8월 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ICE가 모니터링하는 미국 항만 보관 코코아 재고가 175만 달러가 아니라 1.75개월 만의 최저치인 2,283,787포대로 감소한 것이 뉴욕 시장의 강세를 이끌었다. 런던 시장은 같은 날 파운드화(GBP/USD)가 1.5주래 고점을 경신하면서 파운드 표시 코코아 가격 부담이 가중됐다.

“재고 감소와 서아프리카 기상 악화가 맞물리며 뉴욕 코코아 가격에 공급 쇼크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진단했다.


서아프리카 기상 불안·아이보리코스트 수출 둔화

올해 10월 1일 이후 8월 3일까지 코트디부아르 농가가 선적한 누적 물량은 176만 t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했으나, 지난해 12월 기준 증가율(35%)과 비교하면 크게 둔화됐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강수량이 30년 평균치를 하회하고 온도는 평년을 상회하고 있어, 10월 시작되는 메인 크롭(main crop)의 꼬코아 꼬투 개발이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품질 이슈·중간 수확 감소

현재 수확 중인 코트디부아르 미드 크롭(mid-crop) 품질 악화도 가격 지지 요인이다. 현지 분쇄업체들은 “트럭 한 대당 불량률이 5~6%로, 메인 크롭의 1% 대비 5~6배”라고 토로한다. 라보뱅크는 “늦은 강우가 미드 크롭 생육을 위축시켰다”고 분석한다. 올해 미드 크롭 예상 생산량은 40만 t으로 전년 대비 9% 감소할 전망이다.

나이지리아 생산 전망 하향

세계 5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년 생산량을 30만5,000 t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4/25년 수확은 34만4,000 t이 될 것이란 기존 추정치도 유지했다. 다만 6월 수출 물량은 1만4,597 t으로 0.9% 증가해 단기 공급엔 완충 역할을 했다.


수요 부진·초콜릿 업계 실적 경고

가격 상승을 제약하는 하방 요인도 존재한다. 스위스 초콜릿 제조사 린트 & 슈프렝글리는 지난달 상반기 판매 부진으로 연간 마진 가이던스를 하향했다. 베리 캘러보(Barry Callebaut) 역시 올해 두 번째로 판매량 전망을 낮추며 3~5월 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9.5% 급감해 10년 내 최악의 분기라고 밝혔다.

실제 지표에서도 소비 둔화가 확인된다. 7월 17일 유럽코코아협회(ECA)는 2분기 유럽 원료커터 가공량(grindings)이 331,762 t으로 전년동기대비 −7.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아시아코코아협회는 같은 기간 아시아 가공량이 176,644 t으로 −16.3% 줄어 8년 만에 가장 낮은 2분기 실적인 것으로 집계했다. 북미 역시 101,865 t으로 −2.8% 감소했다.

공급·수요 장기 전망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보고서에서 2023/24 시즌 세계 코코아 공급 부족을 49만4,000 t으로 상향 조정하며 “60년 만에 최대 규모 적자”라고 밝혔다. 생산량은 4,380만 t으로 13.1% 급감했고, 재고/가공량 비율은 46년 만에 최저치인 27%로 하락했다. 하지만 2024/25 시즌에는 생산량이 4,840만 t(+7.8%)으로 회복되며 14만2,000 t 흑자를 기록해 4년 만에 공급 과잉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나는 세계 2위 생산국이다. 가나코코아위원회(COCOBOD)는 7월 1일, 2025/26년 생산량이 65만 t으로 8.3% 늘어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향후 글로벌 적자 해소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전문가 시각과 향후 변수

필자는 재고 감소와 기상 악화라는 단기 공급 쇼크와, 수요 위축이라는 중장기 구조 변화가 충돌하는 ‘쌍방향 모멘텀’ 국면으로 판단한다. 특히 ECB 및 연준의 물가 둔화 속도, 신흥국의 초콜릿 소비 성장률, 그리고 파운드·달러 환율 흐름이 앞으로 6개월간 코코아 가격 방향성을 가를 핵심 촉매가 될 것이다. 또한 그린·지속가능 경영 이슈로 생산 원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변동성을 키울 변수로 지목된다.

용어 설명

  • 그라인딩(Grindings): 원두 상태의 코코아를 버터·파우더 등으로 분쇄·가공하는 공정을 의미하며, 실질적인 ‘소비 지표’로 활용된다.
  • 미드 크롭(Mid-crop): 서아프리카에서 4~9월 수확하는 소규모 코코아 작황으로, 주수확기(main crop)보다 생산량이 적다.
  • ICCO: International Cocoa Organization, 국제코코아기구로서 시장 동향·정책 협의를 담당한다.

한편, 본 기사 작성 시점(8월 8일) 기준으로 필자 및 필자 소속은 해당 상품·종목에 어떠한 투자 포지션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본 기사는 투자 자문 목적이 아닌 일반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