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매도프 사기 관련 룩셈부르크 판결로 3분기 11억 달러 충당금 인식

[HSBC·버나드 매도프 사건] 영국계 글로벌 은행 HSBC 홀딩스(HSBC Holdings)버나드 매도프(Bernard L. Madoff) 투자 사기와 연관된 룩셈부르크 법원의 판결에 따라 2025년 3분기 실적에 11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 규모의 충당금(provision)을 설정하겠다고 발표했다.

2025년 10월 26일, CNBC 뉴스에 따르면 룩셈부르크 1심 법원은 헤럴드 펀드 SPC(Herald Fund SPC)가 제기한 증권 반환(restoration of securities) 청구를 인정했다. 이에 대해 HSBC 룩셈부르크 법인은 항소했으나 증권 반환 부분은 기각됐고, 현금 반환(claim for cash restitution) 부분에서는 은행 측 항소가 받아들여졌다.

멕시코 시티 HSBC 지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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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펀드 SPC 대 HSBC
헤럴드 펀드는 2009년 HSBC 룩셈부르크 법인을 상대로 매도프 사기로 손실된 증권 및 현금 25억 달러이자의 반환, 또는 56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HSBC는 우선 최대 11억 달러를 비용으로 반영하게 되며, 이는 2025년 3분기 실적에 선반영돼 투자자 이익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룩셈부르크 항소법원에서 2차 항소를 진행할 것이며, 만약 최종적으로 패소하더라도 지급액 산정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다툴 것”HSBC 공식 입장

버나드 매도프 사기란 무엇인가?

2008년 드러난 버나드 매도프 투자 사기는 ‘폰지 사기’의 전형으로 평가된다. 투자자 자금을 돌려막기 방식으로 운영해왔으며 전체 피해 규모는 약 650억 달러에 달한다. HSBC를 포함한 여러 글로벌 금융사가 매도프 펀드 거래·관리 업무를 수행했으나, 기초 자산 자체가 허위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충당금(provision)’ 용어 설명

충당금은 재무제표상 예상되는 손실에 대비해 회계적으로 비용을 선인식하는 항목이다. 법적 분쟁·대손·구조조정 등 불확실성이 큰 사건에 대비하기 위해 설정하며, 이번 건처럼 최종 손실 금액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회계 기준에 따라 추정 손실을 반영해야 한다.

사건 경과 및 전망

1차 판결에서 HSBC는 증권 반환 부분에서 패소했고, 현금 반환 부분에서는 승소했다. HSBC는 2026년까지 룩셈부르크 항소법원에 2차 항소를 진행할 계획이다. 만약 항소에서도 패소한다면 헤럴드 펀드와의 지급 금액 산정 절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업계에서는 이번 충당금으로 HSBC의 자본적정성(CET1 비율)이 15~20bp(1bp=0.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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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 법원 전경

시장 반응 및 투자자 주의

애널리스트들은 “법적 위험이 크지 않다”는 은행 측 설명과 달리, 추가 소송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매도프 관련 다른 펀드·투자자들이 유사한 요구를 제기할 경우, HSBC뿐만 아니라 글로벌 커스터디·펀드 서비스 업계 전반에 리스크 프리미엄이 확대될 수 있다.

HSBC의 공식 자료 인용

HSBC가 2025년 7월 발표한 중간실적보고서(Interim Report)에 따르면, 매도프 관련 총 소송가액은 최대 56억 달러(이자 제외)에 달한다. HSBC는 “북미 이외 지역 계열사가 매도프 투자 펀드에 수탁·관리·행정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명시했다.

전문가 해석

룩셈부르크 법체계는 투자자 보호 성향이 강해, 은행이 ‘선량한 관리의무’를 다했는지를 핵심으로 판단한다. HSBC가 실질적 실사를 했는지 여부가 2차 항소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금융법 전문가인 장민석 변호사는 “충당금 설정만으로도 회계 투명성은 확보했으나, 장기간 이어질 법적 비용이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1 HSBC 주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
2 자본비율 하락에 따른 배당·자사주 매입 정책 변화
3 매도프 관련 타 금융사(씨티·BNP파리바 등)에 대한 파급효과

기자 의견: 이번 판결은 ‘글로벌 커스터디’ 시장에서 운용 자산에 대한 실사 책임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디지털 자산·사모펀드 확대 국면에서 관리은행(custodian bank)이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지 않으면 판결 리스크가 반복될 수 있다. HSBC의 2차 항소 결과는 향후 국제 금융 소송 관행에도 적잖은 선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