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일렉트릭(GE)이 미국 투자 리서치 업체 밸리디아(Validea)가 집계한 ‘구루 펀더멘털 리포트(Guru Fundamental Report)’에서 정량적 모멘텀(Quantitative Momentum) 전략 기준 94%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밸리디아가 추적하는 22개 투자 대가(구루) 전략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로, 해당 전략이 제시하는 매수 관심 임계치(80%)를 훨씬 웃돌며 ‘강한 매수 관심’ 구간에 진입했음을 뜻한다.
2025년 7월 27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는 GE를 대형 성장주(large-cap growth)이자 항공·방위산업(Aerospace & Defense) 대표 종목으로 분류했다. 밸리디아는 구루 전략별 종목 선별 과정을 자동화해 제공하는 서비스로, 그동안 워런 버핏, 벤저민 그레이엄, 피터 린치 등 가치투자 대가들의 투자 철학을 계량화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정량적 모멘텀 전략은 무엇인가?
정량적 모멘텀(Quantitative Momentum) 모델은 펜실베이니아 소재 알파아키텍트(Alpha Architect) 창립자인 웨슬리 그레이PhD가 고안했다. 그는 시카고대학교에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유진 파마(Eugene Fama) 교수 아래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 해병대 장교 출신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레이 박사는 『Quantitative Momentum』과 『Quantitative Value』의 공저자로서, ‘중기 상대성과(Intermediate-term Relative Performance)’를 바탕으로 꾸준한 주가 우상향을 보이는 종목을 선별해 왔다.
“Twelve-Minus-One 모멘텀, 수익률 일관성(Return Consistency), 계절성(Seasonality) 등이 조합돼 높은 점수를 받은 종목일수록 다음 기간에도 초과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모델의 핵심 가설이다.
GE 역시 이 세부 항목 가운데 Universe 정의와 Twelve-Minus-One 모멘텀, 수익률 일관성 항목을 모두 통과(‘PASS’)했고, 계절성은 ‘중립(NEUTRAL)’ 판정을 받았다.
GE, 항공·방위 부문 성장 모멘텀 부각
밸리디아의 보고서에 따르면 GE는 시가총액 약 1600억 달러(2025년 7월 26일 종가 기준)로, 항공엔진 및 방위 기술 부문의 수주 증가세가 실적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항공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엔진 유지·보수(MRO) 매출 역시 동반 확대되는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보고서는 “94%라는 모멘텀 점수는 정성적 평가가 아닌 엄격한 계량 모델을 통해 산출된 결과”라며, “90% 이상이면 모델 차원에서 강력한 관심 대상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80% 이상은 ‘관심’, 90% 이상은 ‘강한 관심’으로 해석된다.
투자 대가 전략 22개 가운데 1위
밸리디아는 워런 버핏(Buffett), 벤저민 그레이엄(Graham), 피터 린치(Lynch), 마틴 즈바이크(Zweig) 등 총 22명의 투자 대가가 공개적으로 제시한 정량적 선별 기준을 독립 포트폴리오 형태로 운용·검증한다. GE는 이번 평가에서 웨슬리 그레이 전략에서 94%를 기록하며 22개 모델 중 최고점을 받았다.
모델의 핵심 평가 항목
1) Twelve-Minus-One 모멘텀: 최근 12개월간 주가 상승률에서 직전 1개월 성과를 제외해 이례적 단기 변동성 영향을 최소화한다.
2) 수익률 일관성: 분기별 혹은 월별 수익률 편차를 분석해 상승 패턴이 꾸준하게 이어졌는지 측정한다.
3) 계절성: 특정 달 혹은 분기에 반복되는 실적·수급 효과가 존재하는지 확인한다. GE는 이 항목에서 ‘중립’이었으나 다른 지표 호조로 종합 점수를 끌어올렸다.
낯선 용어 해설
• 대형 성장주(large-cap growth): 시가총액이 크고,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기업군을 뜻한다.
• Twelve-Minus-One 모멘텀: 최근 12개월 누적 수익률에서 직전 1개월을 제외해 시장 단기 급등·급락의 잡음을 줄이는 방식이다.
• MRO(Maintenance, Repair & Overhaul): 항공기나 엔진·부품을 정비하고 수리·점검하는 사업 영역을 일컫는다.
밸리디아의 리서치 생태계
밸리디아는 S&P500 상위 종목, 러셀2000 상위 종목, 높은 이익수익률(High Earnings Yield) 및 높은 잉여현금흐름 수익률(High Free Cash Flow Yield) 등 다양한 팩터 포트폴리오를 무료·유료 서비스 형태로 제공한다. 또 ‘Excess Returns’ 팟캐스트를 통해 시장 팩터 분석과 구루 전략 백테스트 결과를 아카이브하고 있다.
전문가 관점 및 시사점
국내 금융투자업계도 최근 팩터 ETF 상품이 급증하며 ‘모멘텀’ ‘밸류’ ‘저변동성’ 등 투자 스타일 세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GE 사례는 해외에서도 계량형(Quant) 모델 기반 종목 선택이 주류로 자리 잡았음을 방증한다. 특히 모멘텀 전략은 ▲직관적·검증 가능한 룰 ▲변동성 관리 ▲가격 신호 기반 등 장점을 바탕으로, 거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구간에서 알파(초과수익)를 창출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모멘텀 전략은 시장 급반전 시 손실 확대 가능성이 존재하며, 백워드-루킹(backward-looking) 지표 특성상 선행적 리스크 요인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94%라는 점수 자체는 유의미하지만, 투자자는 재무제표·산업 사이클·거시 지표를 종합 검토해 포트폴리오 편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론적으로, GE는 항공·방위 시장의 구조적 성장 관점과 정량적 모멘텀 신호가 맞물리며 투자 매력도가 부각되고 있다. 향후 분기 실적과 수주 잔고 추이, 방위 예산 확대 여부, 그리고 글로벌 항공여객 회복 속도가 모멘텀 지속 여부를 가늠할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