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시그노스의 최초 체중 감량용 연속 혈당 모니터링 시스템 승인

미국 식품의약국(FDA)스타트업 시그노스(Signos)가 개발한 연속 혈당 모니터링 시스템(Continuous Glucose Monitor, 이하 CGM)을 체중 감량 목적으로 처음으로 공식 승인했다. 이번 조치는 의약품이나 외과적 수술에 집중돼 있던 기존 비만 치료 시장에 비(非)약물 기반 디지털 헬스 솔루션이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다.

2025년 8월 20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기존 당뇨 관리용 CGM을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인공지능(AI) 플랫폼이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식단·운동 가이드를 제공한다. FDA는 “체중 관리를 위해 CGM을 정식 허가한 첫 사례”라며 광범위한 소비자 접근성을 강조했다.


▶ 기존 치료 옵션의 한계와 새 솔루션

현재 미국에서 체중 감량을 위한 GLP-1 계열 주사제(대표 제품: 노보 노디스크의 ‘웨고비’,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와 비만 대사수술은 대체로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또는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에만 보험 승인을 받을 수 있다. 비용 역시 월 1,000달러 안팎으로 높고, 공급 부족 문제도 빈번하다.

반면 시그노스 시스템은 체중·BMI 제한 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이용자는 3개월 혹은 6개월 멤버십을 선택할 수 있으며, 선불 요금은 각각 139달러·129달러(6개월 플랜은 월 단가가 더 낮음)다. 회사는 해당 기간 동안 필요한 덱스콤(Dexcom)의 상용 CGM 센서를 모두 배송한다.


▶ CEO 인터뷰 및 시장 영향

“이제 특정 체중이나 BMI에 얽매이지 않고, 평균적인 미국인 누구나 체중 감량 과정을 지원받을 해결책이 생겼다.” — 샤람 풀라드가르-머서(시그노스 공동창업자 겸 CEO)

풀라드가르-머서는 “어떤 사람은 5파운드(약 2.3㎏), 또 다른 사람은 100파운드(약 45㎏)를 감량하고 싶어 한다. 우리는 그 여정의 모든 단계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비만으로 인한 미국 연간 의료비는 1,700억 달러를 넘어선다. 또한 미국 성인의 74%가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집계된다. 시그노스는 “이 곡선을 의미 있게 꺾어 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CGM·AI 플랫폼 작동 방식

CGM 센서는 상완에 부착돼 24시간 혈당 변화를 측정한다. 측정 데이터는 블루투스로 실시간 전송돼 시그노스 전용 앱에 기록된다. 사용자는 앱에서 음식 섭취, 운동, 수면 등 라이프스타일 정보를 추가로 입력할 수 있으며, AI 알고리즘은 이 자료를 종합해 다음과 같은 맞춤 피드백을 제공한다:

  • 혈당 변동 예측 및 식사 전후 주의사항 알림
  • 개인별 ‘혈당 급등 유발 식품’ 리스트 제시
  • 운동 시간·강도·종류 추천
  • 체중 감량 추세 시각화

이를 통해 사용자는 음식과 활동이 혈당·체중에 미치는 직관적 인과관계를 학습하고, 장기적으로 행동 변화(Behavior Change)를 체화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 GLP-1·비만 수술과의 병행

풀라드가르-머서는 “시그노스 시스템은 GLP-1 치료나 비만 수술동시에 사용해도 좋다”고 밝혔다. 특히 GLP-1 복용을 중단한 후에도 체중이 다시 증가하지 않도록 유지 관리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보험 적용과 향후 과제

현재 미국 건강보험사는 체중 관리 목적의 CGM 사용을 보장하지 않는다. 다만 시그노스는 “고용주·보험사와의 협상을 진행 중이며, 체중 관리 수요 확대로 보장 범위 확대가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이 적용될 경우 소비자 부담은 GLP-1 대비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 현재 사용자 규모

시그노스는 구체적인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수만 명이 이미 시스템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FDA 승인에 맞춰 센서 재고클라우드 서버 인프라를 확충해 “대규모 수요에도 대응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용어 설명

GLP-1(Glucagon-Like Peptide-1) 수용체 작용제는 식욕 억제·포만감 증가를 통해 체중을 감소시키는 호르몬 기반 주사제다. CGM은 당뇨 환자가 혈당 변화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기 위해 개발된 의료기기로, 피부 아래 삽입된 센서가 간질액(interstitial fluid) 속 포도당 농도를 측정한다.


▶ 전망

디지털 헬스 스타트업 가운데 FDA로부터 ‘체중 관리 전용 CGM’ 승인을 받은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 전문가들은 “개인 맞춤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 행태 변화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감량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중요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업계는 향후 경쟁사 진입, 보험·고용주 연계 프로그램 확산 등을 통해 디지털 비만 관리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