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 가격이 주말 직전 거래일에 급등하며 1주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 ICE 3월물 코코아(CCH26)는 +411달러(+8.07%) 급등 마감했고, 런던 ICE 12월물 코코아 #7(CAZ25)도 +164파운드(+4.34%) 상승했다. 시장은 국제코코아기구(ICCO)의 최신 예상치 하향 조정과 달러 약세, 공시 재고 감소, 펀드의 숏커버링 가능성 등 다중 요인을 동시 반영했다.
2025년 11월 30일, 나스닥닷컴에 게재된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ICCO가 2024/25년도 글로벌 코코아 잉여(surplus) 전망을 종전 14만2천 톤에서 4만9천 톤으로 크게 낮추고, 같은 기간 세계 생산 추정도 484만 톤(4.84 MMT)에서 469만 톤(4.69 MMT)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가격 랠리가 강화됐다. 공급 초과 폭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드는 방향의 수정이 이뤄지자, 선물 시장에서는 가격 민감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달러 약세도 단기 매수세를 자극했다. 같은 날 달러지수(DXY00)가 1.5주 저점으로 하락하자, 통화 요인에 민감한 원자재 섹터에서 가격 지지 효과가 나타났고, 코코아 선물에서는 특히 숏커버링이 촉발된 것으로 해석된다.
현물 측면에서는 ICE 모니터링 코코아 재고가 가격을 지지했다. 미국 항만에 보관된 ICE 감독 재고는 수요일 기준 1,709,185포대로 8.5개월 최저를 기록했다. 거래소가 관리·인증하는 재고가 줄어드는 것은 단기 인도 가능 물량이 축소되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선물 가격에 상방 압력을 더했다.
포지셔닝 요인도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최근 주간 커미트먼트 오브 트레이더스(COT)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들은 런던 코코아 선물의 순매도(net short)를 +3,737계약 늘려 총 22,748계약 순매도로 확대했으며, 이는 4년여 만의 최대 수준이다. 과도한 숏 포지션은 촉매 사건 발생 시 숏커버링 랠리를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
한편,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시장은 공급 풍년 기대로 약세를 보였다. 지난 수요일 코코아 가격은 근월물 기준 1.75년래 최저까지 밀렸다. 서아프리카에서 대풍작(bumper crop)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코트디부아르 농가들은 코코아 나무 생육 상태가 양호하고, 최근 건조한 날씨가 수확 후 콩을 건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가나 농가들도 우호적인 기상 속에서 꼬투리(pod)가 빠르게 발달 중이라고 보고했다.
글로벌 초콜릿 기업 몬델레즈(Mondelez)는 서아프리카의 최신 코코아 꼬투리 수(pod count)가 5년 평균 대비 7% 상회하며, “지난 해 작황보다 현저히 높다(materially higher)”고 밝혔다. 코트디부아르의 메인 크롭(main crop) 수확은 막 시작됐으며, 현지 농가들은 품질에 낙관적인 분위기다.
정책·규제 변수도 단기 공급 풍부론을 자극했다. 유럽의회는 수요일 산림벌채 방지법(EUDR)의 시행을 1년 유예하기로 승인했다. EUDR은 대두, 코코아 등 EU 수입 주요 농산물의 공급망에서 산림벌채를 억제하는 규정으로, 이번 유예로 아프리카·인도네시아·남미 일부 지역에서 벌채가 진행 중인 농산물의 대EU 수출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게 됐다. 이는 단기적으로 공급 여유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무역정책도 가격에 영향을 줬다. 11월 14일 발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에서 재배되지 않는 원자재(코코아 포함)에 매겨졌던 10% 상호관세와 브라질산 식품 수입에 부과되던 40% 관세를 철회했다. 브라질은 세계 10대 코코아 생산국 중 하나로, 관세 철회는 국제 시장에 공급 확대 압력으로 해석됐다.
다만 서아프리카의 물량 흐름에는 제약이 보인다. 코트디부아르 정부 집계에 따르면, 10월 1일~11월 23일 신규 마케팅 연도 동안 항만 반입 물량은 618,899톤으로, 전년 동기 642,500톤 대비 -3.7% 감소했다. 코트디부아르는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이다.
