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SE 100 하락·파운드 강세…영란은행 기준금리 인하가 촉발한 英 증시 혼조

[런던 금융시장 브리프] 7일(현지시간) 런던 증시는 주요 지수 하락과 통화 가치 상승이 동시에 나타났다. FTSE 100 지수는 장중 0.9% 내렸고,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0.5% 오른 1.34달러선에서 거래됐다. 독일 DAX 지수는 1.8%, 프랑스 CAC 40 지수는 1% 넘게 상승해 대조를 이뤘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영란은행(BoE)은 고용시장 부진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4.25%에서 4.00%로 25bpbasis point, 0.01%p 인하했다. 이는 12개월 동안 다섯 번째 인하 조치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조치가 광범위하게 예상됐다고 평가했지만,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통화완화 시그널은 영국 주식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줬다. 대형주 중심의 FTSE 100은 하락했으나, 경기민감도가 높은 개별 기업들은 호재·악재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또한 파운드 강세는 달러 환산 실적을 보유한 다국적 기업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① 중앙은행 정책: 영란은행 기준금리 4%로 인하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는 기준금리를 25bp 낮춰 4%로 결정했다. 이는 고용지표 악화, 특히 구인·구직 비율 둔화를 배경으로 한 선제적 대응이다. 다만 MPC는 “향후 물가·임금 추이를 면밀히 관찰하며 추가 완화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시기는 명확히 하지 않았다.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우리는 경제의 연착륙을 도모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 – 앤드루 베일리 총재

시장에서는 연내 추가로 25~50bp의 추가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을 60% 안팎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파운드 강세가 수출주에 부담을 주고 있어 정책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견해도 제기된다.


② FTSE 100 주요 종목 동향

BoE 결정과 함께 발표된 실적·M&A 뉴스는 개별 종목 주가를 크게 요동치게 했다. Deliveroo(티커: ROO)은 주문 증가를 근거로 2025 회계연도 조정 EBITDA 가이던스를 17억~19억 파운드(미화 22억7천만~25억4천만 달러)로 상향했다. 이는 기존 전망 상단이다. 회사 측은 “미국 배달 플랫폼 DoorDash에 대한 매각 계약(2025년 4분기 완료 예정)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재확인했다.

Epwin Group(EPWN)은 독일 라우만 그룹 영국 법인에 1억6,730만 파운드(주당 120펜스)에 인수되기로 하면서 주가가 29.7% 급등했다. 인수 가격은 2024년 조정 순이익의 6.1배에 해당한다.

Harbour Energy(HBR)는 1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과 함께 연간 자유현금흐름 전망을 상향했다. 감가상각·손상차손으로 상반기 1억7,400만 달러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10% 넘게 뛰었다.

이밖에 InterContinental Hotels Group(IHG)은 상반기 조정 EPS 242.5센트로 컨센서스(224센트)를 8% 상회하면서 6.7% 상승했다. Serco Group(SRP)은 EPS 9.6펜스로 시장예상치를 12% 웃돌고 5천만 파운드 자사주 매입계획을 공개하며 7%대 상승했다.


③ 복합 변수 속 시장 전망

시장의 시선은 이제 통화정책의 다음 행보글로벌 매크로 지표로 이동한다. 미국 연준(Fed)이 여전히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영·미 금리 차 확대가 파운드 강세를 지속시킬지 여부가 관건이다. 한편 기업 실적 시즌이 중반에 접어들면서 가이던스 조정, M&A 발표 등 개별 이슈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FTSE 100은 원자재·금융·방어주가 지수 내 비중이 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민감하다. 전문가들은 “BoE가 완화 기조를 이어가더라도, 파운드 강세와 글로벌 수요 둔화가 상쇄될 경우 지수 반등은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④ 용어 해설 및 투자자 참고사항

Basis Point(bp)0.01%포인트를 의미한다. 금리 인하·인상폭을 미세단위로 표현할 때 주로 사용된다.

EBITDA(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는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으로,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비교적 정확히 보여주는 지표다.

Free Cash Flow(자유현금흐름)는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자본적 지출을 차감한 값으로, 기업이 배당·채무상환·투자 등 재무 전략에 활용 가능한 실질 현금을 나타낸다.

이들 지표는 기업 실적 발표 시 빈번히 언급돼 투자 판단의 핵심 근거로 쓰인다.


⑤ 결론 및 전망

영란은행의 4% 기준금리 시대가 다시 열리면서, 영국 주식시장·외환시장은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새로운 변수를 맞이했다. FTSE 100은 일시 조정을 받았지만, 기업별 실적·M&A 뉴스가 이를 상쇄하는 양상이다. 향후 투자자들은 통화정책 연속성개별 기업의 질적 성장을 함께 살펴야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