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바이오시밀러 승인 절차 대폭 간소화…약값 인하 본격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고가 생물의약품(바이오로직스·Biologics)의 저가 대체제바이오시밀러(biosimilar)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승인 절차를 전면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2025년 10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FDA는 이날 신규 초안 가이드라인(draft guidance)을 공개하고, 불필요한 임상시험을 축소하는 한편 인터체인지어블(interchangeable) 지위 부여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새 가이드라인은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 바이오로직스의 동등성을 입증하기 위해 고비용·장기간이 소요되는 비교 임상(comparative clinical study)을 최소화하고, 대신 정밀 분석(analytical testing) 결과를 보다 폭넓게 인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FDA는 특히 약국에서 대체조제를 가능케 하는 인터체인지어블 지정 과정에서 스위칭 스터디(switching study)를 더 이상 권고하지 않겠다고 명시했다.

주목

바이오로직스는 전체 처방의 5%에 불과하지만, 2024년 미국 의약품 지출의 51%를 차지한다. 그러나 FDA가 안전성과 효능을 인정한 바이오시밀러의 시장점유율은 아직 20%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현재까지 FDA가 승인한 바이오시밀러는 76개로, 시판 중인 바이오로직스 전체 대비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일반 화학합성 의약품 영역에서는 3만 개가 넘는 제네릭(generic) 의약품이 허가돼 원조약을 능가하는 수를 기록 중이다. 앞으로 10년간 특허 만료가 예상되는 바이오로직스 중 바이오시밀러가 개발 중인 품목은 10% 수준에 그친다.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오늘 발표된 바이오시밀러 개혁은 트럼프 대통령의 약가 인하 지침을 한 걸음 더 진전시키는 조치”라며 “만성질환 치료의 핵심인 바이오로직스가 이제 값비싼 장벽 없이 환자에게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DA 국장 마티 마카리 커미셔너는 “바이오시밀러는 환자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출 잠재력을 지녔다”며 “이번 개편이 미국 의료비 절감에 실질적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교 임상은 통상 1~3년, 평균 2,400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 FDA는 시험 축소로 개발 비용·기간이 단축되면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가속화돼 시장 경쟁→약가 인하라는 선순환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스위칭 스터디를 권고하지 않음으로써 개발사들이 인터체인지어블 지위를 획득하는 데 요구됐던 추가 비용·행정 지연이 해소될 전망이다. 해당 스터디는 동일 환자에게 오리지널·바이오시밀러를 번갈아 투여해 안전성·면역원성을 비교하는 절차지만, 다수 전문가가 “과학적 유효성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해 왔다.

주목

‣ 용어 설명 및 시장 맥락

• 바이오시밀러란 단백질 기반 인간·동물세포 유래 의약품인 바이오로직스의 특허 만료 후 제조되는 ‘생물학적 복제약’이다. 화학구조가 복잡해 제네릭처럼 100% 동일하지 않더라도, 안전성·효능·면역원성에서 임상적으로 차이가 없음을 입증해야 한다.

• 인터체인지어블 지위는 약사가 의사 처방 변경 없이도 바이오시밀러를 오리지널 의약품과 교체 조제할 수 있게 하는 인증이다. 미국 내 실제 처방 확대와 직결되기에 업계의 관심이 높다.

• 스위칭 스터디는 동일 환자에게 두 약물을 교대 투여해 혈중농도·면역반응을 관찰하는 시험이다. FDA가 이번에 “더 이상 일반적으로 권고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한 것은 제약사들의 개발 전략과 임상 디자인에 큰 변화를 예고한다.


‣ 시장·산업적 함의

① 비용 절감 효과—승인 장벽이 낮아지면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평균 수천만 달러의 임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가격 책정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이전될 가능성이 크다.

② 경쟁 구도 심화—대형 제약사뿐 아니라 중소·바이오테크 업체들도 진입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지면서, 향후 10년간 특허가 만료되는 블록버스터 바이오로직스 시장에 경쟁이 촉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③ 보험·약국 영향—인터체인지어블 확대로 보험사가 선호하는 의약품 목록(formulary) 재편이 예상된다. 약국 역시 대체조제 수수료 구조에 따라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④ 글로벌 규제 동향—EMA(유럽의약품청), PMDA(일본 후생노동성) 등도 유사한 방향으로 규정을 손질하고 있어, 국제 조화(harmonization) 흐름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FDA의 과감한 규제 완화가 ‘바이오시밀러 2.0 시대’를 여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미국 내 의약품 지출 구조가 화학 합성 제네릭 대 바이오시밀러라는 양대 축으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