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SE 100 상승·파운드 강세… 털로 오일 급락·히스콕스 급등

런던 증시가 6일(현지시간) 오전 거래에서 상승세를 보이며 파운드화도 강세를 나타냈다. 주요 상장사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히스콕스(Hiscox)털로 오일(Tullow Oil)이 큰 폭의 주가 변동을 기록했다.

2025년 8월 6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정오 12시 20분(그리니치표준시 기준) 블루칩 지수인 FTSE 100은 전일 대비 0.3% 오른 반면, 영국 파운드화(GBP)는 달러 대비 0.1% 상승한 1.33달러에 거래됐다.

유럽 주요 지수도 동반 상승했다. 독일 DAX는 0.06%, 프랑스 CAC 40은 0.3% 각각 올랐다.


■ 개별 종목 동향

글렌코어(Glencore PLC) – 주가 4.4% 하락

다국적 광산기업 글렌코어는 석탄 가격 하락과 구리 생산 감소로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다. 조정 EBITDA는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54억3,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55억6,000만 달러)를 소폭 밑돌았다. 회사는 또 콜롬비아 석탄 자산에 대한 손상차손이 확대되며 순손실 규모가 예상을 웃겼다고 밝혔다.

털로 오일(Tullow Oil PLC) – 주가 16.6% 급락

영국 기반 석유·가스 탐사기업 털로 오일은 상반기 6,100만 달러 순손실을 기록, 7,600만 달러 이익을 예상한 시장 전망을 크게 빗나갔다. 가나 주빌리(Jubilee) 유전의 지속적인 생산 차질로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 전망치도 하향 조정됐다. 매출액은 5억2,400만 달러로 컨센서스보다 13% 낮았다.

리걸앤드제너럴(Legal & General Group) – 주가 3.1% 하락

보험·자산운용사 리걸앤드제너럴은 솔벤시Ⅱ(Solvency II) 자본비율이 217%로 컨센서스를 3%포인트 하회했다고 공시했다. 비보유 미국 사업의 일시적 영향(마이너스 6%포인트)은 제외된 수치다.

퀼터(Quilter) – 주가 보합

자산관리사 퀼터는 순유입 자금이 45억 파운드(60억 달러)로 시장 기대를 상회했다. 회사 측은 ‘자문(어드바이스) 검토’가 완료되는 대로 자본 정책을 재평가하겠다고 설명했다.

입스톡(Ibstock PLC) – 주가 변동 미미

벽돌 제조사 입스톡은 상반기 매출이 9% 증가한 1억9,300만 파운드로, 특히 점토(Clay) 부문 물량 확대가 주효했다고 밝혔다. 다만 가격 약세와 판매 믹스 악화로 조정 EBITDA는 5,800만 파운드에서 3,600만 파운드로 감소했다.

코카콜라 유럽 파트너스(Coca-Cola European Partners, CCEP) – 주가 8.6% 하락

유럽 최대 코카콜라 병입업체 CCEP는 올해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를 종전 ‘약 4%’에서 ‘3~4%’로 하향했다. 회사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두 자릿수 물량 감소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4임프린트 그룹(4imprint Group) – 주가 6.4% 하락

맞춤형 판촉물 업체 4임프린트는 어려운 시장 여건 속 상반기 매출이 1% 감소한 6억5,940만 달러였다고 발표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10.5%에서 10.7%로 개선됐다.

히스콕스(Hiscox) – 주가 10.2% 급등

보험사 히스콕스는 자사주 매입 규모를 1억 달러 늘려 총 2억7,500만 달러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상반기 보험계약 체결 보험료(총₍Gross₎ Written Premiums)는 29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27억8,000만 달러에서 증가했다.

인터내셔널 에어라인스 그룹(IAG) – 주가 1.9% 하락

UBS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한 이후 IAG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UBS는 북대서양 노선 수요 둔화, 영국 경기 역풍, 로열티 프로그램 불확실성을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 용어 해설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무형자산상각 차감 전 영업이익으로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솔벤시Ⅱ(Solvency II)는 EU 보험사 재무건전성 규제 체계로, 자본비율이 높을수록 지급여력이 크다는 의미다.

손상차손(impairment)은 자산 가치가 회수 가능 가액보다 높을 경우 인식하는 회계상 손실이다.

자사주 매입(share buyback)은 기업이 시장에서 자기 주식을 사들이는 조치로,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부양 효과가 기대된다.


■ 시장 분석 및 전망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FTSE 100이 소폭 상승한 것은 보험·자산운용 섹터의 방어적 특성과 일부 소매·소비 관련주의 선전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특히 히스콕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확대 소식은 시장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는 원자재 및 석유 기업 실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털로 오일의 심각한 생산 차질은 아프리카 오프쇼어 프로젝트의 운영 리스크를 재차 부각시키며 투자자 경계심을 키웠다.

파운드화 강세는 미국 달러 약세와 영국 금리 인상 기대가 교차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지연될 경우 영란은행(BoE)의 추가 긴축 여력은 제한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하반기 FTSE 100이 업종·종목별 차별화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결론적으로, 브랜드 가치가 확고하고 현금흐름 가시성이 높은 기업은 상대적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실적 모멘텀과 배당·자사주 매입 정책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공통적인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