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SE 100 하락·파운드화 1.34달러선 붕괴…8월 영국 소매판매 0.5% 증가

런던 금융시장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19일(현지시간) 오후 거래에서 영국 대표 주가지수FTSE 100이 소폭 하락했고,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1.34달러까지 밀려 G-10 통화 중 최약세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발표된 영국 8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이는 7월 수정치(0.5%)와 동일하며, 시장 예상치(0.4%)를 소폭 웃돈 수치다. 영국 통계청(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ONS)은 “이번 지표는 물가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품 판매를 중심으로 작성됐다”고 설명했다.

소매판매 개선에도 불구하고 파운드화 급락국채 수익률 상승이 동반되면서 영국 금융시장은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영국 국채(길트)는 같은 만기 유럽국 채권 대비 약세가 두드러져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을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소매 지표가 견조하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차기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파운드 약세를 부추겼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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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지수 현황

런던시간 11시 40분(그리니치표준시) 기준 FTSE 1000.1% 하락했다. 같은 시각 파운드/달러 환율은 0.5% 하락한 1.34달러를 기록했다.

유럽 대륙 시장도 혼조세였다. 독일 DAX는 0.3% 내린 반면, 프랑스 CAC 40는 0.2% 상승했다. 이는 유럽 내 각국 경제 지표와 개별 종목 뉴스가 지수별로 상이하게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FTSE 100은 수출 비중이 높은 종목이 많아 파운드 약세가 지수에 부분적으로 호재로 작용할 때도 있다. 그러나 투자 심리를 결정짓는 것은 환율뿐 아니라 경기 전망과 기업 실적”이라고 한 런던 소재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전했다.


기업 뉴스 — 인수·합병(M&A)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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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어 헬스케어(Spire Healthcare Group plc)는 전략적 선택지를 모색 중이라고 밝히며 최대 15.8% 급등했다. 회사 측은 잠재적 매각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만 언급했지만, 시장은 즉각 M&A 시나리오에 무게를 뒀다. 주가는 1년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2021년 5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보였다.

영국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영리 병원 체계 확대 움직임과 맞물려 의료 서비스 업체 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지연된 수술 대기가 민간 병원 수요를 끌어올린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한편 내트웨스트 그룹(NatWest Group PLC)근로자 연금 플랫폼 ‘쿠션(Cushon)’ 매각을 타진 중이라는 보도(Sky News)가 나오면서 주목받았다. 내트웨스트는 2023년 1억4,400만 파운드에 쿠션 지분 대부분을 인수한 바 있다. 금융위기 구제금융 이후 최대 규모 거래 중 하나였던 이번 투자가 2년도 되지 않아 엑시트 검토 대상이 된 배경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원자재 — 금 가격 강보합, 런던 광산주 상승

금 선물 가격0.2% 상승한 온스당 3,686.3달러로 집계됐다. 금값 강세에 힘입어 런던 상장 광산주는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엔데버 마이닝(Endeavour Mining Corp)이 2.8% 올라 섹터 상승을 주도했다. 프레스닐로(Fresnillo PLC)는 1.2% 상승했고,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 PLC)·안토파가스타(Antofagasta PLC)도 각각 1.3%씩 올랐다.

국제 금값이 달러 대비 상대적으로 견조한 이유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장기 고금리 기조에 대한 헤지 수요가 꼽힌다. 전문가는 “파운드 약세 국면에서 금 등 달러 표시 자산이 안전자산 역할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경 해설 — FTSE 100과 파운드화의 상관관계

FTSE 100은 런던증권거래소(LSE)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을 추종하는 시가총액 가중 지수다. 원자재·금융·헬스케어 등 다양한 업종이 포함돼 있으나,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이 많아 파운드 가치가 하락할 경우 해외 매출이 파운드로 환산되는 과정에서 회계상 실적이 부풀려지는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반대로 내수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는 환율 약세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번 파운드화 약세는 주로 영국 경제성장률 둔화 우려국내 물가 압력 지속이 결합된 결과로 해석된다. 시장은 잉글랜드은행(BOE)의 정책 금리 경로국채 수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 시각

씨티은행 런던지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매판매는 최근 몇 달간 개선 흐름을 이어갔지만 실질임금 회복세가 미약한 점을 감안하면 내수 회복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기업 이익 전망이 혼조세를 보이는 만큼 섹터별 옥석 가리기가 중요해졌다”고 조언했다.

영국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특히 헬스케어·원자재 섹터는 방어적 특성과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를 동시에 보유해 변동성 국면에서 투자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