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증시가 23일(현지 시각) 보합권에서 벗어나며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대표 지수인 FTSE 100이 +0.2% 오르면서 유럽 주요 지수 전반의 리스크 온(risk-on) 분위기에 동참했다. 파운드/달러 환율(GBP/USD)은 1.35달러 선에서 큰 변동 없이 안정세를 이어갔다.
2025년 9월 23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독일 DAX 지수는 +0.3%, 프랑스 CAC 40 지수는 +0.9% 상승해 유럽 대륙 전반의 긍정적 흐름을 재확인했다. 특히 프랑스 지수의 상대적 강세가 돋보였는데, 이는 개별 기업 실적 개선과 에너지 가격 안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FTSE 100은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다*1. 이 지수는 세계 투자자들이 영국 경기 흐름을 가늠할 때 가장 많이 인용하는 대표 벤치마크다.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FTSE 편입 기업에는 역풍이 될 수 있으나, 이날은 통화 가치가 다소 안정되면서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킹피셔(Kingfisher) 실적 호조로 연간 가이던스 상향
영국 홈인프루브먼트(retail DIY) 전문기업 킹피셔 PLC(LON: KGF)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2025 회계연도 조정 세전이익 전망치를 종전 4억8,000만~5억4,000만 파운드 범위의 상단(Upper End)으로 제시했다. 2024/25 회계연도 기록했던 5억2,800만 파운드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장중 +19% 급등하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킹피셔는 영국 내 B&Q·Screwfix 등 유명 DIY 체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는 Castorama와 Brico Dépot 브랜드를 운영한다. 영국 주택 리모델링 수요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유지된 점이 매출·이익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스미스 그룹, 마진 개선으로 가이던스 상단 달성
스미스 그룹 PLC(LON: SMIN)는 7월 31일 마감된 2024/25 회계연도 실적에서 헤드라인 영업이익580 백만 파운드를 기록해 전년도 526 백만 파운드 대비 크게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7.4%로 사상 최고 수준을 찍었으며, 회사가 제시했던 가이던스 범위의 상단을 달성했다. 매출액 역시 33억4,000만 파운드로 전년 대비 +8.9% 유기적 성장을 보였다.
스미스 그룹은 산업용 엔지니어링·보안·의료 기기 등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통해 경기 변동성에 대비해 왔으며, 이번 실적은 제품 믹스 개선과 운영 효율화 전략이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
영국 경기 선행지표 둔화… PMI 하락세
한편, 영국 기업들은 세금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레이첼 리브스 재무장관의 11월 예산 발표를 앞두고 경기 모멘텀과 신뢰도가 약화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S&P 글로벌이 집계한 9월 예비 복합 구매관리자지수(Composite PMI)는 51.0으로 8월 53.5에서 하락했다. 50.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의미하지만, 두 달 연속 하락 및 고용세 약화가 우려를 키웠다.
PMI는 Purchasing Managers’ Index의 약자로 제조·서비스 기업 구매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설문해 경기 방향성을 선행적으로 파악하는 지표*2다. 수치가 50을 넘으면 확장, 50 아래면 수축 국면을 뜻한다.
BOE(영란은행) 통화정책 스탠스 “제한적 기조 지속”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BOE의 휴 필(Huw Pill)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완고하게 높아 제한적(제약적) 통화정책을 좀 더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국내 기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로 돌아가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고 지적했다.
영란은행(BOE)은 2024년 말부터 기준금리를 5.25% 수준으로 동결해 왔으며, 채권 보유 축소(양적 긴축)도 병행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고금리 부담이 가계·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OECD, 2025년 영국 성장률 1.4%로 상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5년 영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1.4%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해당 전망치는 G7 국가 가운데 미국(1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순위다. 다만 2026년 성장률은 1.0%로 둔화할 것이라는 예측도 함께 제시됐다.
종합 분석
영국 증시는 대형 소매·산업재 기업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지수 상승의 직접적 촉매로 작용했다. 그러나 PMI 둔화와 영란은행의 매파적 발언이 중장기 위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11월 예산안 및 BOE 통화정책회의 일정을 주시하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주택·리모델링 수요가 강한 상황에서 킹피셔와 동종 업계 기업들은 추가 실적 상향 가능성이 남아 있다. 반면 고금리에 민감한 건설, 내구재 업종은 비용 부담을 면밀히 관리해야 한다. 스미스 그룹 사례에서 보듯, 복합 산업 기업은 제품 믹스 다변화와 운영 효율 강화가 장기 성장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1 FTSE 100: 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100 Index의 약자로, 런던증권거래소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
*2 PMI: Purchasing Managers’ Index, 제조·서비스 구매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해 경기를 선행적으로 진단하는 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