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가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SAP에 대해 ‘보유(Hold)’ 의견으로 신규 커버리지를 시작했다. 은행은 SAP의 견고한 사업기초와 클라우드 전환으로 인한 성장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상장 주식은 이 소식에 3% 하락했다.
2026년 1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HSBC는 목표주가를 유로화 기준 178유로로 제시했다. 이는 당시 거래 수준인 194유로보다 낮은 수치로, HSBC의 평가 기준상 현재 주가가 목표주가를 상회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HSBC의 주장 요지: SAP의 기업자원관리(ERP) 시장 내 강한 지위와 두 자릿수 대의 이익 성장 전망은 이미 밸류에이션에 반영돼 있으므로, 컨센서스(시장 예상치)에 비해 상방은 제한적이고 일부 하방 리스크가 존재한다.
HSBC는 SAP의 매출이 2025년에서 2028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 9.6%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장은 고객의 온프레미스(on-premise·자체 설치형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클라우드로의 전환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점에 기반한다고 진단했다. 은행은 온프레미스 기반 매출 대비 연간 약 5%가 클라우드로 전환될 것으로 추정했으며, 이는 2022~2025년의 약 4.5%에서 소폭 상향된 수치다.
HSBC는 또한 이러한 전환이 SAP에 통상적으로 약 2.5배의 매출 상승 효과를 유발한다고 추정했다. 즉, 고객 한 곳이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 이행할 때 장기 매출 기여도가 통상적으로 기존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HSBC는 중장기 컨센서스에 대한 하방 위험도 경고했다. 주요 리스크로는 시장이 클라우드 전환 속도와 그에 따른 매출 상승폭을 과대평가하고 있을 가능성, 그리고 마진(이익률) 확장을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가정하고 있을 가능성을 꼽았다.
구체적 리스크 요인으로 HSBC는 다음을 지적했다: 약 60%의 SAP 온프레미스 고객이 아직 클라우드 전환을 시작하지 않았다는 점, 2027년 예상되는 유지보수 요금 인상과 2030년 공급 종료(end of support)가 예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즉시 전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ServiceNow와 Rimini Street의 파트너십은 고객들이 클라우드 업그레이드를 연기하거나 회피하도록 만들 수 있어 경쟁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HSBC는 SAP의 현재 클라우드 백로그(backlog·수주 잔고)가 성장세가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며, 명확한 신호는 2025년 4분기 실적에서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상방 요인으로 HSBC는 예상보다 빠른 클라우드 도입 가속화와 SAP의 AI(인공지능) 중심 이니셔티브가 강력한 견인력을 보이는 경우를 제시했다. 반대로 하방 요인으로는 서드파티(제3자) 유지보수 옵션의 채택 증가, AI 기반 경쟁사의 등장에 따른 시장 교란을 들었다.
기술 용어 설명(독자를 위한 보충 설명)
온프레미스(on-premise)는 기업이 자체 서버 또는 데이터센터에 소프트웨어를 설치·운영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반면 클라우드는 외부 제공업체의 서버를 통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클라우드 전환은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고 확장성을 제공하지만, 서비스 제공 방식의 변화에 따라 수익 구조와 마진이 달라질 수 있다.
CAGR(연평균성장률)는 일정 기간 동안 연평균 얼마만큼 성장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장기 성장성을 비교 평가할 때 자주 사용된다. 클라우드 백로그는 클라우드 전환을 위한 계약 또는 수주 잔고를 의미하며, 향후 매출의 가시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시장 및 투자자에 대한 함의
HSBC의 평가는 SAP 주가의 단기적 변동성과 중장기적 성장 시나리오에 대해 신중한 관점을 제시한다. 목표주가 178유로(현 194유로 대비 하향)는 투자자들이 클라우드 전환의 속도, 매출 승수(2.5배 가정)의 실효성, 그리고 마진 개선 가능성에 대해 보다 엄격한 검증을 요구해야 한다는 신호다. 만약 클라우드 전환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AI 관련 제품·서비스가 시장에서 빠르게 채택될 경우 주가에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서비스 연장 또는 제3자 유지보수의 확산은 SAP의 매출 전환 타이밍을 늦추고, 장기 매출 성장과 이익률 개선 기대를 약화시킬 수 있다. 특히 ServiceNow와 Rimini Street의 파트너십처럼 고객이 업그레이드를 미루도록 하는 경쟁적 선택지는 SAP의 업스트림(상향)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HSBC의 보고서가 단기적으로는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SAP가 클라우드 전환에서 보이는 성과와 AI 전략의 실체적 성과에 따라 재평가될 여지가 크다. 투자자들은 2025년 4분기 실적과 회사가 제시하는 KPI(핵심성과지표)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결론
HSBC의 신규 커버리지 발표는 SAP의 기본 펀더멘털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밸류에이션이 이미 상당 부분 성장 기대를 반영하고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투자 판단은 2025년 4분기 실적과 클라우드 전환 속도, AI 관련 제품의 시장 수용성, 그리고 제3자 지원 옵션의 확산 여부를 중심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 이러한 변수가 모두 긍정적일 경우 상방이 열리겠지만, 반대의 경우 주가와 실적 컨센서스에는 하방 리스크가 존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