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SE 100, 소비재·헬스케어 부진에 일간 하락…주간 기준 2주 연속 상승

런던 증권거래소의 대표 지수인 FTSE 100이 소비재와 헬스케어 업종 약세에 발목이 잡히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수는 2주 연속 주간 상승 흐름을 이어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025년 9월 1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FTSE 100 지수는 전일 대비 0.2% 내렸고, 중형주 중심의 FTSE 250 지수 역시 0.3% 하락해 마감했다. 다만 두 지수 모두 이번 주 누적으로는 상승을 기록해, 투자 심리가 일정 부분 지지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금(金) 가격 급등, 그리고 방위산업 섹터의 강세가 이번 주 영국 증시에 완충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방위 관련 종목으로 자금이 유입돼 FTSE 100의 낙폭을 제한했다.

주목

영국 7월 성장률, ‘제로’…정부·시장 모두 실망

영국 통계청(ONS)이 발표한 7월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영국 경제는 전월 대비 0% 성장에 그쳤다. 제조업 생산이 급격히 위축된 것이 주된 요인으로, 하반기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 이는 11월 예산안을 앞둔 영국 정부 입장에서도 반가울 리 없는 결과다.

Fiona Cincotta 시티인덱스 선임시장분석가는 “영국의 성장 전망은 여전히 약하다”면서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된 탓에 영란은행(BoE)은 내년 초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종별 동향

헬스케어: -1.2%. 대형주 AstraZeneca가 1.4%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에너지: -0.5%. BP가 1% 약세를 기록했다.
귀금속 광산: -0.8%. Fresnillo가 1.8% 밀렸다.
소비재(Consumer Staples): 디아지오(Diageo) -1.9%.
리테일: JD Sports Fashion -2.2% 하락, FTSE 100 최하위권.
방위산업 및 항공우주: +1%. BAE Systems 1.7% 상승, 6개월 만에 주간 최대 상승률.
유틸리티: United Utilities·SSE 각각 1.6% 상승.
산업용 소재·광업: 구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Glencore 1.6% 상승.

한편, 업종별 편차가 이어지는 가운데 산업 로비 단체는 “엄격해지는 규제와 비용 부담이 제약·바이오 헬스케어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촉구했다.


중형주(FTSE 250) 주요 이슈

온라인 슈퍼마켓이자 로봇물류 기술기업인 Ocado는 미국 파트너사 Kroger자동화 창고 투자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자 19.9% 급락하며 중형주 지수 최하단으로 밀렸다.

주목

금융 서비스 업체 JTC는 사모펀드 워버그(Warburg)퍼미라(Permira)와의 개별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15.8% 급등,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용어∙배경 설명*

* FTSE 100: 파이낸셜타임스(FT)와 런던증권거래소(LSE)가 공동 산출하는 지수로,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을 추종해 ‘영국판 코스피200’으로 불린다.
FTSE 250: 시총 순위 101위~350위 기업으로 구성돼 영국 내수 경기를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중앙은행 금리: 영란은행의 기준금리는 대출·소비 심리에 직접적 영향을 미쳐 증시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한다.
방위산업 섹터: 정부·국방 예산에 영향을 받으며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시 방어주 성격을 띤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참가자들은 Fed의 정책 전환영란은행의 금리 유지가 동시에 지속될 경우 파운드화 약세와 달러 강세가 심화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는 수출 비중이 큰 FTSE 100 기업에 긍정적이지만, 수입 가격 인상으로 내수 기업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금값이 사상 최고치 부근을 유지하면서 광산업체 수익성 개선 기대가 높아졌으나, 달러 강세원자재 변동성이라는 복합적 변수도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증권가에서는 “방위·유틸리티·산업금속처럼 구조적 수요가 뒷받침되는 업종이 당분간 상대적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반면, 소비재 및 리테일 업종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가계 실질소득 감소로 단기 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영국 증시는 ‘약한 성장, 견조한 인플레이션, 정책 공백’이라는 삼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 투자자들은 11월 예산안과 연말 소비 동향, 그리고 Fed·BoE의 통화정책 향배를 주시하며 포트폴리오 방어와 기회 모색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