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홀딩스(HSBC Holdings)가 미국법인 최고경영자(CEO) 리사 맥고(Lisa McGeough)의 돌연 사임을 발표하고, 약 20년 경력의 내부 인사 제이슨 헨더슨(Jason Henderson)을 직무대행(interim CEO)으로 임명했다.
2025년 8월 29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맥고 CEO는 취임 수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 “새로운 기회를 추구하기 위해” 회사를 떠난다. HSBC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공시에서 이러한 사실을 공개했다.
HSBC는 성명을 통해 “미국은 HSBC 국제 네트워크에서 핵심 시장이자 성장 전략의 중심”이라고 강조하며, 헨더슨 직무대행 체제에서도 미국 사업에 대한 투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맥고는 2021년 HSBC에 합류했으며, 올해 1월 CEO 조르주 엘헤데리(Georges Elhedery)가 단행한 광범위한 리더십 교체 인사의 일환으로 미국 CEO에 선임됐었다. 그러나 불과 몇 달 만에 퇴진을 결정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이번 인사 변동은 HSBC가 최근 몇 년간 미국 사업 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온 전환기적 시점에 이뤄졌다. HSBC는 2021년 시티즌스 파이낸셜(Citizens Financial)과 캐세이 제너럴 뱅코프(Cathay General Bancorp)에 소매은행 부문의 상당 부분을 매각하며 미국 소비자금융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이어 2025년 5월에는 기업금융(Business Banking) 포트폴리오까지 정리하며 조직을 단순화(simplify)했다. 본사가 위치한 런던에서 HSBC는 총자산 기준 유럽 최대 은행이라는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헨더슨은 사임 전까지 미국 뱅킹 부문 부대표(Deputy U.S. Head of Banking)를 맡았으며, 직무대행 체제에서도 해당 직책을 겸임한다. 그는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이번 임명으로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 기업·기관금융(CIB) CEO에게 보고한다.
링크트인(LinkedIn) 프로필에 따르면, 헨더슨은 약 20년간 HSBC에서 미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고위 임원직을 수행해 왔다. HSBC 입사 전에는 RBC 캐피털마켓(RBC Capital Markets)에서 13년 동안 근무했다.
추가 해설 : HSBC 미국 전략의 의미
HSBC는 아시아·중동·유럽에 치우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완하기 위해 미국 시장을 ‘교역·투자 허브’로 보고 있다. 미국 소비자금융에서는 발을 빼면서도, 다국적 기업·기관투자가 대상의 기업·투자은행(CIB) 부문을 집중 육성하는 전략이다.
이 같은 방향성은 최근 영국·중국 등지의 거시 불확실성 속에서도 달러 기반 수익원을 강화해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따라서 이번 CEO 교체가 미국 사업에 주는 영향은 전략 실행의 안정성 측면에서 업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전문가 관점
시장 전문가들은 엘헤데리 CEO 체제 아래 “실적 기반의 기민한 인사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특히 내부에서 성장한 헨더슨 대행은 장기간 축적한 현장 경험으로 즉각적인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국 금융시장 규제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장기적인 CEO 선임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한 일부 애널리스트는 헨더슨이 CIB 고객 포트폴리오 확장과 함께 핀테크·디지털 혁신 분야에서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할 경우, HSBC 미국법인의 성장 스토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