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약세 속 영국 증시 숨 고르기…FTSE 지수 사상 최고 근처에서 보합

[런던 증시 브리핑]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에 상장된 주요 지수는 27일(현지시간) 최근 급등세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특히 글로벌 대형 은행 HSBC가 3분기 손실충당금 설정 소식으로 약세를 보인 가운데 다른 업종은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2025년 10월 2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FTSE 100FTSE 250 지수는 그리니치 표준시(GMT) 12시 8분 기준 각각 0.1%씩 소폭 상승했다. 직전 주 사상 최고치(FTSE 100)와 4년 만의 고점(FTSE 250)을 기록한 뒤인 만큼, 투자자들은 추가 상승 재료를 점검하며 관망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HSBC는 룩셈부르크 항소심에서 벌어들인 일부 소송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11억 달러(약 1조 4,900억 원) 규모의 충당금을 3분기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이는 버나드 메이도프의 폰지 사기(Ponzi Scheme) 피해 배상 문제와 연관돼 있다. 이 여파로 HSBC 주가는 1% 하락했으며, 은행 업종지수는 전반적으로 보합권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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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했다는 발표 이후, 시장에는 영란은행(BoE)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 크리스 보참(IG그룹 수석 시장분석가)

보참 애널리스트는 “투자 심리가 과열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여전히 FTSE 지수에 숨겨진 가치를 찾아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 합의를 성사시킬 것이라는 낙관론이 부상하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강화됐다. 안전자산인 국제 금가격은 약 2% 하락했고, 이에 따라 LSE에 상장된 금광·귀금속 업체들은 평균 3.1% 떨어졌다.


중형주(FTSE 250 편입 종목) 동향

기계 엔지니어링 기업 Goodwin PLC연간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가이던스를 제시하고, 예상치 못한 1회성 중간 배당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33% 급등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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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편의식품 제조사 Greencore Group은 1.2억 파운드 규모로 동종업체 Bakkavor와 추진 중인 합병 건이 영국 경쟁시장감독청(CMA)으로부터 “자사 상표(OEM) 냉장 소스 공급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잠정 결론을 받으면서 2% 하락했다.

제조업 투자 위축 우려

영국 제조업 협회 메이크 UK(Make UK)는 보고서를 통해 “영국 제조업체들이 매출 대비 설비투자 비중을 2017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추고 있다”고 경고했다. 단체는 다음 달 발표될 연례 예산안에서 설비투자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를 간소화·확대해 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용어·배경 설명*

*FTSE 100은 런던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이며, FTSE 250은 101위부터 350위까지 중형주 250개 종목으로 이뤄진 지수다. 두 지수 모두 영국 경제의 체감 경기를 가늠하는 주요 바로미터로 활용된다.

*버나드 메이도프(Bernard Madoff)는 2008년 적발된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폰지 사기 사건 주범으로, 투자자에게 650억 달러 이상의 피해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HSBC는 메이도프 연계 펀드 자금 세탁 의혹과 관련해 다수의 법적 분쟁을 겪어 왔다.


전문가 시각과 향후 전망

시장 참가자들은 영란은행의 12월 혹은 내년 초 금리 인하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배당 성향이 높은 FTSE 대형주에 저변확대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다만 HSBC와 같은 개별 종목 이슈가 지수에 주는 영향력도 여전히 크기 때문에, 섹터 분산과 이벤트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