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DXY)가 28일(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0.12% 하락하며 2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투자자들은 29일 마무리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이 비둘기파(통화완화)적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에 베팅하며 달러 매도를 확대했다.
2025년 10월 28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 약세 배경에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0.4bp 하락해 4%대 초반으로 내려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시장은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가 경제에 미칠 부정적 충격과 이에 따른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동시에 반영하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25bp 인하돼 3.75~4.00% 범위로 낮아질 확률을 100%로 보고 있다”라고 현지 딜러들은 전했다.
시장금리(스왑)는 12월 9~10일 열리는 차기 FOMC에서도 추가 25bp 인하 확률을 90%로 반영하고 있으며, 2026년 말까지 총 115bp의 누적 인하를 가정해 유효연방금리(EFFR)가 2.95%까지 떨어질 것을 시사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경제전망요약(SEP)과 점도표(dot plot)가 공개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시장은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연준이 양적 긴축(QT) 중단을 공식 선언할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QT가 중단되면 연준이 시장에서 유동성을 더 이상 흡수하지 않아 주식·채권 가격에 우호적일 수 있다.
기대치를 웃돈 美 경제지표, 달러 낙폭 제한
같은 날 발표된 리치먼드 연방은행 제조업지수(10월)가 -4로 전월 대비 13포인트 상승(예상 -12)하며 경기 둔화 우려를 일부 완화했다.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도 94.6으로 예상치(93.4)를 상회했다. 주택시장에서는 8월 FHFA 주택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4% 오르며 예상치를 웃돌았다.
지표 호조가 달러 낙폭을 제한한 가운데, 달러 약세가 두드러지자 유로/달러(EUR/USD)는 +0.15%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ECB가 이미 금리인하 사이클을 종료했다는 관측 속에, 2026년까지 미국이 추가 100bp 이상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중앙은행 간 정책 괴리를 주요 재료로 삼고 있다.
미·중 잠정 무역합의로 안전자산 수요 감소
주말 말레이시아 협상에서 도출된 미·중 잠정 무역합의는 시장 전반의 위험선호를 자극했다. 스티븐 베슨트 미국 재무장관은 “11월 1일부터 발효될 100% 대중 수입관세가 사실상 철회됐다”고 밝혔다. 중국은 향후 1년간 희토류 수출 제한을 하지 않고 미국산 대두를 ‘상당량’ 매입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도가 하락하며 달러뿐 아니라 금 가격(-0.91%)에도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
반면 엔/달러(USD/JPY)는 -0.60% 급락했다. 도쿄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동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타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공개적으로 칭찬하면서 무역 갈등 우려가 진정됐기 때문이다. 일본 기우치 미노루 성장전략상이 “엔화 약세가 과도하면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도 엔 반등을 도왔다.
정책 전망: 연준·BOJ ‘동결’, ECB ‘관망’
일본 은행(BOJ)은 30~31일 열리는 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50%로 동결할 가능성이 스왑 기준 86%로 높다. ECB도 10월 30일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확률이 1%에 불과하다.
금·은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은 최근 3년 최고치 대비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안전자산 이탈과 차익 실현성 매도(long liquidation)이 겹치며 12월물 금 선물은 3주 만에 최저치로 밀렸다. 다만 연방정부 셧다운, 지정학 리스크, 중앙은행 금 매수, 연준 독립성 논란 등 구조적 요인은 귀금속 가격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용어·배경 설명
① 양적 긴축(QT)은 연준이 만기 도래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아 보유자산(대차대조표)을 축소하는 정책이다. 이는 시중 유동성을 흡수해 사실상의 금리 인상 효과를 낳는다.
② 점도표(dot plot)는 FOMC 위원 18명의 향후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한 그래프다. 시장은 이를 통해 연준 내부 컨센서스를 파악한다.
③ 장단기 금리차는 10년물과 2년물 금리 스프레드를 의미하며, 마이너스 전환 시 경기침체 전조로 해석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의 최종 목적지는 물가 안정이 아니라 고용 극대화에 무게가 실려 있다”며, 경기 둔화 신호가 강화될 경우 2026년 이전에도 추가 딥컷(deep cut)이 가능하다고 관측한다. 동시에 QT 중단이 현실화되면 ‘정책 피벗’ 신호로 해석돼 리스크자산에 단기적으로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 달러 유동성 과잉이라는 부메랑이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결국 29일 파월 의장의 발언 수위가 인플레이션 완화보다 성장 둔화를 강조한다면, 달러 인덱스 105선이 무너지며 103대까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대로 QT 중단 발표가 지연되거나 만기상환 한도를 축소하는 ‘절충안’이 나오면, 달러와 국채금리는 단기 반등할 여지도 있다.
※ 본 기사는 투자 자문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 아니며, 모든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