수요 측면은 약세 신호가 우세했다. 10월 30일 미국 허쉬(Hershey) CEO는 올해 할로윈 시즌 초콜릿 판매가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2024년 기준 할로윈은 미국 연간 캔디 판매의 약 18%를 차지해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큰 비중이다. 10월 17일 아시아코코아협회는 3분기 아시아 그라인딩(grindings)이 -17%(전년 대비) 감소한 183,413톤으로, 9년 만의 최저 3분기 물량이라고 발표했다. 10월 16일 유럽코코아협회는 유럽 3분기 그라인딩이 -4.8% 감소한 337,353톤으로, 10년 만의 최저 3분기 수준이라고 밝혔다. 북미는 전미제과협회 집계상 3분기 그라인딩이 +3.2% 증가한 112,784톤을 기록했으나, 새로운 보고 기관 추가로 수치가 왜곡됐다고 설명했다. 관련해 시장조사업체 서카나(Circana)는 9월 7일까지 13주 동안 북미 초콜릿 캔디 판매량이 전년 대비 -21% 이상 감소했다고 전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나이지리아 변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이지리아코코아협회는 2025/26년 생산이 305,000톤으로 -11% 감소(2024/25년 예상 344,000톤)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나이지리아의 9월 코코아 수출은 전년 대비 14,511톤으로 변동이 없었다.
또 다른 핵심 변수는 ICCO의 균형표다. 5월 30일 ICCO는 2023/24년도 글로벌 코코아 공급부족을 -494,000톤으로 상향, 60년 만의 최대 결손으로 수정했다. 2023/24년 생산은 -12.9% 감소한 436.8만 톤(4.368 MMT)으로 추산됐다. 아울러 재고 대비 그라인딩 비율(stocks-to-grindings ratio)은 27.0%로 46년 만의 최저라고 밝혔다. 반면, 이번 금요일 ICCO는 2024/25년에 4만9천 톤 잉여가 발생할 것으로 봤는데, 이는 4년 만의 첫 잉여 전망이다. 같은 기간 세계 생산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469만 톤으로 추정했다. 즉, 전년의 극심한 타이트에서 벗어나 부분적인 정상화는 진행되지만, 직전 전망치(4.84 MMT) 대비로는 하향되었다는 점이 가격을 견조하게 지지했다.
용어와 지표 설명
ICE: 인터컨티넨탈 익스체인지로, 코코아를 포함한 원자재 선물을 상장·거래·청산하는 거래소다. 뉴욕과 런던 상장이 대표적이다.
COT 보고서: 미국 규제당국에 제출되는 주간 포지션 공시로, 펀드 등 참여자의 순매수·순매도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순매도(net short)가 크면 가격 상승 시 숏커버링이 급격히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숏커버링: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한 매수로, 단기 급등을 증폭시키는 촉매가 된다.
EUDR: EU의 산림벌채 규정으로, 공급망에서 벌채 리스크가 확인된 농산물의 EU 유입을 제한한다. 1년 유예는 단기적으로 공급 차질 우려를 완화한다.
재고/그라인딩 비율: 가공 수요(그라인딩) 대비 재고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낮을수록 공급 타이트를 시사한다.
근월물 최저(nearest-future low): 가장 인접한 결제월 선물의 저가 수준을 의미한다.
시장 해석과 전망
이번 랠리는 공급 균형표의 미세한 변화에도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코코아 시장의 구조를 재확인시켰다. 전년의 기록적 공급부족 이후, 2024/25년에 잉여로의 전환이 예상되지만, 그 폭이 14만2천 톤→4만9천 톤으로 크게 축소되면서 “넉넉한 공급” 서사가 약화됐다. 여기에 달러 약세가 원자재 전반의 명목가 상승을 지지했고, 거래소 인증 재고 감소와 펀드 순공매도 확대가 숏커버링 압력을 키웠다.
중기적으로는 EUDR 유예와 관세 철회가 수입 흐름을 견조하게 유지시킬 수 있어 공급 여유에 기여한다. 반면, 코트디부아르 항만 반입 감소(-3.7%)와 나이지리아 생산 전망 하향(-11%)은 서아프리카 공급 리스크를 상기시킨다. 수요 측면에서는 아시아·유럽 그라인딩 감소와 북미 초콜릿 판매량 급감 신호가 부담이지만, 데이터 맥락(보고 주체 변경 등)과 시즌성(연말 수요)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요약하면, 균형표의 ‘잉여이되 얕은 잉여’, 거래소 재고 감소, 과도한 순공매도 포지션이라는 조합이 상방 변동성을 키우는 구도다. 다만, 서아프리카 메인크롭 진척, EU 규제 집행 타임라인, 무역 정책 변화, 분기별 그라인딩 발표는 그때그때 레이어링된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 위험관리 관점에서 생산국 도착(도착·반입) 추이, COT 포지션 전개, 거래소 인증재고 흐름, 달러지수 방향성 등을 동시 모니터링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저자 및 공시
기사 작성 시점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어떠한 증권에도(직·간접적으로)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본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다. 자세한 공시는 Barchart Disclosure Policy에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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