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재고 감소·베트남 작황 우려…커피 선물가 동반 상승

커피 선물 가격이 재차 반등했다. 12월 아라비카 커피(코드: KCZ25)는 30일(현지시간)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서 전 거래일 대비 2.65센트(+0.71%) 오른 파운드당 3.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11월 로부스타 커피(코드: RMX25) 역시 +14달러(+0.33%) 상승하며 톤당 4,189달러로 마감했다.

2025년 10월 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상승세의 직접적인 요인은 ICE 등록 재고 감소베트남 기상 악화다. 미국이 브라질산 커피 원두에 부과한 50% 관세가 불씨가 됐다. 관세 부담으로 미국 바이어들이 브라질산 신규 계약을 대거 취소하자, ICE 감시 아라비카 재고는 1.5년 만에 최저치인 571,754포대까지 떨어졌다. 로부스타 재고 역시 9월 19일 6,464로트로 2개월 신저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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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선 태풍 ‘부알로이(Bualoi)’가 북상하면서, 며칠 사이 폭우가 예상된다. 이미 일부 커피 농가와 도로가 침수돼 농부들이 밭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의 수확 차질 가능성은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브라질산 관세 ⇨ ICE 재고 급감 ⇨ 공급 불안”이라는 구조가 형성됐다.ⓒ 시장 참가자 코멘트

9월 들어 커피 시장은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 아라비카 12월물은 이달 초 계약 최고가를 경신했고, 근월물(U25)도 7.5개월 만에 고점을 찍었다. 로부스타 역시 한 달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장 큰 배경은 브라질 남동부의 가뭄이다. 9~10월은 커피나무 개화기에 해당해, 충분한 강우가 없어도 잠재 수확량이 크게 줄어든다.

미국 NOAA는 9월 16일 라니냐 발생 확률을 71%로 상향했다. 라니냐는 남반구에 건조한 기후를 유발해, 브라질의 2026/27년 작황을 위협할 수 있다. 브라질은 전 세계 아라비카 공급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브라질 국영 작황예측기관 코나브(Conab)도 9월 4일 전망을 하향했다. 2025 수확기 아라비카 생산량을 3,700만 포대에서 3,520만 포대(–4.9%)로 줄였고, 전체 커피 생산 추정치도 5,570만 포대에서 5,520만 포대(–0.9%)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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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7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은 1,160만 포대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2024년 10월~2025년 7월 누적 수출도 1억 1,561만 포대로 0.3% 줄었다.

브라질발 공급 감소도 두드러진다. 브라질 무역부는 8월 6일, 7월 원두 수출량이 전년비 20.4% 줄어든 16만1,000톤이라고 밝혔다. 민간 수출업체 연합체 세카페(Cecafe)는 7월 녹색원두 수출이 28% 감소한 240만 포대라며, 같은 달 아라비카가 21% 줄고 로부스타가 49%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7월 누적 수출은 2,220만 포대로 21% 감소했다.

다만, 브라질 남동부에 최근 내린 단비는 악재다. 기상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는 9월 27일 주간 강수량이 25.9mm로, 평년 대비 104%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는 개화를 촉진해 수확량이 반등할 가능성을 키웠다.

베트남의 중·장기 전망은 정반대다. 베트남 통계청은 9월 8일, 1~8월 커피 수출이 7.8% 증가한 114만1,000톤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베트남 생산량을 6.9% 증가한 3,100만 포대(4년 만에 최대)로 예상했다. 풍작 가능성은 중기적으로 가격을 압박할 수 있다.


세계 수급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FAS는 2025/26년 전 세계 생산을 1억 7,868만 포대로 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라비카는 1.7% 감소하지만, 로부스타가 7.9% 늘어 균형을 맞춘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재고는 4.9% 늘어난 2,281만9,000포대로 추정된다. 그러나 글로벌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850만 포대의 아라비카 공급 부족을 전망하며, 올해(–550만 포대)에 이어 5년 연속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용어 해설
아라비카: 고지대에서 재배되는 고급 품종으로, 부드러운 산미와 향이 특징이다.
로부스타: 저지대 재배 품종으로, 카페인이 많고 쓴맛이 강해 인스턴트·블렌딩용으로 주로 쓰인다.
ICE 재고: ICE 선물거래소에 등록돼 인도 가능 상태로 보관 중인 창고 재고를 말한다. 이는 실물 인수·도가 결정되는 핵심 지표다.
라니냐: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 남미·호주에 가뭄을, 동남아에 홍수를 초래할 수 있다.


한편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코옥스페(Cooxupe)는 9월 12일 회원사의 수확 진행률이 98.9%에 달했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덜어내기(수확) 압력’이 생기면서, 단기 하락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관세·재고 감소·기상이변이 얽힌 복합적 불확실성이 커피 시장을 흔들고 있다”면서, “가시적인 수요 둔화가 나타나지 않는 한, 변동성 장세 속 상승 바이어스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