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기기 업체 GE 헬스케어(General Electric HealthCare Technologies Inc.)가 중국 사업부의 일부 지분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2025년 9월 18일,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외부 자문사와 함께 자회사 구조를 정밀 점검하고 있으며, 잠재 거래 가격이 수십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평가가 거론된다. 다만 검토는 초기 단계로,
“아직 최종 결정된 사안은 없다”
는 점이 강조됐다.
GE 헬스케어 대변인은 1 “시장 루머에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서도,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보건의료 시장 중 하나이며 당사는 현지 환자 지원을 계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경쟁 심화·정치적 불확실성
최근 몇 년간 미·중 간 정치·무역 긴장, 현지 경쟁사의 부상,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가 맞물리며 미국 기업들의 중국 사업 전망이 크게 위축됐다. 상하이 주재 미 상공회의소가 지난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년 내 중국 비즈니스에 대한 낙관적 응답은 4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GE 헬스케어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회사는 수요 약화 및 관세(타리프) 부담으로 2024년 중국 매출이 약 15% 감소했다고 밝혔다. GE 헬스케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월 실적 발표 자리에서 “공급망을 보다 유리한 관세 환경으로 이전하기 위해 협력사와 함께 대응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발언 이후 투자자들은 공급망 재배치를 통한 비용 절감, 그리고 잠재적 지분 매각이 가져올 재무구조 개선에 주목해 왔다. 실제로 프리마켓(정규장 개장 전) 거래에서 GE 헬스케어 주가는 보도 직후 1.4% 상승했다.
용어 설명
타리프(Tariff)2는 국가가 수입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을 뜻한다. 중국에서 생산된 의료기기를 미국으로 들여올 때 높은 관세가 붙으면 가격 경쟁력이 낮아져 판매가 위축될 수 있다.
프리마켓 거래는 뉴욕증권거래소(NYSE)·나스닥(NASDAQ) 정규장 개장 전, 전산망을 통해 한정적으로 이뤄지는 매매를 말한다. 기업 실적 발표·정책 뉴스에 대한 시장의 초기 반응을 엿볼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전문가 시각: 지분 매각의 전략적 함의
시장관계자들은 이번 검토가 자본 효율성 극대화와 규제 리스크 분산을 동시에 노린 결정일 수 있다고 풀이한다. 중국 국영 병원 및 민간 의료기관은 고급 영상진단 장비·AI 기반 솔루션 수요가 여전히 높다. 그러나 미국 본사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진 중국 시장에 자본을 묶어두기보다, 현지 파트너에게 지분 일부를 넘기고 전략적 제휴 방식으로 수익을 공유하는 편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
또한 실질적인 지분 매각이 성사될 경우, GE 헬스케어는 유입 자금을 연구·개발(R&D) 또는 AI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인수에 투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글로벌 의료기기 산업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흐름과도 맞물린다.
아울러 중국 정부의 ‘의료 장비 국산화’ 정책에 따라 다국적 기업들의 점유율이 감소하는 추세인 가운데, 현지 기업과의 지분 제휴를 통해 ‘로컬 기업’ 지위를 확보하는 전략은 가격 입찰·인허가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의료기기 시장의 현황과 전망
시장조사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중국 의료기기 시장 규모가 2023년 1,700억 달러 수준에서 2030년 3,000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고령화·만성질환 증가로 영상진단·모니터링 장비 수요가 지속 확대되고 있으며, AI 기반 진단 소프트웨어가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정부 단가 인하 정책, 집중 조달(VBP·Volume-Based Procurement) 제도 확대, 현지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 강화는 해외 업체들의 마진 축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GE 헬스케어의 지분 매각 검토는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 선제적 대응으로 평가된다.
향후 일정과 관전 포인트
현재로서는 잠재적 지분 매각 규모·대상·구조가 공개되지 않았으나, 향후 6~12개월 내 협상이 구체화될 경우 중국 당국의 승인 절차가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국영 펀드 또는 현지 의료기기 대기업이 우선적인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투자자들은 매각 대금 규모, 중국 매출 비중 변동, 미·중 무역정책 추이 등을 주시하며, GE 헬스케어의 장기 가치 제고 여부를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동종 업계인 필립스(Philips), 지멘스 헬시니어스(Siemens Healthineers)의 중국 전략에 어떤 파급 효과가 미칠지도 관전 포인트다.
※ 본 기사에는 공개된 정보만을 바탕으로 한 전문적 분석이 포함돼 있으며,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독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