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DXY00)가 0.07% 오른 105.21을 기록하며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주식시장이 약세로 돌아서자 투자자들이 달러를 유동성 피난처로 선택한 결과다. 다만 8월 미국 주택 착공·건축 허가가 예상을 크게 밑돌아 달러 강세 폭은 제한됐다.
2025년 9월 17일(현지시간)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시장은 이번 FOMC 종료 직후 -25bp(0.2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를 100% 확률로 반영하고 있으며, 50bp 인하 가능성도 7%로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가 달러 가치를 누르고 있다.
시장금리선물(연방기금 선물)은 10월 28~29일 열릴 다음 회의에서 추가 -25bp 인하 가능성을 86%로 가격에 반영했다. 연말까지는 총 69bp의 인하가 단행돼 연방기금금리가 4.33%에서 3.64%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도 달러 약세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리사 쿠크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는 시도, 그리고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직을 유지한 채 연준 이사직을 겸임하려는 스티븐 미런의 계획이 외국인 투자자의 달러 자산 매도를 촉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주택 지표 부진
8월 주택 착공은 전월 대비 -8.5% 감소한 130만7,000건으로, 시장 예상치 136만5,000건을 크게 하회했다. 건축 허가도 -3.7% 줄어 131만2,000건으로 5년 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며 예상치(137만 건 증가)를 빗나갔다.
유로·엔 환율 동향
EUR/USD 환율은 달러 강세 여파로 0.09% 하락했다. 같은 날 발표된 유로존 8월 소비자물가(CPI) 확정치가 전년 동월 대비 2.0%로 하향 수정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완화 기대가 높아진 것도 유로 약세에 일조했다. 반면 ECB의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전망이 살아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통화정책 디버전스’가 유로를 지지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USD/JPY는 0.16% 내리며 엔화가 달러 대비 1.75개월 만의 고점으로 뛰었다. 일본 기시다 내각에서 농림수산상을 지낸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이 자민당 총재 경선 출마를 선언, 재정 확대보다 통화정책 독립성을 선호할 것이라는 기대가 엔 강세로 이어졌다. 미 국채 수익률 하락도 엔화에 우호적이었다.
일본 8월 무역지표
수출은 -0.1% 감소해 시장 예상(-2.0%)보다 양호했으나, 수입은 -5.2% 줄어 예상치(-4.1%)를 밑돌았다. 시장은 글로벌 수요 둔화가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귀금속·원자재 시장
12월물 금 선물(GCZ2)은 온스당 8.50달러(-0.23%) 하락했고, 12월물 은 선물(SIZ2)은 0.542달러(-1.27%) 떨어졌다. 달러 강세와 FOMC 발표 전 롱 포지션 청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미국 주택 지표 부진은 산업용 수요 감소 우려를 자극해 은 가격을 추가 압박했다.
전일 최근월물(U25) 금은 사상 최고가 3,698.60달러를 기록했고, 은도 14년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시장이 연내 세 차례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하면서 실질금리 하락이 귀금속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관세 갈등, 프랑스·일본 정치 불확실성,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준 공격 등 지정학·정치 리스크도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프랑수아 바위루 총리가 불신임안으로 사퇴했으며, 일본에서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지방선거 패배로 사임해 추가 재정 확대 가능성이 부각됐다.
펀드 자금도 귀금속 랠리를 뒷받침했다. 금 ETF 보유량은 화요일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로 증가했으며, 은 ETF 보유량도 9월 3일 기준 3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사 작성일 현재, 리치 애스플런드 기자는 본문에서 언급된 어떠한 종목에도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참고 용어 설명
• DXY(달러 인덱스):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프랑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가중 평균한 지수다.
• FOMC: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로, 기준금리·유동성 공급 등 핵심 정책을 결정한다.
• bp(베이시스포인트): 1bp는 0.01%포인트로, 금리 변동폭을 정밀하게 표시할 때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