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백신·유전자 치료 총괄 자리, 떠난 지 열흘 만에 돌아온 비나이 프라사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백신·유전자 치료·혈액제제 규제를 총괄해 온 비나이 프라사드(Dr. Vinay Prasad) 박사가 기관을 떠난 지 불과 열흘여 만에 다시 복귀한다.

2025년 8월 9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 보건복지부(HHS) 대변인 앤드루 닉슨(Andrew Nixon)은 전자우편 성명을 통해 “FDA의 요청으로 프라사드 박사가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수장직을 다시 맡는다”고 밝혔다.


프라사드 박사는 지난 7월 30일, CBER 센터장에 임명된 지 몇 달 만에 돌연 사임했었다. 그의 복귀 사실은 STAT 뉴스가 가장 먼저 단독 보도했다.

“프라사드 박사는 FDA가 직면한 주요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다.” ― HHS 대변인 앤드루 닉슨

프라사드 박사는 종양내과 의사로, 팬데믹 기간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와 마스크 의무화를 강하게 비판한 인물이다. 그는 5월, 당시 FDA 커미셔너 마티 마카리(Marty Makary)에 의해 CBER 센터장으로 발탁됐다.


쟁점이 된 사렙타 테라퓨틱스의 듀센형 근이영양증 유전자 치료제

프라사드 재임 중 FDA는 사렙타 테라퓨틱스(Sarepta Therapeutics)가 개발한 듀센형 근이영양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DMD) 치료제의 안전성 논란에 직면했다. 해당 치료제는 승인 이후 중증 DMD 청소년 2명의 사망과 연관됐으며, 이후 별도 임상시험 중이던 세 번째 사망 사례까지 보고됐다.

이에 FDA는 7월 18일 “심각한 안전성 우려”를 이유로 해당 승인 치료제의 모든 출하 중단을 사렙타 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7월 28일에는 방침을 바꿔 “주요 환자군에 한해 출하를 재개해도 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듀센형 근이영양증(DMD)은 근육세포를 보호하는 디스트로핀 단백질이 결핍돼 근육이 서서히 약화되는 희귀·난치성 유전질환이다. 유전자 치료는 결함 유전자를 교정하거나 대체 유전자를 주입함으로써 질환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첨단 치료법이다*1.


정치권·언론의 압박과 논란

유전자 치료제 사망 사고가 알려진 직후, 극우 성향 인사로 알려진 로라 루머(Laura Loomer)는 7월 20일 개인 블로그에 프라사드 박사를 “진보적 좌파 파괴공작원”이라고 지칭하며 FDA의 정책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루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프라사드는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에서 의료 현장을 지휘하다가 FDA에 합류했으며, 국립암연구소(NCI)국립보건원(NIH)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다.


보건 정책 수장의 연쇄 인사 이동

한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가 보건복지부 장관에 취임한 이후 FDA를 포함한 여러 보건 규제기관에서는 고위직 교체가 잇따르고 있다. 프라사드의 사임과 복귀 역시 이러한 인사 지형 변화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1: 유전자 치료(gene therapy)는 체내 세포에 유전 물질을 주입·교정해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는 방법으로, 바이러스 벡터※운반체 등을 이용해 치료용 유전자를 전달한다.


전망 — 프라사드 박사 복귀 후 FDA가 사렙타 유전자 치료제의 후속 안전 조사를 어떻게 진두지휘할지, 또한 백신·마스크 규제에 대한 그의 기존 견해가 정책에 반영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