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A, 노스다코타 상공서 발생한 스카이웨스트 여객기·B-52 폭격기 근접 충돌 조사

미 연방항공청(FAA)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이 노스다코타 주 상공에서 스카이웨스트 항공(SkyWest Airlines) 소속 여객기와 미 공군 B-52 전략폭격기 간에 발생한 근접 충돌(near miss) 사건에 대해 공식 조사에 들어갔다.

2025년 7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FAA는 사건 발생 직후 관제 기록·조종사 보고서·레이더 트랙 등의 자료를 확보했으며, 관련 규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다. FAA 대변인은 “현재 양 항공기 간 최소수직·수평 분리 기준 유지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FAA 설명에 따르면 문제의 항공기는 스카이웨스트 3788편으로, 기체 유형은 브라질 제조사 엠브라에르의 76석급 ERJ-175다. 해당 항공편은 델타 커넥션(Delta Connection) 명칭으로 7월 18일(현지시간) 오전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 세인트폴 국제공항을 이륙해 노스다코타 주 마이낫 공항으로 향했다. 착륙 허가를 받고 최종 접근(파이널 어프로치)에 들어간 상황에서 다른 기체가 시야에 포착되자 조종사들은 즉각 회피 기동(고어라운드·go-around)을 실시했고, 그 후 재접근해 안전하게 착륙했다.

스카이웨스트 측은 “조종사들이 관제 지시에 따라 표준 절차대로 회피했고, 탑승객과 승무원 모두 무사했다”고 밝혔으며 “해당 정보를 FAA에 제공해 조사에 적극 협조 중”이라고 덧붙였다.

‘고어라운드’(Go-Around)란 무엇인가?
항공기가 활주로 접근 단계에서 위험 요인을 발견할 경우, 추력을 증가시켜 상승하면서 재차 패턴을 돌고 다시 착륙을 시도하는 절차를 말한다. 이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권고하는 표준 안전 조치로, 여객기뿐 아니라 군용기·화물기 모두가 동일하게 적용받는다.


근접 충돌 조사 절차
FAA는 관제탑·TRACON(터미널 레이더 관제)·센터 관제 기록, ADS-B 데이터, 공군 작전 로그 등을 대조해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분리 기준을 위반했는지 규명한다. 필요 시 항공안전위해사건조사위원회(NTSB)가 공동 조사를 진행하며, 결과에 따라 조종사·항공사·관제기관·군 당국에 시정 권고 또는 행정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민항기와 군용기 간 공역 충돌 위험
노스다코타 주 북부는 미 공군의 장거리 폭격기 훈련 코스가 위치해 있어, 민항로와 군 훈련 공역(MOA‧Military Operations Area)이 겹치는 구간이 존재한다. FAA와 국방부는 평시 민·군 통합 공역 관리(공간·시간 분리)를 시행하지만, 고속 비행 중인 대형 폭격기가 진입 각도를 급격히 변경할 경우 통신 지연이나 레이더 블라인드 스폿으로 인해 근접 상황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

B-52 스트래토포트리스(B-52 Stratofortress)는 8발 제트엔진을 장착한 1950년대 설계의 전략폭격기로, 동체 길이만 49m에 달한다. 레이더 반사 면적(공중 표적 식별 지표)이 커서 관제 레이더에는 선명하게 잡히지만, 조종사 관측 시야엔 거리 판단이 어렵고, 대형기 자체 난류가 뒤따르기 때문에 근접 비행은 특히 위험하다.

전문가 분석
항공 안전 분석가들은 이번 사건이 북미 공역 관리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노출했다고 평가한다. 군 운용 공역(MIL)과 민간항로(FAA ARTCC)가 실시간 정보 공유를 강화하지 않으면 유사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다. 특히 자동 종속감시-방송(ADS-B) 송출 장치를 꺼 둔 군용기가 있을 경우 민항기는 TCAS(충돌 경보 장치)로도 상대를 포착하기 어렵다.

공군 측은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훈련 중에도 필요한 최소 데이터는 FAA에 제공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민간 항공 업계는 ‘필요 최소’ 기준 자체가 모호하다며 투명성 강화를 촉구한다.

향후 전망 및 과제
FAA는 예비 조사(Preliminary Review) 결과를 수주 내 발표할 계획이다. 중대한 분리 위반(GRAVE VIOLATION)으로 판단되면 공청회 및 개선 권고가 뒤따르며, 필요 시 규정·항공정보출판(AIP) 개정으로 이어진다. 또한 최근 잇따른 런웨이 인커전(활주로 진입 위반)·근접 비행 사고를 계기로 항공업계 전반에 ‘시스템 안전(SSP) 재점검’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한편, 스카이웨스트와 델타항공은 이번 사건이 서비스 일정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으나, 항공 애널리스트들은 “빈번한 안전 이슈가 누적되면 항공사 브랜드 신뢰도, 포트폴리오 구성, 나아가 주가 변동성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① 민·군 실시간 공역 통합 플랫폼 구축, ② 조종사·관제사 통신 프로토콜 재교육, ③ ADS-B 무장 해제 시 대안 감시 체계 확보 등을 근본 대책으로 제시한다. 다만 예산·보안·기술적 난제가 얽혀 있어 단기간 내 제도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항공사·당국·군부 모두가 “안전은 타협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라고 입을 모으지만, 이해관계 조정과 투명한 정보 공유 없이는 선언에 그칠 수 있다. 이번 조사 결과와 후속 조치가 글로벌 항공 안전 관리 패러다임을 한 단계 끌어올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