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이코노비트]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 IBM이 23일(현지시간) 장 마감 이후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월가 기대치를 상회했음에도, 시간외 거래에서 최대 5% 하락세를 기록했다.
2025년 7월 24일, CNBC 뉴스에 따르면 IBM은 주당순이익(EPS) 2.80달러(조정 기준), 매출 169억8,000만 달러를 달성해 연초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웃돌았다. 이는 LSEG(구 톰슨 로이터)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2.64달러·165억9,000만 달러)를 모두 넘어선 수치다.
매출 세부 내역을 보면, 소프트웨어 부문이 73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성장했으며, 클라우드 플랫폼 ‘레드햇(Red Hat)’을 포함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매출은 16% 급증했다. 컨설팅 부문은 53억1,000만 달러로 3% 가까이 늘었고, 메인프레임 등이 포함된 인프라 부문은 14% 증가한 41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21억9,000만 달러(주당 2.31달러)로, 전년 동기 18억3,000만 달러(주당 1.96달러) 대비 크게 확대됐다. 이익 계산에는 인수·합병(M&A) 관련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주요 신제품·M&A 동향
이번 분기 IBM은 차세대 메인프레임 ‘z17’을 공개했다. 회사 측은 해당 제품이 “AI 시대에 최적화된 최초의 메인프레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데이터·인공지능(AI) 전문 컨설팅업체 하코다(Hakkoda)를 인수해 기업 고객의 AI 전환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재무 가이던스 및 주가 동향
IBM은 2025 회계연도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 전망치를 종전 “130억 달러 이상”에서 135억 달러 이상으로 상향했다. 연간 매출 성장률은 고정환율 기준 5% 이상을 유지한다는 기존 가이던스를 재확인했다.
한편, S&P 500 지수가 같은 기간 8% 상승한 반면, IBM 주가는 연초 대비 28% 상승해 시장 수익률을 크게 앞질렀다. 그럼에도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5% 약세를 보였는데, 이는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심리와 2분기 비수기 효과, 그리고 일부 투자자들의 보수적 해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 해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란 무엇인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기업 내부(온프레미스) 시스템과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결합해 워크로드를 유연하게 배분하는 IT 인프라 전략이다. IBM은 2019년 레드햇 인수를 통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 왔으며, 이번 분기 실적에서 해당 부문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점은 클라우드 대전환 수요가 여전히 견조함을 시사한다.
컨퍼런스콜 관전 포인트
“우리는 AI·데이터 중심의 혁신 로드맵에 따라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
IBM 경영진은 이날 오후 5시(미 동부시간) 애널리스트 대상 컨퍼런스콜을 열어 실적 세부 사항과 향후 전략을 논의한다. 시장 참여자들은 AI·클라우드 통합 전략, 메인프레임 수요, 그리고 컨설팅 매출 모멘텀이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지 여부를 집중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자 시각 및 전망
1) 주가 반응: 실적 ‘서프라이즈’에도 주가가 하락한 것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주당 2.80달러라는 견조한 수익성과 135억 달러 이상의 자유현금흐름 가이던스는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여력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IT 산업 전반의 비용 절감 기조가 상승 탄력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2) 경쟁 구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AWS 등 하이퍼스케일러가 AI 플랫폼 주도권을 쥔 가운데, IBM은 메인프레임·컨설팅·레드햇 생태계를 결합해 특화된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공략한다. 특히 z17 메인프레임에 AI 가속 기능을 탑재함으로써 금융·보험·제조업 등 미션 크리티컬 분야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 리스크 요인: 글로벌 경기 둔화, 달러 강세 및 인플레이션 환경은 컨설팅 프로젝트 지연과 대형 IT 예산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AI 경쟁 심화로 인한 R&D 비용 증가가 마진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지켜봐야 한다.
종합하면, IBM은 클라우드·AI 전환 수요를 기반으로 안정적 현금흐름과 배당 매력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으나, 단기적인 변동성을 고려한 투자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