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노보 노디스크 경구용 GLP-1 ‘라이벨서스’에 심혈관 위험 감소 적응증 승인

미국 식품의약국(FDA)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라이벨서스(Rybelsus)’에 대해 제2형 당뇨병 고위험 성인주요 이상 심혈관 사건(MACE) 위험을 감소시키는 새로운 적응증을 승인했다.

2025년 10월 18일, RTT뉴스 보도에 따르면 FDA는 이번 결정을 통해 심혈관 사망·심근경색·뇌졸중을 포함한 MACE 위험을 줄이기 위한 1차·2차 예방 모두에 라이벨서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로써 라이벨서스는 경구 제형으로서는 유일하게 해당 적응증을 보유한 GLP-1 계열 치료제가 됐다.

“이번 허가는 경구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의 임상적 가치를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결과”라고 노보 노디스크 측은 밝혔다.


GLP-1·세마글루타이드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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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은 Glucagon-Like Peptide-1의 약자로, 식후 혈당 상승 시 분비돼 인슐린 분비 촉진위 배출 지연을 유도함으로써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이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이 GLP-1을 모방해 개발된 합성 펩타이드로, 노보 노디스크가 주사제 ‘오젬픽(Ozempic)’·‘웨고비(Wegovy)’ 및 경구제 ‘라이벨서스’에 활용하고 있다.

경구용 라이벨서스는 2019년 (초기 승인) 식이요법·운동요법과 병행하여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개선 목적으로 처음 허가됐다. 이번에 ‘심혈관 위험 감소’라는 굵직한 적응증이 추가되면서 약물 가치는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1차·2차 예방 모두 가능

1차 예방(primary prevention)은 아직 심혈관 질환을 겪은 적이 없는 고위험군에서 첫 발생을 막는 것을 의미한다. 2차 예방(secondary prevention)은 이미 심근경색·뇌졸중 등을 경험한 환자에게서 재발을 방지하는 개념이다. FDA는 ‘기존 심혈관 질환 이력과 관계없이’라는 문구를 명시해 두 영역 모두에 라이벨서스 투여를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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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결정은 3상 임상시험 SOUL 연구 데이터를 근거로 한다. SOUL 연구에서 세마글루타이드는 위약 대비 MACE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췄으며, 안전성 프로파일도 기존 보고와 일관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비만 치료제 ‘웨고비’ 경구제도 심사 중

노보 노디스크는 별도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1일 1회 복용 제형을 비만 치료제 ‘웨고비’ 브랜드로 FDA에 제출했으며, 올해 말 승인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현재 웨고비는 주사 제형만 시판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경구 제형 확대가 환자 편의성을 높이고 글로벌 GLP-1 시장을 한층 키울 것”이라며 “심혈관 효능이 확인된 만큼 건강보험 급여 논의에도 긍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 시각: 시장·임상적 함의

국내 대학병원 내분비내과의 한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주사 대신 알약으로 동일한 심혈관 보호 효과를 확보했다는 점이 복약 순응도(adherence)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심장학회(ACC)는 ‘당뇨병 환자 심혈관 위험 관리 가이드라인’에서 GLP-1 제제를 권고하고 있어, 이번 허가로 권고 근거가 더욱 탄탄해진 셈이다.

시장 측면에서는 글로벌 GLP-1 의약품 매출이 2030년 1,0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이란 월가 추정도 있다.1 라이벨서스와 향후 경구 웨고비가 그 파이를 키울 잠재 핵심 품목으로 지목된다.

1) 관련 수치는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2024년 12월 보고서 참고.


MACE 용어 해설

MACE는 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의 약어로, 통상 심혈관 사망·비치명적 심근경색·비치명적 허혈성 뇌졸중 세 가지를 복합지표로 묶어 평가한다. FDA는 항당뇨·항비만 신약 심사에서 MACE를 핵심 안전성·유효성 지표로 삼아 왔다.

이번 라이벨서스 허가는 경구제로도 MACE 지표를 충족할 수 있음을 최초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보험 약가 결정 과정이다. 미국 민간 보험사와 메디케어 파트 D의 급여 범위 확대 여부에 따라 시장 침투 속도가 달라질 것이다. 둘째, 경쟁 약물로는 릴리의 ‘먼자로(Mounjaro, 티제파타이드)’ 경구 제형이 임상 중이다. 제형·효능 경쟁이 심화되면 가격 인하 압박도 발생할 수 있다.

셋째, 국내 허가·급여 변수가 남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직 라이벨서스의 심혈관 위험 감소 적응증을 승인하지 않았으며, 전문의들은 “미국·EU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년 중 허가 가능성”을 조심스레 전망한다.

마지막으로, 장기 안전성이다. SOUL 연구 추적 기간은 평균 3.5년으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5년 이상 장기 데이터가 축적돼야 심방세동·췌장염 등 잠재 부작용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론

FDA의 이번 결정은 ‘경구 GLP-1 시대’ 본격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은 주삿바늘 부담 없이 혈당·체중·심혈관 위험을 동시에 관리할 선택지를 확보하게 됐다. 동시에 제약·보험·임상 현장 전반에서 치료 패러다임 변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