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인도 항공사 에어인디아 소속 보잉 787 여객기 추락사고를 조사한 결과, 연료 제어 장치(Fuel Control Unit, FCU)에서 기계적 결함이나 의도치 않은 조작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25년 7월 24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랜디 베드퍼드(Randy Bedford) FAA 청장은 위스콘신주 오시코시에서 열린 에어쇼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굉장히 높은 수준의 확신을 갖고 FCU 문제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FAA 직원들이 사고 항공기의 FCU를 분리해 테스트했고, 다른 보잉 787기에도 직접 올라가 자세히 점검했다”며 “연료 제어 장치가 임의로 작동했을 가능성 역시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 FAA의 조사 절차와 초기 결론 ―
FAA 조사관들은 사고기에서 분리한 FCU 샘플을 연방항공청 산하 기술센터로 이송해 재현 시험을 실시했다. 베드퍼드 청장은 “시험 결과 유압 및 전기 신호가 설계·규격 범위 내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FAA는 보잉 787 전 기체에 대한 운항 제한 조치를 고려하지 않는 상황이다.
“우리는 현재까지 확인된 데이터와 실험 결과에 근거해, 이번 사고가 FCU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문제에서 기인했다고 볼 증거를 찾지 못했다” — 랜디 베드퍼드 FAA 청장
― 사고 배경: 에어인디아 787 추락 ―
지난 7월 초, 인도 뉴델리발 뭄바이행 에어인디아 787-8 여객기는 현지 시각 기준 이륙 직후 고도를 잃으며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정확한 희생자 수는 에어인디아와 당국이 공동으로 확인 중이다. 인도 민간항공국(DGCA) 역시 FAA, 보잉, 엔진 제작사와 함께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데이터플라이트기록장치(FDR)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 ▲잔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 용어 해설: Fuel Control Unit(FCU) ―
FCU는 항공기 제트엔진 내부에 연료 유량·압력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핵심 장치다. 조종사가 스로틀 레버를 조작하면 전기·유압 신호가 FCU로 전달돼, 연료노즐로 분사되는 유량을 정밀하게 조절한다. 이 장치가 오작동하면 엔진 추력 상실이나 연소실 화재 등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항공 규제 당국은 ‘A등급 중요 부품’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한다.
― 보잉 787 드림라이너 기종 특성 ―
보잉 787은 탄소복합재 기체 구조와 장거리 운항 능력으로 유명한 기종이다. 주로 GE 애비에이션의 GEnx-1B 또는 롤스로이스 트렌트 1000 엔진을 탑재한다. FCU는 엔진 제작사가 설계·제조하지만, 기체 제작사인 보잉이 전반적 통합 인증을 담당한다. 이번 조사에서 문제가 없다는 초기 판단이 내려짐에 따라, 드림라이너 항공편의 대규모 운항 중단 가능성은 낮아진 상황이다.
― 업계·투자자 반응 ―
월가 분석가들은 “단기적으로 보잉 주가에 가해졌던 하방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보잉은 24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일 대비 1.8% 상승 마감했다. 한편 항공사들은 FAA 발표 직후 드림라이너 비행편을 정상 운영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 안전 규정 및 향후 과제 ―
FAA는 이번 사고 원인이 FCU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지만, 사고조사 최종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조종사 훈련 ▲항로·기상 조건 ▲항공기 정비 이력 등을 모두 검증한다. 전문가들은 “복합재 기체 특성상 충격 시 손상 패턴이 기존 금속 기체와 다르기 때문에 잔해 분석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 국제 규제 협업의 중요성 ―
에어인디아 사건처럼 여러 국가 주체가 얽힌 항공사고는 각국 규제기관 간 정보 공유 및 인증 체계가 필수다. FAA, 유럽항공안전청(EASA), 인도 DGCA는 ‘기술 자료·시험 결과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공동 프레임워크 아래 움직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사고 원인을 밝히는 것을 넘어, 향후 설계·운항 기준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가 크다.
― 결론 ―
FAA는 현 시점에서 “보잉 787 연료 제어 장치에 구조적·기능적 결함 징후가 없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다만 최종 사고 원인은 더 폭넓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어, 국제 조사단의 보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항공업계는 예의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