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구리 가격 강세 전망에 프리포트-맥모란 투자의견 ‘매수’로 상향

영국계 글로벌 은행 HSBC가 미국 광산업체 프리포트-맥모란(Freeport-McMoRan, 종목코드: FCX)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hold)’에서 ‘매수(buy)’로 상향했다. 동시에 목표주가도 주당 43달러에서 50달러로 16.3% 상향 조정해 향후 약 20%의 추가 상승 여력을 제시했다.

2025년 10월 17일(현지시간),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HSBC 애널리스트 조너선 브랜트(Jonathan Brandt)는 “가격 변동성 확대와 공급 차질 심화로 인해 귀금속‧비철금속 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며 이번 의사결정의 배경을 밝혔다. 그는 특히 플래티넘(백금)과 구리 시장에서의 공급 충격을 강조하면서 “프리포트-맥모란은 구리·금·몰리브데넘에 걸친 대규모 매장량을 보유한 만큼 수혜 폭이 크다”고 평가했다.

브랜트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최근 금속 가격 랠리에도 불구하고 FCX 주가는 S&P 500 지수 대비 크게 뒤쳐져 왔다”며 “구리와 금 가격 상승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경우 주가 재평가(re-rating) 여지가 상당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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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FCX가 구리와 금 가격 강세의 직접적 혜택을 볼 것으로 판단하며, 최근의 상대적 부진을 고려해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한다.”


구리·금·몰리브데넘 주요 매장물

프리포트-맥모란은 국제 구리 생산량 기준 상위권 기업으로, 아리조나 모린치·그라스버그(인도네시아)·엘아브라(칠레) 등 세계적 규모의 광산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확정 및 추정(Probable) 매장량은 구리·금·몰리브데넘 세 금속 모두에서 두 자릿수 연안(年限)의 생산이 가능한 수준이다.

구리 가격은 올해 들어 10월 16일까지 23% 상승해 S&P 500의 13.7%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다. 금 가격은 같은 기간 63%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FCX 주가는 연초 대비 약 10% 상승했으나 금속 가격만큼의 탄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AI 붐이 촉발한 구리 ‘슈퍼사이클’ 기대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10년간 구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본다. 구리는 반도체, 전력케이블, 냉각시스템 등에 널리 사용되며,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장과 전기차(EV) 보급 확대가 구리 소비를 자극할 전망이다. HSBC는 이번 리포트에서 “AI 연관 산업은 구리 수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게임체인저”라며 “전력 효율에 필수적인 구리 배선과 열 방출용 구리 냉각장치의 채택이 동반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은행 LSEG(구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FCX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23명 가운데 14명은 ‘매수’ 또는 ‘강력 매수’ 의견을, 9명은 ‘보유’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HSBC 상향조정으로 우호적 컨센서스가 한층 강화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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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해설: 몰리브데넘·플래티넘이란?

몰리브데넘(Molybdenum)은 강철의 내열성·강도를 높이기 위해 쓰이는 희소금속으로, 석유·가스 시추 장비나 군수 산업에서도 수요가 많다. 플래티넘(Platinum, 백금)은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용 촉매를 비롯해 수소연료전지·귀금속 투자 수단으로 활용된다. 두 금속 모두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글로벌 경기 변동이나 지정학 리스크가 가격에 즉각 반영되는 특성을 지닌다.

브랜트 애널리스트는 “플래티넘의 공급 차질이 구리 시장에도 풍선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귀금속·비철금속 전반의 공급 리스크 프리미엄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 해석 및 전망

현재 구리 현물 가격은 톤당 9,000달러 선을 넘어서며 2022년 고점을 재차 시험하고 있다. 전력 인프라 투자, 신재생에너지 확대, AI 데이터센터 건설 등 구조적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광산의 파업·정전·환경 규제로 공급은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될 경우, 프리포트-맥모란과 같은 대형 생산업체는 가격 결정력 제고와 현금흐름 개선을 동시에 누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리가 변동성이 큰 원자재인 만큼, 투자자는 중국 경기 둔화, 달러 강세, 글로벌 금리 사이클 등을 주시해야 한다. 추가 투자 시점을 가늠할 때는 구리 선물 커브의 백워데이션(역조) 여부나 투기적 포지션(Net Speculative Position) 추세에도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HSBC의 이번 투자의견 상향은 구리 가격 상승세가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적 흐름이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시장은 향후 프리포트-맥모란의 생산 확대 계획, 배당 정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스크 관리 등을 주목하며 밸류에이션을 재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