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 분석] 컴퓨팅 하드웨어 기업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티커: HPE)가 발리디아(Validea)가 추종하는 ‘멀티-팩터 인베스터(Multi-Factor Investor)’ 전략에서 총점 75%를 기록했다. 해당 전략은 네덜란드 로베코(Robeco) 자산운용의 피임 판블리트(Pim van Vliet) 박사가 고안한 ‘저변동성·강한 모멘텀·높은 네트페이아웃수익률’ 요건을 토대로 설계돼 있다.
2025년 11월 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HPE는 22개 ‘구루(guru)’ 팩터 모델 가운데 해당 전략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다만 80% 이상이면 투자 매력이, 90% 이상이면 강력 매력이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75%는 ‘관심 대상’ 직전 단계로 해석된다.
발리디아 멀티팩터 모델 구조*1
해당 모델은 세 가지 핵심 지표를 결합한다. 첫째, 주가 변동성(standard deviation)이 낮을수록 가점을 부여한다. 둘째, ‘12개월 대비 1개월(12-1) 모멘텀’으로 최근 수익률의 탄력을 확인한다. 셋째, 배당 및 자사주 매입을 합산한 넷 페이아웃 일드(net payout yield)를 통해 주주환원 강도를 측정한다.
세부 점검: 강점과 약점
• 시가총액 (Market Cap): PASS – HPE는 컴퓨터 하드웨어 업종에서 대형 가치주로 분류되며, 모델이 요구하는 최소 규모를 충분히 상회했다.
• 표준편차 (Standard Deviation): PASS – 최근 36개월 변동성이 동종 업계 평균보다 낮아 ‘저변동성’ 요건을 충족했다.
• 12-1 모멘텀: NEUTRAL – 최근 12개월 총수익률이 같은 기간 S&P 500을 소폭 하회해 긍정도 부정도 아닌 ‘중립’으로 분류됐다.
• 넷 페이아웃 일드: NEUTRAL – 배당수익률과 자사주 매입 규모를 합친 값이 업계 평균과 유사해 가점도 감점도 없었다.
• 최종 랭크: FAIL – 상기 항목에서 두 가지가 ‘Neutral’에 머무르면서 80% 문턱을 넘지 못했다.
“위험을 더 져야 수익을 더 얻는다”는 통념에 반기를 든 피임 판블리트 박사는 “저변동성 종목이 장기적으로 고변동성 종목을 능가한다”는 역설을 입증했다. 그는 《High Returns From Low Risk》에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대중적으로 설명했다.
용어 해설
12-1 모멘텀은 투자자들이 자주 쓰는 ‘최근 12개월(거래일 기준 252일) 누적 수익률에서 직전 1개월 수익률을 제외한 값’을 뜻한다. 단기 급등락을 제거해 중장기 추세를 가늠하려는 의도로 개발됐다.
넷 페이아웃 일드는 배당수익률과 순자사주 매입률(Buyback Yield)을 합산한 지표다. 배당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총주주환원 규모를 나타내기 때문에, 성장주보다 성숙한 가치주의 평가에 유용하다.
HPE 투자 시사점
HPE는 스토리지, 엣지컴퓨팅, 클라우드 솔루션 등 B2B 영역에 집중하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해 왔다. 이번 멀티팩터 평가에서 ‘PASS’ 항목 2개, ‘NEUTRAL’ 2개를 받아 75%에 그친 것은 주가 변동성 관리에는 성공했으나 모멘텀과 주주환원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 1년간 S&P 500이 약 +18% 상승한 반면, HPE 주가는 +12% 내외에 머물렀다. 또한 동기간 자사주 매입 규모는 팬데믹 이전 대비 축소됐다. 시장이 ‘AI 서버 확대’와 같은 성장 모멘텀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신규 배당 정책이나 CAPEX(설비투자) 캡 조정과 같은 주주친화적 조치를 추가 확인하고자 할 수 있다.
다만, IT 인프라 지출이 리오프닝 이후 정상화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HPE의 As-a-Service(HPE GreenLake) 구독형 매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밸류에이션 하방을 지지한다. 이는 ‘저변동성·가치’ 성향이 강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 요소로 비칠 수 있다.
피임 판블리트와 보수적(Conservative) 팩터 투자
판블리트 박사는 오는 2026년이면 로베코에서 ‘컨서버티브 에쿼티’ 팀을 이끈 지 11년째가 된다. 그의 연구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유진 파마와 케네스 프렌치가 제시한 ‘베타 수익률’ 개념을 실증적으로 보완하며, ‘저베타-고알파’ 전략에 대한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발리디아 플랫폼 개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본사를 둔 발리디아는 워런 버핏·벤저민 그레이엄·피터 린치·마틴 즈바이크 등 전설적 투자자의 공식을 데이터베이스화해 22개 모델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 가입자들은 각 전략별 스크리닝 결과와 리밸런싱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본 기사에 포함된 견해와 의견은 필자(발리디아)의 것이며, 나스닥(Nasdaq Inc.)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하다.”
※ 주: 본 기사는 투자 자문이 아니며, 최종 투자 판단과 책임은 독자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