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스타트업 Grail, Inc.(나스닥: GRAL)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회사는 총 4,639,543주의 보통주 또는 프리펀디드(pre-funded) 워런트를 주당 70.05달러에 발행·매각하는 사모(private placement) 방식의 증권 매매계약(SPA)에 서명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해당 거래는 10월 21일 완료될 예정이다.
2025년 10월 20일, RTT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Grail은 약 3억2,500만 달러의 총(그로스) 자금을 유치해 수수료 및 제반 비용 공제 전 기준으로 회사 현금 보유고를 대폭 확충할 전망이다. 이는 Grail이 혈액 기반 암 조기진단 기술 ‘Galleri’를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상업화•보험상환 확대•운영자금 확보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투자금은 Galleri 검사의 시장 점유율 확대와 보험 상환 코드를 확보하기 위한 로비·임상 근거 구축, 그리고 향후 파이프라인 개발에 쓰일 것이다.” – 회사 관계자*
주요 투자자 구성
사모발행에는 Deep Track Capital, Farallon Capital Management, Hims & Hers Health, Braidwell LP 등 신규·기존 기관투자가가 참여했다. 여기에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3개 생명과학 전문 투자사와 한 테크·바이오 특화 패밀리오피스도 동참했다.
삼성 투자와의 시너지
회사는 이번 사모발행 대금을 포함할 경우, 2030년까지 현금성 자산과 단기투자금으로 운영자금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삼성물산 및 삼성전자가 조건부로 약정한 1억1,000만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2025년 9월 발표)를 제외한 계산이다.
시장 반응: 개장 전 6.42% 급등
사모발행 소식이 전해진 뒤 나스닥 장전(pre-market) 거래에서 Grail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42% 오른 83.01달러를 기록했다.※ 자료: Nasdaq 데이터
용어ㆍ배경 설명
사모(private placement)는 불특정 다수에게 공모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투자자를 대상으로 비공개로 주식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공모에 비해 규제 절차가 간소하고 속도가 빠른 대신, 투자자 풀이 제한적이어서 할인 발행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프리펀디드 워런트는 발행 즉시 거의 전액이 회사에 납입되고, 이후 일정 시점에 극히 낮은 행사가격(통상 0.001달러 등)으로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다. 주당 발행가의 대부분을 선납(Pre-fund)하므로 잠재적 희석 효과를 줄이는 동시에, 대규모 스톡옵션과 동일한 회계 처리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Grail은 2016년 일루미나(Illumina)에서 분사한 이후, 혈액 샘플 한 번으로 50종 이상의 암을 조기 발견한다는 목표를 내세워 질병 예방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상황이어서 보험 상환 코드를 확보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회사는 이번 사모발행을 통해 상업적 위험을 헤지하며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 진단
에버코어 ISI의 한 애널리스트는 “3억 달러대 추가 현금은 Grail이 FDA 및 CMS(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와의 협의에서 유리한 지위를 확보하게 한다”면서 “높은 연구개발 비용을 감안해도 2030년까지 현금 버퍼를 확보했다는 점은 투자 심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보험 적용이 지연될 경우,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며 보수적 시각을 유지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10월 21일 거래 종결이 예정된 만큼 주당 70.05달러 발행가 대비 실제 유통가격이 얼마나 괴리될지 주목된다. 둘째, 삼성그룹과의 전략적 제휴가 임상·제조·아시아 시장 진출로 이어질지 여부도 투자 초점이다. 마지막으로, FDA 규제환경과 미국 대선 후 의료비 지출 정책 변화가 Grail 상업화 일정에 미칠 영향이 관찰 포인트다.
* 본 기사에 인용된 모든 발언은 RTT뉴스 원문에 기초하며, Grail 또는 각 투자자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내용으로 확인됐다. 저자의 개인적 의견은 포함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