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빈레이 프라사드(Vinay Prasad) 박사를 생물의약품 평가연구센터(Center for Biologics Evaluation and Research, CBER) 수장으로 다시 임명했다. 박사는 7월 30일 전격 사임 이후 불과 열이틀 만에 동일 보직으로 복귀하게 됐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 보건복지부(HHS) 대변인 앤드루 닉슨(Andrew Nixon)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FDA의 요청으로 프라사드 박사가 CBER의 리더십을 다시 맡는다”고 밝혔다.
“프라사드 박사는 지난 몇 달간 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백신·유전자 치료제·혈액 제제에 대한 규제 전반을 책임졌다.” — HHS 대변인 앤드루 닉슨
프라사드는 2024년 5월 FDA 커미셔너 마티 마카리(Marty Makary) 박사로부터 CBER 센터장에 임명됐으나, 재직 기간 내내 코로나19 백신·마스크 의무화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사임 직전에는 Sarepta Therapeutics가 개발한 뒤시엔(Duchenne) 근이영양증1 유전자 치료제와 관련한 안전성 논란이 기관 내부에서 크게 불거졌다.
1뒤시엔 근이영양증은 X염색체 열성 유전 질환으로, 주로 남아에게서 발병하며 근육세포 파괴가 지속돼 결국 호흡‧심장 기능 상실로 이어지는 희귀·치명적 질환이다. 최근 유전자 치료가 유력한 치료 옵션으로 부상했지만, 체내 면역 반응과 장기 독성을 둘러싼 과제가 남아 있다.
FDA는 7월 18일, Sarepta 측에 승인된 DMD 치료제 출하 중단을 요청했다. 해당 치료제는 진행성 DMD 환자 10대 두 명의 사망에 연루됐고, 별도 임상시험에서 세 번째 사망 사례까지 발생하자 “심각한 안전성 우려”를 명시했다. 그러나 7월 28일 FDA는 입장을 선회해 “주요 투여군에 대한 공급은 재개 가능하다”고 발표, 규제 방향이 일주일 만에 뒤집혔다.
이 같은 급격한 정책 변동은 정치권·시민사회·제약 업계의 비판을 불러왔다. 특히 극우 성향 활동가 로라 루머(Laura Loomer)는 7월 20일 블로그 글에서 프라사드 박사를 “진보 좌파의 내부 파괴자(progressive leftist saboteur)”라 지목하며 FDA의 업무를 저해한다고 공격했다.
프라사드는 혈액종양학 전문가로,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UCSF) 교수 시절 임상시험 설계·통계를 비판적으로 분석한 연구로 명성을 얻었다. 이후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와 국립보건원(NIH)을 거쳐 FDA에 합류했다.
전문가 관전 포인트
1) 정책 일관성: 불과 열흘 사이 출하 중단→재개로 급선회한 것은 FDA 심사 프로세스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야기한다. 프라사드 복귀가 의사결정 구조 안정화에 기여할지 주목된다.
2) 외부 압력: 극우·극좌 양 진영에서 동시에 공격받는 프라사드는 “과학적 근거 우선”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수장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취임 이후 잇따른 간부 교체는 정치적 입김이라는 시각을 부추긴다.
3) 제약·바이오 시장 영향: Sarepta Therapeutics(NASDAQ: SRPT) 주가는 규제 변동에 따라 단기간 15% 이상 등락을 반복했다. 프라사드 재임명이 유전자 치료제 심사 기준 강화로 연결될 경우, 관련 섹터 밸류에이션 조정이 예상된다.
기자 해설: CBER은 백신과 혈액제제는 물론,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 플랫폼을 관할한다. 현재 글로벌 바이오텍 파이프라인의 20% 이상이 해당 범주에 속해, 센터장의 전문성과 리더십은 전 세계 환자 접근성·제약산업 투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프라사드 복귀가 가져올 긍정적 시나리오는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엄격한 심사 체계 확립”이다. 반대로, 기민한 정책 변동이 반복될 경우 투자 심리 위축 및 희귀질환 환자 치료 기회 지연이라는 역풍이 불 수 있다.
FDA는 이번 인사와 별개로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승인 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 로드맵과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 2025 Investi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