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퍼스트솔라(First Solar)가 해외산 패널에 부과된 추가 관세로 자사 제품 가격 인상을 기대하면서 2025 회계연도 연간 매출 전망을 상향했다고 밝혔다.
2025년 7월 3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템피에 본사를 둔 퍼스트솔라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4% 이상 급등했다. 이는 회사가 발표한 긍정적 가이던스(사업 전망)와 수입 관세 정책이 결합된 결과로 해석된다.
태양광 산업은 최근 수요 부진과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광범위한 수입 관세와 재생에너지 관련 정책 변화가 시장 지형을 재편하면서, 업계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OBBBA 법안이 미치는 영향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세제·재정 지출 패키지인 ‘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는 2028년까지 태양광·풍력 세액공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병행되면서 미국 내 생산 능력을 보유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최근의 정책 및 통상 환경은 종합적으로 볼 때 태양광 제조 업계에서 퍼스트솔라의 상대적 위치를 강화했다.” – 마크 위드마(Mark Widmar) CEO
위드마 최고경영자는 관세로 인해 자사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시장 내 입지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2025 회계연도 순매출 가이던스를 49억~57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 전망치는 45억~55억 달러였다.
시장조사업체 LSEG(구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퍼스트솔라의 2025년 순매출을 평균 50억7,000만 달러로 예상해 왔다. 새로운 회사 가이던스는 이 컨센서스 상단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미국 내 제조업체 보호전략 강화
이달 초 퍼스트솔라를 포함한 미국 태양광 패널 제조사들은 인도네시아·인도·라오스산 태양광 모듈에 대해 관세 부과를 요청하는 청원서를 미 상무부에 제출했다. 이들은 대규모 신규 설비 투자 보호와 중국 경쟁업체 대비 가격 경쟁력 확보를 청원 이유로 들었다.
일반적으로 ‘관세’는 특정 국가 제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해당 제품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여 자국 산업을 보호한다. 관세가 높을수록 수입업체는 비용 부담이 커지며, 결과적으로 국내 생산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기후 대응과 전력 수요 증가
기업과 정부는 탄소 배출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광 패널에 대한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전기차(EV) 보급 확대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는 청정 전력에 대한 구조적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변수
시장 전문가들은 관세 부과가 미국 내 제조사에 단기적 가격 우위를 제공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 혁신과 생산 효율 개선 없이는 가격 경쟁력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또한, OBBBA가 세액공제 축소를 통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투자수익률(ROI)을 낮출 가능성이 있어, 업계는 정책 변동성에 대비한 다각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 용어 설명
• 가이던스(Guideance): 기업이 투자자에게 제시하는 예상 실적 범위.
• 컨센서스(Consensus):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전망치.
• LSEG: 런던증권거래소그룹(London Stock Exchange Group) 산하 금융정보 제공 업체.
주가 및 시장 반응
시간 외 거래에서 퍼스트솔라 주가는 4% 이상 상승하며, 관세 수혜 기대감을 반영했다. 다만, 주식 시장은 금리 움직임과 정책 리스크에 민감하므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관세 정책과 OBBBA의 상충 효과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조 기반과 기술력을 보유한 퍼스트솔라는 단기적 수혜가 예상된다. 향후 관세 부과 범위, 국제 무역 갈등 심화 여부, 그리고 세액공제 축소 속도 등이 실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