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증시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워싱턴 정상회담이 긍정적으로 마무리됐다는 소식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다. 전 거래일과 달리 이번 회담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해결 전망에 대한 희망적인 발언이 이어지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지원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발언만으로도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며 영국 주요 지수는 장 초반부터 강보합 흐름을 이어갔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그리니치표준시(GMT) 07시 55분 기준 0.03% 상승했고, 파운드·달러 환율(GBP/USD)은 1.35달러로 0.1% 절상됐다. 독일 DAX는 0.07% 하락, 프랑스 CAC 40은 0.4% 상승해 유럽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주요 종목·섹터 동향
BHP Group Ltd(티커: BHPB)는 2025회계연도(2024.7~2025.6)에 철광석·석탄 가격 하락으로 기초 순이익이 102억 달러로 26%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513억 달러로 8% 줄었으나, 구리·철광석 생산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회사는 “가격 조정 국면에서도 현금 창출력과 마진을 방어했다”고 설명했다.
유연 사무실(코워킹) 전문 기업 International Workplace Group Plc(IWG)는 2025년 상반기 시스템 전사 매출이 22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과거 대형 계약 종료 여파로 그룹 매출은 1% 감소한 18억 5,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조정 EBITDA는 6% 증가(2억 6,200만 달러)했고, 영업이익은 6,800만 달러로 견조했다. 주당순이익(EPS)은 0.9센트에서 1.1센트로 개선됐다.
스포츠 영양 브랜드 Applied Nutrition PLC는 2025 회계연도(2024.8~2025.7)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4% 늘어난 1억 700만 파운드, 조정 EBITDA는 19% 증가했다. IFRS 16(리스 회계 기준)을 제외한 순현금은 1,850만 파운드로, 재무 건전성을 과시했다.
경제·물가 지표
시장조사기관 월드패널 바이 뉴머레이터에 따르면 영국 식료품 물가상승률은 8월 10일 기준 4주간 5.0%로 내려앉았다. 전달 5.2%에서 0.2%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영국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압박이 소폭 완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업 지배구조·M&A
헬스케어 부동산 투자기업 Assura PLC는 에드 스미스(CBE) 의장이 즉각 사임했다고 공시했다. 스미스 의장은 2017년 이사회에 합류, 2018년부터 의장을 맡아 왔다. 이사회는 2025년 8월 12일 Primary Health Properties PLC(PHP)가 제시한 공개매수가 무조건부로 선언됐음을 언급하며, 이번 사임 결정이 인수 절차와 맞물려 있다고 밝혔다.
SHEIN IPO 이슈
패스트패션 업체 SHEIN Group은 홍콩 증시 상장(IPO) 승인을 받기 위해 본사를 중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회사는 뉴욕 상장 추진이 무산된 뒤 런던으로 방향을 틀었으나, 중국 당국의 승인이 관건이 되자 본사 이전 카드를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설명
• IFRS 16: 국제회계기준(IFRS)의 리스 회계 처리 기준으로, 리스 이용자가 리스 자산과 부채를 모두 재무제표에 인식하도록 규정한다. 이에 따라 순현금 지표를 산정할 때 IFRS 16 부채를 제외하기도 한다.
• 조정 EBITDA: 감가상각·이자·세금 등 비현금 비용을 제외한 영업활동 현금창출력을 보여 주는 지표로, 기업의 실질 수익력을 파악할 때 활용된다.
기자 해설 및 전망
트럼프-젤렌스키 회담에서 가시적 합의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안보 보장”이라는 표현 자체가 시장에는 안도감을 줬다. 다만 실제 군사·재정 지원이 어떻게 구체화될지는 향후 미 의회·NATO 회담을 지켜봐야 한다. 원자재 가격 둔화는 BHP 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으나, 역대급 생산량은 하락폭을 제한했다. 식료품 물가 상승률이 둔화된 것은 영란은행(BoE)의 통화완화 전환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변수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FTSE 100이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구간에서 7,900선 안착을 시도할 것이며, 유가·원자재 가격 흐름이 중기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코워킹·헬스케어 부동산·스포츠 영양 등 비전통적 성장 섹터가 영국 증시 다변화의 견인차가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