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스위스)=로이터 — 기업들은 인공지능(AI)으로 생산성 향상을 얻으려면 실제 인력에 대한 투자와 함께 업무 재설계를 병행해야 한다고 EY(언스트앤영)의 글로벌 부회장인 줄리 테이글랜드(Julie Teigland)가 1월 22일 현지에서 로이터에 밝혔다.
2026년 1월 2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현장에서 테이글랜드 부회장은 “직무 기술서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면 투자수익률(ROI)은 없다(There is no ROI if you’re not willing to change the job descriptions)”고 강조했다. 그녀는 기업들이 AI의 장점을 온전히 흡수하려면 단순히 도구를 배치하는 수준을 넘어서 조직 프로세스의 적응과 직무 재설계, 그리고 집중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직무 기술서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면 ROI는 없다.”
테이글랜드는 EY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직원 1인당 연간 약 81시간의 집중 교육이 제공되고 직무가 재설계될 경우 주간 생산성이 약 14% 향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수치는 단순한 도구 도입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렵고, 교육과 직무 재설계가 결합될 때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다보스 현장의 분위기 변화도 언급했다. 테이글랜드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1년 전보다 AI에 대해 보다 실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AI가 과대포장(hype)에서 규모(scale)로 이동하면서 대화가 훨씬 현실적(real)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업들이 초기 단계에서 흔히 도입하는 파일럿(pilot)과 개념증명(Proof of Concept) 단계를 넘어 실질적 확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너무 많은 파일럿을 운영하며 멈춰버리는 것은 ‘죽음의 함정(death trap)’이 될 수 있다.”
테이글랜드는 또한 AI가 노동에 미치는 영향이 세대에 걸친(multi-generational) 변화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신입직·단순 반복적 사무직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직원들은 개별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업무를 수행하는 것(doing the task)에서 업무를 감독(supervising the task)하는 방향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요약하면 직원들이 “above the loop”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용어 설명
이 기사에서 언급된 주요 용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Copilot은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제공하는 AI 기반 보조툴로, 업무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에 쓰이는 대표적 예시다. ROI(투자수익률)는 투입 대비 산출의 비율을 뜻하며, AI 도입에서 ROI는 단순 도구 도입이 아니라 조직 변화와 교육을 포함할 때 더 높은 값을 기대할 수 있다. 파일럿(pilot)은 소규모 시범 적용을 의미하며, 많은 기업이 이 단계에서 확장 결정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멈추는 경우가 있다.
조직·인력 투자와 경제적 함의
이번 발언은 AI 도입과 관련한 전략적 우선순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첫째, 교육 투자는 비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인건비 대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다. EY의 수치(직원당 약 81시간 교육 → 주간 생산성 약 14% 개선)는 구체적 가이던스를 제시하는 사례로, 대규모 인력 구조를 가진 산업에서는 총체적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경우 국가·산업 단위의 경제성장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둘째, 직무 재설계는 단순 기술 도입과 달리 조직 내부의 권한, 책임, 평가체계, 승진·보상 시스템의 재정비를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혼란과 추가 비용을 초래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AI와 인간의 역할을 명확히 하여 업무 효율성과 품질을 동시에 개선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노동시장 영향은 분야별로 상이할 것이다. 반복적이고 규칙 기반의 업무는 자동화 압력에 노출되기 쉽지만, 감독·관리·창의적 판단 등 고차원적 역량을 요구하는 업무는 상대적으로 보호받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기업과 교육기관은 재교육(reskilling)과 직무 전환(upskilling) 프로그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책·기업 전략적 시사점
정책 입안자와 기업 경영진은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AI 확산 속도에 맞춘 교육 인프라 확충과 직무 재설계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 둘째, 기업은 파일럿 단계에서의 학습을 바탕으로 확장 전략(exit plan)을 마련해야 하며, 지나치게 많은 파일럿은 오히려 확장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노동시장의 전환 비용을 완화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예를 들어 직업훈련 지원, 실직자 전환 보조 등—의 보완도 검토돼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상승 요인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제고를 통해 경제 전체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서비스업, 금융, 전문직, IT산업 등 지식집약형 산업에서는 AI와 인간의 협업 모델을 설계하는 방식에 따라 기업 간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결론
다보스에서의 발언은 AI 도입이 단순한 기술 문제를 넘어 인적 자본 관리, 조직 설계, 정책적 준비를 모두 포괄하는 과제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줄리 테이글랜드의 지적대로, 투자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교육과 직무 재설계를 병행하는 전략이 필요하며, 그렇지 않으면 AI 도입의 기대효과는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