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코코아(12월물, 종목코드 CCZ25)와 런던 ICE 코코아(12월물, 종목코드 CAZ25) 가격이 19일(현지시간) 금요일 동시 상승 마감했다. 뉴욕 선물은 전일 대비 +10달러(+0.41%) 오른 반면, 런던 선물은 +41파운드(+0.82%) 뛰어오르며 1.5주 만의 저점을 벗어났다.
2025년 9월 2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ICE가 모니터링하는 미국 항만 보관 코코아 재고가 2,022,316포대로 감소해 4.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 가격 반등의 1차 동인이 됐다. 여기에 영국 파운드화(£)가 2주 저점을 찍으면서 파운드로 표시되는 런던 상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매력도를 높인 것도 상승 폭을 키웠다.
“통상적으로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이면, 같은 파운드 ₤ 기준으로 거래되는 런던 ICE 코코아 선물의 달러 환산 가격 메리트가 커진다”고 업계 소식통은 설명한다.
서아프리카 날씨 호전 vs. 수출 지연
이번 주 초부터 서아프리카 지역에 비가 내리면서 건조 피해가 다소 완화됐으나, 가나와 나이지리아 일부 지역의 카카오 꼬투리(pod)는 이미 수분 부족으로 시들어 손상이 발생했다. 월요일 뉴욕 코코아 가격이 2주 최고치를 찍은 배경이다.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의 수출 속도 둔화도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9월 14일까지 누적 선적 물량은 182만 톤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으나, 지난해 12월 기록했던 35% 증가율과 비교하면 급격히 둔화된 모습이다.
수요 부진·가격 부담이 가져온 우려
지난주 화요일 코코아 가격은 1.75개월 저점으로 밀렸다. 고가·관세 부담이 초콜릿 수요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스위스 초콜릿 기업 Lindt & Sprüngli는 7월 상반기 판매 감소폭이 예상보다 커지자 연간 마진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세계 최대 B2B 초콜릿 제조사 Barry Callebaut도 3개월 새 두 번째로 판매량 전망치를 낮췄고, 3~5월 분기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5% 급감하며 10년 만에 최대 폭 감소를 기록했다.
동아시아·유럽 그라인딩(분쇄) 데이터도 수요 약세를 뒷받침한다. 7월 17일 유럽코코아협회(ECA)는 2분기 유럽 분쇄량이 331,762톤으로 -7.2% YoY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아시아코코아협회(CAA)의 같은 기간 분쇄량은 176,644톤으로 -16.3% YoY 줄어, 8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북미 지역은 -2.8% 감소에 그쳤지만, 글로벌 차원의 약세 흐름은 부정할 수 없다.
공급 전망: 생산 확대와 질적 우려가 공존
가나 국영 코코아위원회는 7월 1일 2025/26 시즌 생산량을 전년 대비 8.3% 늘어난 65만 톤으로 예상했다. 반면, 나이지리아코코아협회는 2025/26 시즌 생산이 30만5천 톤으로 11%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보리코스트에서는 중간기(middle crop) 품질이 빗물 부족으로 저하됐다는 분석이 제기되며, 수확량은 전년 44만 톤에서 40만 톤으로 9% 줄어들 전망이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 시즌 세계 코코아 공급 부족분을 49만4천 톤으로, 기존 추정치(44만1천 톤)보다 확대했다. 이는 60년 만에 최대 규모다. 다만 2024/25 시즌에는 14만2천 톤 흑자를 처음으로 예상하며, 생산량 회복(+7.8% YoY, 4,840,000톤)을 점쳤다.
전문가 진단 및 전망
현재 가격은 재고 감소·통화 약세·기상 변수 등 단기적 재료로 지지받고 있으나, 궁극적 추세는 수요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 그라인딩(분쇄) 수요는 초콜릿 업체의 원료 구매욕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최근 수치가 반등하지 않는다면, 하반기에도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환율 영향이 과거보다 확대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파운드화 뿐 아니라 유로화, 나이지리아 나이라, 가나 세디 같은 생산국 통화가치 변동은 국제 가격전가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10월 시작되는 서아프리카 주요 수확기(main crop) 기상 상황이 핵심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다. 블랙 팟 병 저감 여부, 강수 분포, 열대성 저기압 이동 경로 등이 모두 가격 민감 요인이다.
용어 설명
그라인딩(Grindings)은 카카오콩을 으깨 페이스트·버터·파우더 등 초콜릿 원료로 만드는 공정을 의미하며, 실제 초콜릿 제조 수요를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통한다.
블랙 팟(Black Pod)은 진균성 질병으로, 감염된 카카오 꼬투리가 검게 변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다. 서아프리카 고온·다습 환경에서 확산 속도가 빠르다.
중간기(Mid-crop)는 해마다 4~9월 사이에 수확되는 소규모 시즌을 가리키며, 10~3월 메인크롭(Main-crop)보다 품질 편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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