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디티 바이오사이언스(나스닥: RNA)의 주가가 23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4% 상승하며 투자자 관심을 끌었다. 회사는 듀신 근이영양증(DMD) 환자 가운데 엑손 44 스키핑이 가능한 돌연변이를 가진 군을 대상으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 ‘델파시바트 조타디르센(delpacibart zotadirsen, 이하 델-조타)’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혁신 치료제 지정)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FDA의 이번 조치는 중증 질환에 대해 현존 치료제 대비 획기적인 개선 가능성을 보여주는 약물을 신속 심사·개발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로, 임상·허가 과정 전반에서 FDA와 긴밀한 협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델-조타는 현재 2상 EXPLORE44 공개 연장(open-label extension) 임상이 진행 중이다. 앞서 종료된 1/2상 EXPLORE44 시험에서 후보물질은 p<0.05 수준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며 ▲엑손 스키핑 증가 ▲디스트로핀 단백질 발현량 상당폭 증가 ▲크레아틴 키나아제(CK) 수치 정상 범위 근접 등의 결과를 보여 안전성·내약성 측면에서도 우호적 평가를 받았다.
“혁신 치료제 지정은 델-조타가 근본적 원인을 겨냥해 DMD44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할 잠재력을 FDA가 재확인한 것”이라고 스티브 휴즈(Steve Hughes) 최고의학책임자(CMO)는 강조했다.
회사 측은 2025년 4분기에 EXPLORE44 2상 임상의 톱라인 및 기능적 지표를 공개하고, 같은 해 말 생물의약품 품목허가신청(BLA)을 제출한다는 로드맵을 재확인했다.
듀신 근이영양증(DMD) 이해하기
DMD는 희귀 열성 X염색체 유전 질환으로, 디스트로핀 단백질 결손에 따라 골격근·심근이 점진적으로 약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대개 소아기에 증상이 시작돼 10대 후반 휠체어 의존, 20대 후반 호흡·심장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엑손 스키핑(Exon Skipping)은 돌연변이가 위치한 특정 엑손을 건너뛰어 mRNA를 재조합, 근접 정상 길이의 디스트로핀을 발현하도록 유도하는 치료 전략이다.
델-조타는 골격근과 심근으로 포스포로다이미데이트 모르폴리노 올리고머(PMO)를 전달해 ‘거의 완전 길이의’ 디스트로핀 생산을 가능케 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단순 대증적 처치가 아닌 질환 기전 자체를 겨냥한다는 점에서 학계·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규제·희귀질환 인센티브 현황
이번 혁신 치료제 지정 외에도 델-조타는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희귀의약품(Orphan) 지정을 받았으며, FDA로부터 희귀소아질환(Rare Pediatric Disease)·패스트트랙 지위까지 확보했다. 이는 허가 이후 우선검토권 우대·세액 공제·시장독점권 등의 혜택을 제공해 개발·상용화를 가속화한다.
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이란 2012년 미국 ‘FDASIA(식·의약품 안전혁신법)’를 통해 도입된 제도로, 예비 임상 데이터 단계에서 “기존 요법 대비 실질적 임상적 개선 가능성”이 관측될 때 부여된다. 지정 후 개발사는 ▲임상 설계 자문 ▲단계 병합시험 ▲우선 심사 등 FDA의 밀착 지원을 받아 허가 시점을 단축시킬 수 있다.
전문가 시각 및 주가 영향
바이오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디스트로핀 발현량 증가 수치가 명확한 생체지표(biomarker)로 확립될 경우, 향후 허가 심사 과정에서 경쟁 후보보다 우위를 선점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다만, DMD 특성상 장기 임상에서의 기능적 개선(6MWT·North Star 등) 확인이 관건이라는 점도 지적된다.
23일 마감 기준 에비디티 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4% 상승하며 연초 대비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FDA 혁신 치료제 지정이 패스트트랙·희귀소아질환 인센티브와 결합될 경우 허가 일정이 최대 6개월 이상 단축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2025년 말 BLA 제출까지 추가 자금 조달 필요성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파트너십 확대 혹은 라이선스 아웃 전략을 통해 상업화 단계 리스크를 분산할지 주목하고 있다.
※ 용어 설명
• 디스트로핀: 근섬유 세포막의 안정성을 유지해 근육 손상을 방지하는 단백질.
• 크레아틴 키나아제(CK): 근육 손상 시 혈중 상승하는 효소로, DMD 환자의 근육 파괴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
• 6MWT: 6분간 보행 시험(six-minute walk test)으로 근 기능을 평가하는 임상 지표.
• North Star: DMD 임상에서 사용하는 17개 항목 기능 평가 척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