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결과 발표 앞두고 뉴욕 증시 약세 마감

뉴욕증시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하루 앞두고 차익 실현 매물에 밀려 약세를 보였다. 29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30%,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46%, 나스닥100 지수는 ‑0.21% 하락 마감했다. 동시에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0.30%,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22% 떨어졌다.

2025년 7월 3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이번 주에 예정된 굵직한 이벤트—FOMC 회의 결과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기자회견, ‘매그니피센트 세븐’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들의 실적 발표, 그리고 8월 1일(금) 발표될 7월 미국 고용보고서—를 앞두고 포지션을 축소했다.

이날 장 초반만 해도 S&P 500과 나스닥1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출발했다. 시장을 지지한 요소는 △예상보다 양호한 2분기 기업 실적 △미·중 무역협상 진전 전망이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스톡홀름에서 진행 중인 협상 상황을 고려할 때 90일간의 추가 ‘관세 휴전’ 연장이 유력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혼재된 경제 지표가 투자 심리를 빠르게 냉각시켰다. 6월 JOLTS(구인·이직 보고서) 공석 수는 743만7,000건으로 전월 대비 27만5,000건 감소해 시장 예상치(750만 건)를 하회했다. 반면 콘퍼런스보드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7.2로 컨센서스(96.0)를 웃돌았다. 투자자들은 엇갈린 지표 속에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을 가늠하려 애썼다.

대형주 실적 변수도 부각됐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인 유나이티드헬스 그룹 주가가 7% 급락하며 지수 하방 압력을 키웠다. 회사는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4.08달러로 시장 예상치(4.59달러)를 밑돌았고, 연간 EPS 전망치도 최소 16달러로 하향해 추정치 20.40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인수·합병(M&A) 뉴스는 일부 지수 버팀목으로 작용했다. 유니언 퍼시픽은 약 850억 달러(주당 320달러)에 노퍽서던을 인수하기로 합의했고, 베이커휴스는 차트 인더스트리스를 96억 달러(주당 210달러)에 사들였다.

부동산 가격 지표도 눈길을 끌었다. 5월 S&P 코어로직 20대 도시 주택가격지수 상승률은 전년 대비 2.79%로 1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는 예상치(2.91%)를 하회했다.

FOMC 회의는 30일 종료된다. 시장은 기준금리(연 4.25~4.50%) 동결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으나, 성명서 문구와 파월 의장 발언을 통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늠할 전망이다.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은 이번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 확률을 2%, 9월 회의 인하 확률을 66%로 반영 중이다.

이번 주 경제지표 일정도 빼곡하다. 30일 발표될 7월 ADP 고용증가치는 8만 명, 2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율 2.4%가 예상된다. 31일엔 실업수당 신규 청구건수(22만3,000건)와 2분기 고용비용지수(0.8% 증가), 6월 개인소비 0.4%·개인소득 0.3% 증가, 6월 근원 PCE 물가(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7%)가 발표된다. 8월 1일에는 7월 비농업 고용(10만9,000명 증가)과 실업률(4.2%), ISM 제조업지수(49.5) 등이 예정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까지 ‘새 무역협정’이 성사되지 않으면 대(對)세계 관세를 15~50% 부과하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시장은 무역 불확실성이 FOMC 이후 변동성을 자극할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이번 주는 2분기 실적 시즌 중 가장 바쁜 주로 S&P500 편입기업의 38%가 성적표를 낸다. ‘매그니피센트 세븐’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스가 30일, 애플·아마존닷컴이 31일 실적을 공개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분기 S&P500 전체 이익은 연간 기준 4.5% 증가가 예상되며, 보고를 마친 기업 중 82%가 이익 예상을 상회했다.

해외 증시도 혼조세였다. 유로 Stoxx50 지수는 0.78% 상승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33% 올랐다. 반면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0.79% 하락했다.

국채시장에서는 9월물 10년 만기 미국 T-노트가 19틱 상승(가격 상승·금리 하락)해 10년물 금리는 2.5주 만에 최저치인 4.322%까지 떨어졌다. 7년물 국채 440억 달러 입찰이 응찰률 2.79배로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강세를 부추겼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2.708%(+1.9bp), 영국 10년물은 4.633%(-1.4bp)로 혼조 마감했다.

용어 풀이: JOLTS는 미국 노동부가 매달 발표하는 ‘구인·이직(Jobs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 보고서로, 노동 수요·공급을 보여주는 선행지표다.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 잣대로,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다. FOMC는 통화정책 결정기구로, 기준금리와 자산매입 프로그램 등을 결정한다.

개별 종목 동향도 극명했다. 월풀(-13%)·캐리어글로벌(-10%)·UPS(-10%)·페이팔(-8%) 등 대형주가 실적 부진 및 가이던스 하향으로 급락했다. 반면 암코어테크놀로지(+18%), 차트 인더스트리(+16%), 코닝(+11%), 캐던스디자인시스템즈(+9%) 등은 서프라이즈 실적 및 M&A 호재로 강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단기 조정 가능성연준의 정책 전환 가능성이 공존한다고 평가한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지수는 고점 부근이지만 실적 서프라이즈가 지수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며, 다른 쪽에서는 “매수 기회를 엿보되 FOMC 이후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 시각에서 볼 때, 이번 주 이벤트들은 ‘정책 불확실성’‘실적 모멘텀’의 힘겨루기다. 필자는 고용·물가 지표가 예상에 부합하거나 둔화 신호를 보인다면 9월 금리 인하 베팅이 강화돼 성장주 랠리가 재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반면 트럼프발 관세 변수는 투자심리의 ‘블랙 스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