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금리결정을 앞두고 방향성을 잃었다. 16일(현지시간) S&P500지수는 -0.15%,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36%, 나스닥100지수는 -0.10% 하락했다. 같은 시각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23%,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16% 떨어졌다.
2025년 9월 17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틀 일정의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시작되면서 투자자들은 25bp(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거의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개장 직후 고점을 찍은 S&P500과 나스닥100은 8월 소매판매·제조업 생산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자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전환했다. 강한 경제 지표는 경기 연착륙 기대에는 우호적이지만, 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스탠스를 자극할 수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미국 소비는 여전히 견조하다. 8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예상 0.2%),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7% 증가(예상 0.4%)했다. 같은 달 제조업 생산도 0.2% 늘어 시장 예상치(-0.2%)를 뒤집었다. 반면 주택경기 체감도를 보여주는 9월 NAHB 주택시장지수는 32로 2년 9개월 만의 최저치에서 제자리걸음했다.
“소매판매·제조업 생산이 예상보다 강해도 노동시장 둔화와 완화된 물가 상승률이 맞물리며 연내 70bp 인하 기대는 건재하다”는 것이 월가 컨센서스다.
선물시장(시카고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100% 확률로 25bp 인하, 5% 확률로 50bp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더 나아가 10월 28~29일 차기 FOMC에서도 추가 25bp 인하 가능성을 84%로 본다. 이에 따라 연말 기준금리는 현재 4.33%에서 3.65%로 68bp가량 낮아질 것이란 시나리오가 지배적이다.
글로벌 증시·채권시장 동향
해외 시장은 혼조세다. 유럽 Euro Stoxx50은 -0.86% 하락한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04% 상승했고 일본 니케이225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0.30% 올랐다.
채권시장에서는 12월물 미 10년 국채선물 가격이 1틱 상승, 수익률은 4.036%로 0.2bp 하락했다. 강한 경제 지표로 장 초반 매물이 나왔으나, 주가가 밀리자 쇼트커버링이 유입됐다. 미 재무부는 이날 200억 달러 규모 20년 만기 국채를 입찰해 공급 부담도 작용했다.
유럽 국채금리는 일제히 올랐다. 독일 10년물은 0.8bp 오른 2.699%, 영국 10년물은 2.2bp 상승한 4.655%를 기록했다. ECB 이그나스 시무커스 정책위원은 “유로존 물가가 목표치(2%) 부근에 근접했다“며 추가 인하 사이클 종료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주요 종목 움직임
반도체주 랠리가 기술주 전반을 지탱했다. ON세미콘덕터(+2% 이상)가 나스닥100 상승률 1위를 기록했고, 인텔·ASML·퀄컴·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도 1% 넘게 올랐다.
유가 상승(+1% 내외)으로 에너지 업종도 강세를 보였다. APA(+4%↑), 다이아몬드백에너지(+2%↑)가 선두에 섰고 데번에너지·옥시덴털·발레로 등이 2% 이상 상승했다. 엑슨모빌·셰브런도 1% 넘게 올랐다.
그 밖에 월트디즈니가 2% 지분을 취득하기로 한 웹툰엔터테인먼트(+27%), 모건스탠리 목표주가 상향($85)을 받은 블룸에너지(+6%↑), 3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컨센서스를 웃돈 스틸다이내믹스(+5%↑) 등이 돋보였다.
하락 종목으로는 실적 부진의 데이브앤버스터스(-16%↓), 증자 계획을 발표한 로켓랩(-9%↓), TD코웬이 매수→보유로 강등한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8%↓) 등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150억 달러 명예훼손 소송 소식으로 2% 하락했다.
경제 지표 해설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다. 연 8회 열리며,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와 대차대조표(양적완화·축소) 방향을 결정한다. 25bp(basis point)는 0.25%포인트를 뜻한다. ex-petroleum 또는 ex-autos는 석유·자동차처럼 가격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수치를 말해 기본적인 추세 파악에 활용된다.
또한 쇼트커버링(short covering)은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해 주식을 재매입하는 행위를 의미하며, 주가·채권가격에 급격한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전문가 시각
시장 컨센서스는 연준이 “지나치게 매파적 신호”를 자제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 6월 이후 노동시장이 식어가고 있어, 연착륙 시나리오가 여전히 효력을 갖기 때문이다. 다만 소매판매처럼 수요 측 지표가 반등한다면, 연준 위원들은 점도표(Dot Plot)에서 2026년까지의 중립금리 경로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기간 프리미엄이 낀 장기물 채권과 배당 우량주를 병행 보유해 변동성을 낮추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결론적으로 이번 FOMC는 “예상된 인하” 자체보다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과 점도표 수정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향후 12개월간 총 3차례(75bp) 추가 인하를 지지하는 신호가 나오면 성장주 랠리가 재점화될 수 있지만, 반대로 인하 속도 조절론이 나오면 최근 고점 부근에 있는 주가에는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