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유사 HF 신클레어(HF Sinclair)가 2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순이익을 거두며 정제 마진(refining margin)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회사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뉴욕장 오전 11시 22분(동부시간)에 약 1.5% 상승세를 기록했다.
2025년 7월 3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달라스(텍사스주)에 본사를 둔 HF 신클레어는 2분기 평균 정제 마진이 $16.50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약 46% 개선됐다고 밝혔다. 특히 미드컨티넨트(미국 중부 내륙) 지역 정제 마진은 배럴당 $15.52로 85% 급등해 실적 회복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 기업의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70으로, LSEG 집계 애널리스트 예상치 $1.02를 크게 웃돌았다.
Tim Goh CEO는 “연초에는 정유 설비 증설이 수요 증가를 초과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현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 정유 산업의 전망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제 마진이란 무엇인가?
정제 마진은 정유사가 원유를 들여와 휘발유·경유 등 석유 제품으로 가공했을 때 얻는 손익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제품 판매가격에서 원유 구매비와 운영비를 차감한 금액이다. 국제유가가 급등해도 완제품 가격이 더 크게 오르거나, 유가가 하락해도 제품 가격이 잘 떨어지지 않을 때 마진이 확대된다. 따라서 정제 마진은 정유사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이번 분기 HF 신클레어의 평균 일간 투입량(throughput)은 660,640배럴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가동률(utilization rate)도 90.8%로 작년 93.6%에서 소폭 하락했다. 회사는 “털사(Tulsa) 및 파코(Parco) 두 정유소의 계획 정비(turnaround) 작업이 일시적 물량 감소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동사가 속한 미국 ‘빅5’ 정유사들은 1분기 일시적 손실 이후 2분기에 일제히 실적 반등세를 보였다. 발레로 에너지(Valero Energy)와 필립스 66(Phillips 66)도 이번 주 월가 예상치를 넘는 성적을 발표하며 유사한 흐름을 확인했다. 특히 경유(diesel) 마진이 예상 밖으로 견조해 주요 정유사의 수익성 방어막 역할을 했다.
산업·정책적 배경
바이든 행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동시에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국내 정제 설비 운영을 유지·지원하는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EV) 전환이 가속화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경유·항공유 수요가 급감하지 않는 이상 정제 시설의 역할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해석한다.
다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 중립 압력이 강화되면서 각 정유사들은 재생 디젤(Renewable Diesel)·지속가능 항공유(SAF) 등 친환경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추세다. HF 신클레어 역시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해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다.
실적 세부 지표
- 매출액 : 회사는 이번 기사에서 세부 매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정제 마진 확대 및 유가 변동성이 총매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 주당순이익(EPS) : $1.70
- 평균 정제 마진 : $16.50 (전년 대비 +46%)
- 미드컨티넨트 정제 마진 : $15.52 (전년 대비 +85%)
- 평균 일간 투입량 : 660,640배럴 (-2.4%)
- 정유소 가동률 : 90.8% (▼2.8%p)
시장 영향 및 전망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하반기에도 미국 경기 연착륙 시나리오가 유지되고 중국·인도 수요가 회복되면 정제 마진 추가 개선 여지가 있다”고 진단한다. 반면, 원유 공급이 단기간에 급증하거나 글로벌 경기 둔화가 현실화될 경우 마진 압축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HF 신클레어는 “예상치 이상의 견조한 수요 환경과 미드컨티넨트 지역 마진 회복에 힘입어 연간 가이던스를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투자자 프레젠테이션(IR)에서 배당 확대 또는 자사주 매입 규모 조정 여부가 주목된다.
투자자 관전 포인트ⓘ
1) 추후 정제 마진 변동성, 2) 원유·제품 재고 흐름, 3) 친환경 연료 투자 진척 상황을 집중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경유와 항공유 스프레드가 계속 탄탄하다면 HF 신클레어를 비롯한 미국 정유사 전반에 긍정적인 실적 사이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실적 발표는 ‘전통 에너지’ 부문이 전기차·재생에너지 확산에도 여전히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가격 변동 리스크 관리와 함께 친환경 전환 전략의 균형 여부를 주요 평가 잣대로 삼을 필요가 있다.
※ 용어 설명
• 정제 마진(Refining Margin) : 원유에서 휘발유·경유·항공유 등을 생산할 때 남는 이익.
• Mid-Continent : 미국 중서부 내륙 지역으로, 파이프라인·저장 인프라가 밀집해 있다.
• Turnaround : 정유·석유화학 플랜트의 대규모 계획 정비 기간을 의미하며, 통상 수 주간 생산이 중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