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투자 소식] 스페인 국영 전력회사 Iberdrola와 유럽 ‑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운영사 Echelon Data Centres가 스페인 내 데이터센터 건설·운영을 위해 전략적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로 했다.
2025년 7월 2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지분 구조를 20%(Iberdrola) 대 80%(Echelon)로 나누어 새로운 법인을 세우고, 스페인 전역에서 대규모 데이터 인프라 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투자 구조에서 Iberdrola는 전력 계통에 즉시 연결 가능한 부지를 제공하고,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한다. 반면, Echelon은 인허가, 설계, 마케팅, 일상 운영을 전담한다. 지속적인 전력 공급 능력은 클라우드·AI 수요가 급증하는 현 시장 상황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144MW 규모의 연산(프로세싱) 용량을 갖춘 데이터센터다. 전력 연결은 최대 230MW까지 확보됐다. 완공 시점은 2030년 이전으로 잡혀 있으며, 약 1,500개의 직·간접 고용이 창출될 전망이다.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데이터센터란 1만 대 이상의 서버 랙을 갖추고, 전력 사용량이 수백 메가와트(MW)에 달하는 초대형 시설을 가리킨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클라우드·AI 연산을 빠르게 확장하기 위해 주로 사용한다.
기업 배경을 살펴보면, Iberdrola는 재생에너지 기반 발전 용량에서 유럽 상위권을 차지하며, 스페인 내 전력망 인프라를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운영한다. Echelon은 아일랜드·영국·핀란드 등지에서 하이퍼스케일 센터 8곳(잠재 용량 800MW 이상)을 보유·개발 중인 전용 사업자다.
양사의 결합은 전력 안정성·탄소 절감·초대형 연산 수요라는 삼박자를 충족하며, 특히 EU 내 에너지 전환 정책에 부합한다. Iberdrola는 합작을 통해 고부가가치 데이터 인프라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Echelon은 현지 전력망·규제 대응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시장 관점에서 볼 때, 유럽 데이터센터 허브는 전통적으로 아일랜드·프랑크푸르트·암스테르담·런던·파리(FLAP) 지역에 집중돼 왔다. 그러나 최근 EU 탄소중립 목표와 전력망 포화 문제로, 지중해권 신규 거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스페인은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상대적으로 낮은 전력단가 덕분에 차세대 거점으로 부상 중이다.
전력 측면에서 230MW는 스페인 중소 도시 전체가 소비하는 수준에 맞먹는 규모다. Iberdrola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 탄소발자국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한, Echelon은 고효율 냉각 시스템과 열 재활용 설비를 적용해 PUE(Power Usage Effectiveness)를 1.2 이하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JV가 유럽 내 클라우드 지역 분산 전략 흐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AI 모델 학습용 GPU 클러스터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대용량·저지연·저탄소 전력 확보가 데이터센터 선택의 핵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망 및 과제로는 ▲인허가 기간 단축 ▲재생에너지 인증(Guarantees of Origin) 확대 ▲현지 커뮤니티와의 이익 공유 모델 구축 등이 언급된다. Iberdrola 관계자는 “스페인의 재생에너지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최고 수준의 지속 가능한 데이터센터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Echelon 측도 “스페인은 차세대 디지털 인프라 허브로서 천연조건이 뛰어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필자 의견으로, 양사 합작은 스페인 전력망 신뢰성과 ‘하이퍼스케일 전문 운영 역량’이 결합한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동일 모델이 포르투갈·남부 프랑스 등 인접 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 다만, 유럽 각국이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전력총량 제한’ 정책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정책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