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현대차, 북미·중남미 겨냥 5종 신차 공동 개발

제너럴 모터스(GM)현대자동차미국·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해 총 5종의 신차를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두 거대 완성차 기업은 파트너십을 심화해 치열해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전날 밤(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4종의 내연기관·하이브리드 모델1종의 북미 전용 전기 상용 밴을 포함한 신차 개발 계획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남미 시장을 겨냥한 4개 차종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소형 승용차 ▲소형 픽업트럭 ▲중형 픽업트럭으로 구성되며, 모두 내연기관(ICE) 및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옵션을 갖출 예정이다. 북미 시장에는 순수 전기 상용 밴을 투입하기로 했다.


연간 80만 대 판매 목표

양사는 생산 능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 공동 개발 차량의 연간 판매량이 80만 대를 웃돌 것으로 내다본다. 현대차는 소형차와 전기 밴 개발을 주도하고, GM은 중형 픽업트럭 플랫폼을 책임진다. 각 사의 강점을 결합해 개발 기간과 비용을 단축하면서도 상품성은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협력은 2024년 9월 체결된 ‘프레임워크(Framework) 협약’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두 회사는 전동화·플랫폼 기술, 부품 조달, 지역 전략에 대한 광범위한 협력을 예고했다.

협력의 전략적 의미

GM은 현재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사실상 전무해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활용해 ‘공백’을 빠르게 메우는 것이 시급하다. 반면 현대차는 북미와 중남미에서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픽업·상용 부문에서 GM의 딜러망·노하우를 흡수해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전환 속도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양 사는 가격 인하 경쟁현지 브랜드 급성장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북미·중남미 같은 성장 시장을 중심으로 협력 시너지를 극대화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세계 3위(생산량 기준) 완성차 업체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수입차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 및 R&D 확대를 선언한 바 있다. 2025년까지 총 210억 달러(약 27조 원)를 투자해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전기차 전용 공장을 포함한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확충할 계획이다.


용어 해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란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해 연비와 배출가스를 동시에 낮추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프레임워크 협약은 양 사가 세부 계약을 체결하기 전, 협력 범위·원칙·일정을 큰 틀에서 합의해 추진력을 확보하는 ‘사전 포괄적 합의’ 형태다.

GM 글로벌 제품개발 총괄 부사장 마크 러스(Mark Reuss)는 “각 사의 대표 플랫폼과 기술을 결합해 최적의 시장 적합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2024년 중남미 자동차 판매는 전년 대비 6.5% 증가한 500만 대를 기록했으며, 특히 소형 픽업과 소형 SUV가 성장세를 견인했다. 전문가들은 “현지 수요에 특화된 합작 모델이 투입될 경우 두 기업은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진단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협력 관계가 ‘동상이몽’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GM은 전기차로의 ‘올인’ 전략을 수정해 하이브리드로 선회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플랫폼 전환비용과 노조의 반발에 직면했다. 현대차 역시 글로벌 공장 가동률 관리, 리콜 비용, 그리고 환율 변동성 등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사가 각자의 기술과 제조 역량을 공유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부품 구매 단가를 낮춰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시장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80만 대라는 목표 물량이 달성된다면 GM과 현대차 모두 글로벌 톱티어 전기·하이브리드 업체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맞을 것”이라며 “특히 중남미에서의 성공 여부가 협력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