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0.2% 내렸고, 파운드/달러 환율(GBP/USD)은 1.3545달러로 0.13% 상승하며 통화 강세를 재확인했다. 같은 날 독일 DAX는 0.5% 하락, 프랑스 CAC40은 0.2% 상승해 유럽 전역이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2025년 9월 1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 발표와 통화 시장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관망세를 이어갔다. 특히 파운드화 강세가 수출주에 부담을 주는 반면, 국내 소비주에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와 시장 내부에서도 반응이 엇갈렸다.
업종별로는 소매·소비재 섹터가 약세를 주도했다. Associated British Foods PLC(ABF)는 13.2% 급락하며 FTSE100 낙폭 1위를 기록했다. ABF의 패스트패션 브랜드 프라이마크(Primark)의 연간 매출 성장률이 1%로 둔화되고, 3분기 매출은 2.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에도 2% 감소가 예상돼 애널리스트 컨센서스(하반기 1% 감소)를 밑돌았다.
▶ 기업별 주요 이슈
1) ABF·Primark: 구조적 성장 둔화 우려
프라이마크는
“가격 인상에 신중을 기하며 재고를 관리했음에도 물가 압력, 임대료 상승, 소비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고 밝혔다. 투자은행들은 공급망 비용 상승·미국·유럽 소비심리 약화를 동시에 지목했다. 무엇보다 ‘원가절감 이상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2) Serica Energy(-11%): 2025년 생산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해 에너지 섹터 전반을 끌어내렸다. 브렌트유 가격 조정과 북해 규제 변화가 투심을 훼손한 것으로 풀이된다.
3) Wickes Group(-0.6%): 상반기 조정 세전이익이 16.7% 증가해 2,730만 파운드를 기록했지만, 동종업계 대비 마진 개선 폭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연간 가이던스는 4,820만 파운드로 유지됐다.
4) Warpaint London(-18.3%): H1 매출이 8% 늘었으나, 하반기 비용 상승을 반영해 연간 가이던스를 하향했다. 색조 화장품 시장의 공급 과잉과 위안화 약세가 수익성 압박 요인으로 지목됐다.
5) Anglo American(+1.7%): 캐나다 테크 리소시스(Teck Resources)와의 합병 기대가 이어졌다. 베렌버그가 투자의견을 ‘매도’에서 ‘보유’로 상향하며 모멘텀을 제공했다.
▶ 파운드 강세가 미칠 파장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 대비 파운드 상승세가 단기적으로 FTSE100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FTSE100 상장 기업 중 약 70%가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환율 변동은 수익 전망을 크게 좌우한다. 반면 내수 소비주는 수입 원가 부담이 완화될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영란은행(BOE)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파운드 강세를 지지한다고 본다. 그러나 유가·임금 상승에 따른 ‘2차 인플레이션’ 우려가 동시에 부상해 정책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 금융감독청(FCA)의 비접촉 결제한도 개편안
영국 FCA는 이날 카드사가 자율적으로 컨택리스 결제 한도를 설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컨설테이션을 개시했다. 현재 일괄 적용되는 100파운드 한도를 깨고, 거래 위험도·고객 선호도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금융·핀테크 업계는
“핀 넘버(PIN) 입력 없이 고가 상품 구매까지 가능해지면 모바일 월렛·디지털 ID 서비스 혁신이 가속화될 것”
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소비자 보호 장치·사기 방지를 위한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 도입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 전문가 해설: 투자 전략 시사점
① 엔화·유로 대비 파운드 강세는 영국 내수 중심 주식에 상대적 우위를 제공한다. 리테일·건축자재·항공 등 수입 원자재 비중이 높은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② 에너지·광산주처럼 해외 매출 의존도가 높은 종목은 환헤지 코스트 확대를 반영해야 한다. 특히 북해 석유세 개편·탄소세 트렌드가 불확실성을 키운다.
③ FCA 규제 변화는 핀테크 스타트업과 전통 카드사의 ‘협업·M&A’ 촉매가 될 공산이 크다. 한도 확대와 함께 생체인증·토큰화 솔루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④ ABF 사례는 소매 브랜드 다각화와 온라인 채널 강화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시장은 실적 부진보다 향후 오프라인 집중 전략의 지속 가능성을 더 크게 우려한다.
⑤ 퀀트 모델 관점에서는 FTSE100의 파운드 민감도가 여전히 높다. 따라서 향후 달러화 움직임과 미국 CPI 발표 등이 추가 변동성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처럼 기업 실적 불확실성, 통화정책 경로, 규제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투자자들은 섹터·종목별 차별화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