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연방준비제도 결과 대기 속 숨 고르기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0.13% 하락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27% 떨어졌다. 나스닥100지수도 0.08% 약세를 보였다. 같은 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9월물 E-미니 S&P 선물(ESU25)과 E-미니 나스닥 선물(NQU25)은 각각 0.11%, 0.04% 하락했다.
2025년 9월 1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17일 마무리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앞서 포지션을 정리하며 관망세를 이어갔다. 투자자들은 25bp(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으나, 연준이 제시할 점도표(dot plot)에서 연말까지 총 70bp 인하 전망이 유지될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
1. 미국 경제 지표: 소비·제조업 ‘깜짝’ 호조
미 상무부가 발표한 8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해 시장 예상치(0.2%)를 웃돌았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0.7% 늘어나 예상치(0.4%)를 상회했다. 같은 달 제조업 생산 역시 0.2% 증가하며 ‘마이너스 전환’ 전망을 뒤집었다. 반면 9월 전미주택건설협회(NAHB) 주택시장지수는 32로 2년 9개월 만의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이처럼 소비 지출이 견조한 가운데, 물가 압력이 완화됐다는 최근 지표가 겹치며 시장은 ‘연착륙 시나리오’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소비 호조 → 금리 인하 폭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2. 섹터별 흐름: 에너지·반도체↑, 헬스케어↓
국제 유가(WTI)가 1.5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에너지 업종이 강세를 이끌었다. APA(+6%), 옥시덴털 페트롤리엄(+5%), 데번 에너지와 발레로 에너지가 각각 3% 이상 상승했다. 엑손모빌·셰브론·콘코필립스도 2%대 강세를 기록했다.
반도체주도 지속된 AI 수요 기대 속에 지수를 지지했다. ON 세미컨덕터(+3%대)가 나스닥100 상승률 1위를 기록했고, 인텔·마이크로칩·마벨테크놀로지가 2% 이상 올랐다. 장비주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ASML 역시 1% 넘게 상승했다.
반면, 웰스파고가 ‘중립’에서 ‘비우호적’으로 투자의견을 낮춘 헬스케어 섹터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유나이티드헬스(-2%대)를 비롯해 센틴, 웰타워, 휴마나 등이 동반 하락했다.
3. 개별 종목 이슈
엔터테인먼트 업체 데이브앤버스터스는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0.40달러에 그치며 컨센서스(0.89달러)를 크게 밑돌자 17% 급락했다. 로켓랩은 7억5,000만 달러 규모의 증자 계획을 발표하며 12% 떨어졌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TD 코웬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내리자 6% 하락하며 S&P500과 나스닥100 내 낙폭 1위를 기록했다.
ECB 집행이사 시무쿠스는 “유로존 물가가 목표치(2%) 부근에 안착했다”며 추가 인하가 막바지 단계에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월트디즈니가 2%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38% 급등, 에너지 저장 기술 기업 블룸 에너지도 모건스탠리 목표가 상향(44달러→85달러)을 호재로 8% 올랐다.
4. 채권·금리 동향
미 국채 10년물(12월물 T-노트)은 장 초반 강한 미국 지표에 약세를 보였으나, 주가가 되밀리며 숏 커버링이 유입돼 2.5틱 상승 마감했다. 수익률은 4.026%로 1.2bp 하락했다. 20년물 130억 달러 입찰에서 응찰률 2.74배를 기록, 최근 10차례 평균(2.59배)을 상회한 점도 수요 강세를 뒷받침했다.
유럽에서는 독일 10년물 국채금리가 2.693%(+0.1bp), 영국 10년물 길트금리가 4.639%(+0.6bp)로 소폭 상승했다.
5. 용어·배경 설명
· 점도표(dot plot) : 연준 위원 19명이 제시하는 연도별 기준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한 그래프다. 각 점이 개별 위원의 익명 전망치를 의미하며, 시장은 이를 통해 정책 경로의 ‘중간값’을 가늠한다.
· E-미니 선물 : CME가 운영하는 전자거래 전용 소형 지수선물로, 표준 계약 대비 거래 단위가 작아 개인·기관 모두 활용한다. 대표적으로 S&P500(EU), 나스닥100(NQ) 종목이 있다.
· basis point(bp) : 금리 변동 단위를 나타내는 0.01%포인트를 뜻한다. 예컨대 25bp는 0.25%포인트와 동일하다.
6. 전망 및 전문가 시각
시카고 연방기금선물(FedWatch)에 따르면, 16일 오후 기준 시장은 이번 회의 25bp 인하 확률을 100%, 50bp 인하 가능성을 5% 반영했다. 10월 28~29일 FOMC에서 추가 25bp 인하 확률은 84%로 추정된다. 연말까지 누적 68bp 인하가 가격에 내재돼 있다.
월가 전략가들은 “이미 기대치를 반영한 주가가 단기 과열 구간에 진입한 만큼, 점도표가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긴축 선호)’이면 차익 실현 매물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대로 ‘비둘기파적(완화 선호)’ 메시지가 확인되면 성장주·고위험 자산의 추가 랠리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준 독립성에 도전하는 행보를 이어가며 국채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트럼프는 미셸 쿡 이사를 해임하려 했으며, 스티븐 미런을 백악관 직책 유지 상태에서 연준 이사로 지명하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7. 결론
결국 17일 공개될 연준의 ‘점도표’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이 단기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소비 지표 호조, 에너지·반도체주 강세, 헬스케어주 약세라는 오늘장의 특징은 정책 기대와 업종별 펀더멘털이 뒤엉킨 결과로 해석된다. 투자자들은 매파·비둘기파 간 힘겨루기 속에서 데이터 기반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